[시즌4] 악몽의 스키장 - 7편

퍅셔내 작성일 11.02.10 23:01:32
댓글 28조회 13,704추천 38

고요한 정막감이 감도는 방안

대치 2시간째일겁니다. 아마도..

영화가 이제 막판을 향해 치닫고 있었더랬죠.

물론 리모콘은 아직 방 가운데에 있구요.

장갑은 화장실 입구쪽에 있었죠.

이 무슨 웃지 못할 상황인지 모르겠네요.

아주 근사한 충격을 입빠시 먹은 뺀질이는 그냥..

뚱이 과장도...

솔직히 입구까지 졸 달리면 불과 5...

5초를 극복하지 못하고...

이러고 있는 삼인...후덜덜...

장갑 움직인 것 본 이후로 거의 트라우마에 빠진 삼인..

그나마 전 좀 괜춘...두 명은 거의 넉다운 상태..

이게 가능할법한 상황인가...

이제 겨우 2시쯤 됐을까 했네요..

드뎌.. 시동이 온것입니다.

첫 번째 주자.. 뺀질이...

 

히야.. 클 났다... 매렵다....”

화장실 가야제...............”

 

아까전 올스탑 모션에서 너무 용을 쓴것일까요...

이 쉑.. 아까부터 꼼지락 꼼지락 하더니..

그게 세는가 봅니다...

그게 마려우면 화장실 가면 그뿐이고........

아주 쉬운 .... 유치원생도 다 하는건데.....

우리는 왜 못할까요...

주범은 맥주에... 아까 우리가 겪었던 공포들이

짬뽕이 되어 방광을 자극...드뎌 온것입니다.

그나마 큰 것이 아니라서 불행중 다행이었지만 말이죠..

그러나 생리현상은 공포와는 별개로...

우리 몸을 강타했고. .그 첫 번째 주자가.. 뺀질이...

그냥 나가고 싶은 마음이야 꿀뚝 같았죠...

근데.. 우리가 움직이면 뭔 일이 생길 것 같은 두려움에..

모두 꼼짝마.... 이러고 있는 거죠.

정말 정말 고마운 일은 그것이 직접 우릴 덥치(?)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유일한 위안거리 였습죠.

뺀질이 얼굴을 보니 참다 참다 이야기 꺼낸 듯 하네요..

그러나 멀고도 가까운게 화장실 아니겠습니다.

코앞에 두고도 발걸음을 떼기 힘든 곳...

그렇다고 방 구석에 3명 있는데 여기다 휘갈겨 쌀수도 없고..

아직 버텨야 할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

삼인이서 두리번 두리번 하는데..

좋은 목표물이 캐치 되었습니다.

음료수 먹다가 남긴 패트병이었습죠..

아까 뺀질인가 샤워하고 몇 모금 들이킨뒤

tv장식장 아래에 놓아 두었던 것이죠..

tv쪽은 뚱이 과장이 가까워서 가지고 오라고..

넌지시 말을 해도 절대.. 네버 움직이려 들지 않으니..

할수 없이 제가 엉금 엉금 기어서 들고 왔습니다.

그리고 들리는 소리..

 

쪼르륵~’

씨밤새야, 잘 겨냥해라. 흘리지 말고...” (본인)

..저도에...” (뚱이)

 

뺀질이 물빼는 소리에 자극을 받았는지.. 뚱이 과장도..

둘이 물 다 빼고.. 다시 담배탐...

 

우리 낼 해 뜨는거 볼수 있겠죠..?” (뚱이)

씨밤.. 무슨 재수 없는 소리고...” (본인)

근데. 이 방.. 우리만 이랬을까예? 우리말고 먼저번 손님도

있었을텐데....“ (뺀질)

 

.. 그때.. . .이건.. 하고 머리를 팍 스치는 생각이 들더군요..

씨밤. 바로 그 버스... 확 울화가 치밀어 오는 겁니다.

왜 그생각을 못했을까.. 그 버스에.. 있던 놈이(?)

여기까지 따라 왔구나 그생각이 이제사 확 들었던 거죠.

