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분명히 해놓을 것은, 제가 겪었던 일이 정말 영가같은 존재들과 관련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겁니다.
기승전결 있고 반전 쫙 터지는 얘기도 아니고요, 그저 실화입니다.
퍅셔내님 글 덕에 무게 자주자주 들리다가,
요샌 무게 자체에 업뎃이 하도 적어서 답답한 맘에 아예 직접 글쓸 작정까지 했네요 ㅎㅎ
거의 10년 전 일이네요, 고딩 때였죠
견학 보고서 때매 친구들이랑 서대문형무소로 갔습니다.
(지금은 이름을 역사문화공원이라 바꾼 듯 하네요)
견학 때문이지만 실은 일전에 한 번 가봤던 일이 있었기에 대강 다 아는 구조였죠.
때문에 잼나게 보는 친구들과 달리 전 좀 심심했더랬습니다.
뭐 좀 빵 터지는 거 없나..?
그 안엔 이래 모형들이 있는데 첨엔 좀 섬찟하죠.
전시관 다 보고 나오는데 한켠에 '사형장' 팻말 달린 작은 건물이 눈에 띄더만요.
이게 사형장입니다.ㄷㄷ 햇빛도 잘 안드는 데임.
사형장은 형무소 내에서도 따로 떨어져 있고요, 벽돌로 따로 담 쌓고 안에 또 목조건물이 있는 구조입니다.
왼쪽에 사진찍지 말라고 붙어있네요. 전 저말은 잘 지켰슴다 ㅋㅋ(퍼온 사진임) 들어가 버려서 그렇지..--ㅋ
현장기분 나게 사진 더 올려봅니다.
여긴 윗 사진의 목조건물 내부입니다. 모래시계에서 최민수가 "나 떨고있니" 했던 촬영장소라고도 하네요.
여기까진 구경 정상적으로 잘 했죠.
목조건물 뒤로 돌아가면 출입 제한띠가 쳐져 있습니다. 이렇게요.
어쩌다 괜히 기분 좋고 나대게 되고 그런 날이 있습니다. ㅋㅋ 그날도 그랬죠 ㅋ(소풍같아서 그랬나?)
저 띠 넘어서 돌아가면
지하로 갈 수 있게 되죠, 어떤 공간인지 감이 팍 오실겁