그래서 오늘 아니 어제구나.. 있었던 그 버스의 사건(?)

여실히 세밀하게 요목조목 다 까발렸죠.

난 솔직히 버스에서 저것 봤다부터. 열심 까발리니..

두 사람은 몸서리 쳐 댑니다.

 

글마. 그게 버스부터 여기까지 온거라예?” (뚱이)

전 고개를 끄덕 이며

아마도...” (본인)

봐라. 묘한게 있다. 울 타고 온 버스 있제..

앞에 번호 안 붙여져 있더나..그게...“ (본인)

“212호 버스 아닙니까?” (뺀질이)

글면 울방 몇호실이고...?” (본인)

. 여기도 212호실!!” (뺀질)

 

두 사람은 헛바람을 들이키며...고개를 끄떡입니다.

먼가 묘한 일치감에 소름이 끼쳤죠..

‘212’ 란 무얼 뜻하는...것일까요..

아후.. 소름이 그냥. .울 끼리 헉. .. 거립니다.

 

. 올 날 밝으면 다신 여긴 안옵니다. 저 밖에서 밤새라 해도..

여긴 못옵니다.“ (뚱이)

 

그나마 옆에 이렇게 떠들고 이야기 대상이 있다는 것이 ...

얼마나 다행한 일이겠습니까..

이곳에 혼자 덩그라니 있다고 생각하면.. 에효..

 

그 버스 말이지에. 우리 갈때는 타고 가지 맙시다.” (뚱이)

그게 말처럼 되나. 우리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은행팀에게

뭐라 하노..“ (본인)

여튼 때리 죽이도 나 그 버스 안탑니다.” (뚱이)

근데 히야는 그런걸 겪었어도 용하네. 어찌 여기 까지

아무말 없이 왔노?“ (뺀질)

그라면 씨밤. 사람 많은데서 여기 버스에 귀신 있어요.

다들 내려요. 그라까?“ (본인)

하기사.. 나도 그 상황이면.. .. 몰겠네요...” (뺀질)

 

근데 아까부터 느낀 거지만 우리가 안움직이고 가만히 있으면

별반 아무일 없다는 것이죠..

나갈려고만 하면 이상한 상황이 자꾸 발생하는 것이죠..

그때 호기심 발동하는 본인..

상당히 무서움이 가셨음.. 1차 후폭풍이 사그라들때였죠.

 

너거들.. 이거 오늘일 말이다.. 낼 아무한테도 이야기 하지 마라” (본인)

누가 이걸 믿겠느냐 말이다.” (본인)

. 뭐라 하든 말든. 전 여기 낼부터 안옵니다.” (뚱이)

가만있어 보래.. 짐 조용하제 우리 또 한번 나가볼까?” (본인)

 

조용~~...

아무도 말 안하는걸루 봐서는 일단 시인한다는 이야기였죠.

사실 뚱이과장이 반대할줄 알았더니... 지도 나가고 싶은 욕망이 앞서는지..

바로 눈앞의 거리였던지라.. 어떻게든 가능할까도 했던 것이죠.

아까 소리날 때 빽스텝 안밟고 그대로 뛰었다면 가능도 했겠지 말입니다.

이야기 하고 tv보면서 시간이 흘러 거의 3시가까이 또 된 시점이라 말입니다.

거의 아무일 없는 거 보면.. .

이것이 단지 우리 겁만 주려고 그러는가 보다.. 라는 생각이 컷죠.

간이 서서히 부풀이 시작하면서 배밖으로 나올려고 하는거죠..

간덩이가 부풀자.. 다들.. 용기도 나기 시작하는 시점이고..

. 낼부터 여기 올 이유도 없거니와..

3시라.. 밖에서 근 3시간 정도 버티면 날 새니까..

참을만도 하죠.. 이곳 보다는...

무엇보다도 탈출구가 손 닿을 만큼 가까운 지척에 있는 터라..

그러한 욕구가 너무 컸었요..

 

어떻게 할래? 아까처럼 뛸래?” (본인)

이번에도 소리 막 나고 하면 멈출 거라예?” (뚱이)

아놔. 과장님은 그걸 말이라고 하시는겁니까?

걍 무조껀 뛰는 겁니다. 소리 나든 말든“ (뺀질이)

저 두분들 안나가도 저혼자라도 나갑니다.” (뺀질이)

 

과감한 뺀질이의 태도에 우리는 마른침을 삼켰죠.

여기서 만약에 하나라도 낙오되면.. 최소 사망이다.. 오우 생각하기도 싫타..

그것이 혼자 남게 되면.. 그건.. 오늘이 아마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라는

생각이 막 드는 겁니다.

씨밤. 이거 뛰다가 스톱 모션 걸리는 날에는 낼 송장 치울치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씨 발 공포보다 더 무서운 겁니다.

뚱이 과장 보세요. 벌써 땀을 삐질 삐질 흘리며 뛸 모션까지 연습하고

이러고 있습니다. 진짜 뛰다가 걸리면 최소 기절이네요..

극악한 긴장감이 삼인을 덮어 쌌죠..

일대일생의 생명줄을 잡을 것이냐 말것이냐의 기로의 정점에 선 우리들..

그러나 전 일순 짜증이 확 치밀어 올랐죠.

씨 발.. 우리가 스키장 놀러와서 이 무신 꼴이고..

남들은 재미 있게 놀기만 하는데 무신 야밤에 잠도 못자고..

이런 고통을 당해야 하는 거냐고..

나자신에게도 스스로 막 화가 나고 그런겁니다.

그러더니 나 자신도 모르게 막 오버히트 해 대기 시작하는 겁니다.

 

봐라. 씬발. 내가 먼저 갈테니 느그들 따라 온나 알겠제?”

그러다가..

. 저개 설마 우리 죽이겠냐? 씬발 화장실 들어가 볼까 잉?”

미쳤는교 고마 그냥 죽어라 뛰고 나갑시다?” (뚱이)

그 말에 전 더 없는 *듯한 용기(?)가 충만 합디다...

*용기말이죠.. 좋은 말로는 만용이라고 합죠...

 

내 씬발 가만있어 봐라. 화장실.. 그래.. 씬발.. 내 확인해 볼게

 

그렇게 말하고 지도 모르게 벌떡 일어 섰는데..

웃뜨.. 다리에 힘이.. 안들어 가네요.. 푸들푸들 떨림...후아..~~

말을 그렇게 했는데 이 놈의 몸뚱아리가 아직.. 반항하는겁니다.

이대로는 다리가 떨려서 걷지도 못할 것 같았죠.

심호흡 몇 번 때리고..

 

느그들 같이 가볼래?” (본인) 진짜루 무서워서 그랬지만..

미쳤어요? 그냥 나갑시다. 갑자기 왜 그래요!” (뺀질)

화나잖아. 여기 놀러와서 이게 모꼬” (본인)

 

뚱이는 넋나간 표정으로 절 올려다 보고 있고..

말은 그렇게 내뱉고 일단 일어서긴 했는데.. 다시 앉을 수도 없고..

또 진짜로 그것이 우릴 못나가게 할까. 설마.. 에이 설마하는 생각도 들고..

진짜로 기분이 찹찹하데요...

남자 체면에 다시 앉을 수도 없고...

애들이 설마 설마하는데 나도 모르게 첫발을 내 딛었습니다.

한숨 한번 내 지르고...

아후. 생각보다 어둡더군요. 아무리 tv불빛이 나온다고는 하나..

이거 원.....

다시 한걸음.. 전 머릿속으로 오만가지 상황을 일일이 체크했죠.

일단 화장실 가기 전에 입구쪽에 있는 전등 스위치 먼저 올릴까?

일단 불이 확 들어오면 괜춘하겠제?

아니면 진짜 남자답게 화장실문 확 열고 불키고 안에 확인해 볼까..

다시 몇발자국...

... 뒤돌아 보고 싶은데.. 이것들이 잘 따라 오나 체크하고 싶은데..

기척도 안들리네요... 근데 뒤돌아 보면 더 무서울꺼 같아서요.

일단 앞만 보고 가는데 화장실 문이 정말 을씨년 스럽게 보이데요..

전 벽기둥 근처까지 왔어요. 거의 다 온거나 마찬가지죠..

입구문이 거의 몇발자국 앞이었으니..

스위치 먼저 올릴까. 아까 큰소리 팡팡쳤는데 화장실 먼저 확인할까.

정말 수초간 갈등...

그러다 지금아무일 없는데.. 씬발 남자답게 화장실 확인하자..

그리고 다시 전진...

눈에 밟히는 저 하연색 장갑...

후아. 장갑 처다 보니 진짜 아랫배가 찌르르 한게 오줌 싸고 싶은 생각이..

. 그때는 화장실 보다 더 무서운게 바로 그 장갑이었던 거죠..

전 하얀색 벙어리 장갑은.. 아니 장갑은 절대 안낍니다. 씬발...

그떄 충격이 트라우마가 되나서리..

여튼 제 위치가.. 현관입구문과 화장실문 사이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이것들이 날 따라 오나 안오나..

전 빨리 온나 하고 고함치고 확 뒤돌아 보고 싶은데..

너무나 긴장한 나머지.. 도저히 고개를 틀수가 없었거든요..

아마도 따라 오겠지 하고 생각만 했더랬죠.

그리고.. 화장실 앞에 있는 장갑을 냅따 걷어 찼습니다.

. 정말 재수 없게 보이더군요..

제가 걷어찬 장갑은 짐꾸러미 쪽으로 날아갔죠..

그리고 화장실 손잡이들 드뎌 잡았습니다.

차가운 쇠의 감촉이 너무 싸늘하더군요.

. 별거 있겠어.. 하하.. 아까 일어 났던 것으로 끝난 거겠지..

그래.. 뭐 별일이야 일어 날려고..

전 문고리를 반쯤 돌렸죠...

근데 이상한 감촉이 손에서 느껴지는 겁니다.

이곳은 상당히 어두웠거든요..

어둠이 얼마나 공포감을 유발하는지..

내가 왜 불을 먼저 켜지 않았는지... 도저히 이해못할 상황이었죠.

지금 생각해도 당연히 불을 먼저 켰어야 했는데요..

나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죠..

손목에 느껴지는 이상한 감촉이 먼지 확인하기 위해서요..

시커멓더군요. 어두워서 그러나.. 했죠..

문고리를 반쯤 돌린 상태였는데...

뭐지.. 라고 판단하고 눈으로 확인하고..

1~2초 정도 유심히 손목을 내려다 봤죠.

.. 다리에 힘이 풀리는게.. 아니.. 도저히 그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어두웠기 때문에 저혼자만의 상상에 도취도었을수도 있지만..

그건 제 손목을 감고 있는건 머리카락이었습니다.

분명히.. 지금도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머리카락이라고...머리카락이 .. 문고리틈으로 쭉 나와서..

제 손목을 휘감고 있었던 것이죠..

 

으아악~~~”

 

일단 비명은 질렀는 것 같구요..

제 동작은 뭐랄까.. 감전 당해서 발광하는 사람 마냥...

정말 * 마냥 손을 마구 당겼는데..

어찌 그리 힘이 나던지..

정말 죽을 힘을 다해 손을 뺐습니다.

그쪽에서도 잡고 마구 당기는 것 같았죠...

 

우당탕하는 소리는 듣긴 했지만...(제 비명듣고 뒤에서...)

.. 놔라. .. ..,...”

 

정말 *.. 실성한 것처럼 마구 손을 당겼어요.

그게 날 잡고 당긴건지 내가 혼자 미쳐서 똘아이 짓을 한건지..

이해할 만큼 제 정신은 온전한 것이 아니었지여..

전 죽을 힘을 다해 손을 뽑아냈고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손을 뽑는 동작을 했는걸루 봐서..

그것이 잡고 당긴 것 같기도 했습니다.

정말 온몸의 힘을 다 동원해서 손을 뽑아 냈는데..

뒤도 안돌아 보고 무조껀 튀었지요.

. 방안이 아니고 방밖으로 그냥 튀면 되는데..

.. 그 와중에도 애들 생각하는 바람에..

만약 뒤돌아 섰을 때 애들이 입구문 앞에 있더라면..

그냥 방밖으로 나가면 됐었죠..

허걱~...

아 이런.. .. 쉐끼 들이...

씨밤새들이 구석에 처박혀 있더군요.. 그 자리에..아놔.. 이런..

처 죽일놈들이여..

거의 0.1초간 갈등할 시간도 안주고..

.. 손만 뻗으면 입구문인데....

저 쉐끼들이..

.. 전등불 스위치도 바로 코 앞인데..

다 소용없는 짓이더군요. 제 몸은.. 이미... *폭주 기관차가 되어

무작정 앞으로 뛰어 나가고 있었습죠..

손목을 부여 잡고 말입니다....

그리고 제 몸이 붕 떴죠..

너무 과속한 거죠...

양말과 방바닥 장판의 마찰갯수를 오버 한거죠..

거의 공중에서 유형하듯 몸이 붕 떴는데..

바로 그순간 가슴을 쎼리는 격렬한 고통에 눈깔이 뽑히는줄 알았죠.

머리가 쾅하는 소리와 함께.. 별들이 쌍쌍파티를 열고..

귀에서 앵 소리가 나고..

그때 손바닥에 감기는 감촉이 이불의 감촉이었죠.

오간 다 왔구나 싶어서 그 상태에서 기었죠.

그리고 누군가의 무릎이 만져졌고..

전 거의 슈퍼펀치 맞고 넉다운 된 것 마냥..

푸들 푸들 거렸죠..

. 정말 아프더군요. 가슴하고 머리가 웅웅 거리면서..

안면이 심하게 찡소릴 내더만요..

엉거주춤 해서 자세를 잡았는데..

입으로 먼가 찝찝한 액체가 느껴 지데요..

머리가 왕왕 거렸고.. 무슨 통증이 쭉 올라 오긴 했는데..

손으로 입을 쓱 닦았는데..손에도 뭔가 액체가 훅 묻어 나데요..

넘어질 때 안면을 방다닥에 처박은 것 같습니다.

코피가 줄줄 터져 나왔거든요...

코피....

충격먹고 터진 코피는 정말 줄줄 새더군요..

급한대로 이불 자락 끌어다가 코를 막았습니다.

사람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 .. ..쉐들....사람 거들떠 보지도 않더군요..

피분수(?)를 뿜어대며 장렬히 돌아온 영웅을 이따위로 대접하다니..

근데.. 전 코피 때문에 이불자락 붙잡고 고갤 숙이고 있는 상태였고..

이상하게도. .두사람의 반응이 너무 없는 겁니다.

머라 말 한마디라고. 하는게 정상 아니겠습니까..

근데. 말은커녕.. 움직임도 안느껴 지는 겁니다.

전 코를 막고 있는 상태에서 고개를 들었죠..

그리고 .. 좌우를 슬쩍 둘러 보았는데..

마치 두사람이 약속이나 한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곳을 처다 보고 있더군요.

자연스레 저도 그곳을 .. 뭐냐.......

그리고 봤습니다.... 보고야 말았죠..

벽기둥...

그게 짐 생각에 한 10cm정도 튀어 나와있죠 방쪽으로..

그 벽기둥에 바짝 붙어 있는 시커먼 물체를 말이죠..

. 벽기둥뒤에서.. 제 키보다 좀 높은듯한 위치에...

반쯤 걸쳐진.. 요상한 물건..

어두웠기에 솔직히...헬륨가스 들어간 풍선이 떠 있는거 같았죠.

전 딱 1초만에 그 물체의 진위(?)를 파악할 수 있었죠..

정말 머리가 긴.. 적어도 50cm는 될 듯...

엉망으로 길게 쭉 늘어뜨린.... 사람 머리였습니다...

.. 사람 머리통.. 아랫부분은 없구요.. 그냥.. 머리통...

그게 벽기둥 사이에 걸쳐져서.. 마치 우릴 처다보고 있는 느낌..

머리가 워낙 산발이라서. 안면 윤곽은 거의 확인할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여자라는건 무의식적으로 바로 알수 있었죠.. 머리가 길어서...그런 생각이..

코도, 입도,, 눈도 생각도 안나고 안보였지만...

(다만 어렴풋이 보인것도 같고...)

그게 우릴 쳐다보는 느낌은 확실히 받았죠..

그리고.. 갑자기 확 하는 정말 빠른 동작으로 벽기둥 안쪽에서

훅 꺼지듯 사라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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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 경직... 그것 이외에는 아무런 설명이 필요없는 상황이었죠.

누구도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으니까 말이죠..

코피가 흐르는지 멈추는지도 모를동안 말이죠..

정말 숨쉬는 소리만 색색 거리면서 들렸으니까 말이죠..(tv소리는 개무시)

충격의 소용돌이가 가라 앉아 들때즘..

 

히야. 괜찮나...”

 

그제서야 말을 꺼낸 뺀질이...

전 손을 내려다 보니. 완전 피칠을 해 놓았더만요..

 

히야. 가만있어 봐라.. 고갤 뒤로 젖히라..”

 

전 고개를 뒤로 확 젖혔고..

뺀질이가 제 뒷목을 잡고 맛사지 했고...

뚱이가 마침 주머니에 들어 있던 휴지를 꺼내.. 재 코를 막아줬죠..

그렇게 수분이 흐르고...

 

느그들 왜 안따라 왔노....같이 왔었으면 밖으로 나갔제...”

“...........”

야이.. .......들아.. 내말이 안들리냐...?”

 

전 정말 무지 .. 무지.. 무지. .화가 났었죠..

왠만하면 절대 화 안내는 성격인 저인데 말이죠..

휴지로 대충 안면정리 하고..

손닦고.. 담배 한 대 물었죠..

그리고.. ~~ 뿜어 냈습니다.

이제 그냥 초연해지기까지 하네요..

 

제가 말릴틈도 없이 움직여 나가니까..

그 둘은 처음에 그냥 지켜 보다가.. 저거들도 설마하면서 말이죠.

둘이 서로 처다 보면서 우리도 따라 나가자 했답니다.

근데 뚱이 과장이 오금이 저리는 바램에..

여기서 시간을 잡아 먹어 버린것이죠..

그냥 고함치고 달려 나갔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을..

제가 슬금 슬금 움직여 나갔던 것이 정말 에러였죠.

그냥 달렸으면 됐을 것을...

제가 거의 화장실 입구쪽으로 다가 갔을때쯤에야..

둘이 몸을 일으킨겁니다. 그리고 제 쪽으로 움직였다죠.

당시 그냥 후다닥 뛰쳐 나왔어도 됐는데..

미련하게도 제가 슬로우로 움직이니까..

지들도 덩달아서 슬로우 모션으로 움직인겁니다...한심한 녀석들..

녀석들도 거의 벽기둥 근처 까지 왔더랬습니다.

제 비명 듣고 아까처럼 다시 구석으로 백스텝 밟은 거죠..

전 손 빼느라 놔라고 고함치고...

그리고 돌아 섰을 때.. 이미 그들은 이불 뒤집어 쓰고 벽에

짱박혀 있었던 거죠...전 그냥 입구문을 튀어 나갈수도 있었지만..

차마 애들 못버리겠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거죠... 코피만 터진체 말이죠..

그리고 제가 엎어지는걸 봤는데..

제가 확 넘어지니까 제 바로 뒤에. 그게.. 따라 오고 있더랍니다.

공중을 날아서 말이죠.

그리고 제가 막 엎어지니까. 이것이 벽기둥뒤로 붙어서...

.. 전 기어가서 다시 포지션 잡고 코막고 있을동안..

그것이 벽기둥 뒤에서 계속 우리쪽을 째려 보고 있었던 것이죠..

그 다음 장면부터 제가 본것이고..

 

나가지 말자. 해 뜰 때 까지 걍 있자..”

 

전 아예 드러 누워 버렸죠. 그러자..

코가 너무 아팠고.. 정신도 너무 피곤했고..

차라리.. 걍 잠들고 싶었죠..

이제 그 누구도 나가자고 말을 못꺼낼거 같아서 말이죠..

이제 3시는 훨씬 넘었을까 했는데 말이죠...

그렇게 누워있자니 하체가 자꾸 시원해지는 느낌에...

두사람이랑 같은 포지션 만들려고 쪼그리고 앉았죠.

이불 턱밑까지 끌어 당기고..

그리고 벽에 기대어. 눈을 감았죠..

하루종일 버스타고 시달렸죠...

저녁내내 맥주 퍼 마셨죠..

피곤할만 하죠...

한번 잠온다 생각하니 졸음이 마구 밀려 오는겁니다.

속으로 내 혼자 뒤집어 자도. 겁많은 두 사람은

잠 안자고 뜬 눈으로 있겠지 했죠..

그게 끝인겁니다....

먼가 요란한 소리에 눈을 뜬 것은....

확 눈을 떳는데.. 환하더군요..

. 아침 햇살이.. 이렇게 황홀할 수가... 감격...ㅠㅠ..

소리의 출처는 뺀질이 휴대폰소리였죠..

아놔.. 다 처자고 있더군요..

저만 잔게 아니라.. 세명이 다 퍼질러 잔 듯...ㅠㅠ..

이 쉑끼들 졸라 강심장이네..이 와중에 잠을 다 자다니..

삼인이 모두 화들짝 놀라 후다닥 거리면서 깼는데...

정말 환하게 밝은 방안을 보니..

감격의 눈물이 주르륵...~~ (물론 실제로는 울지 않았음..ㅠㅠ.)

한동안 멍하니 있는데 계속 울리는 핸드폰...

뺸질이가 받습니다. 울사장 깡다구입니다.

아직까지 처 자냐고 빨리 준비하고 내려 오라는 겁니다.

서로 얼굴을 처다 보고.. 한동안 아무말도 못했죠..

그리고.... 부선 부선.... 주위를 정리하기 시작..

이불에 ..피가... 내 코피..ㅠㅠ..

먼저 입구쪽으로 접근한 뺀질이..

입구문 활짝 열었죠.. 그것 보고 뚱이과장 창문 열고..

전 화장실 문 활짝 열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죠..

정말 한숨이 퍽 나오더군요..

뚱이과장보고 가장 무거운 가방 가져 오라 해서..

화장실 문 안 닫히도록 가방으로 받혀 두고..

들어가서.. 물틀고 거울 봤는데..

가관이더만요. 얼굴에 피칠이...

씻고 코를 풀었는데.. 피코딱지가..ㅠㅠ...흐미..

너무 아파요..

대충 씻고 피묻은 옷도 딱고.....

다행히 옷은 거이 표시가 안날정도라..

뺀질이도 씻고.

 

뚱이는 안씻나?”

.. 전 됐어에...”

돼긴 뭐가 돼? 몰골을 보라고. 머리 산발한거..감아라.. 존말할 때..”

 

화장실 들어가기 싫어하는놈 억지로 떠밀어 넣고..

그렇게 대충 옷 매무세 고치고 우리는 아무일 없다는 듯이

로비로 다 내려갔죠..

그리고 은행팀과 조우.. . 정말 답답하네요,..가슴이..

밖으로 나왔는데.. 세상이 하얗게...

정말 즐거운 곳이여야 하는데..

그저 즐겁게 놀아야 하는 곳인데..

아침 공기를 폐속에 넣으니.. 정말 한편으로 너무 서글퍼 지는 겁니다.

눈물이 핑 돌아요...

 

..! 우리 살았다.” (물론 속으로 외친거)

정말 지옥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더만요..

뺀질이도 뚱이도 저 따라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마구 흡입했죠.

이게 살아 있는 사람만이 할수 있는 그런 느낌이란 거죠..

아 고통과 진절머리 나는 굉장히 상콤한 밤을 보낸 우리 삼인은

그저 숨쉬는 이 느낌에 감사할 따름이었죠...

 

 

 

'ㅁ ㅣ 친' <-- 이게 왜 금칙어 입니까요. 욕도 아닌데...

본문에  '*' 게 처리된 부분이 금칙어 필터링 걸렸는데 'ㅁㅣ 친' 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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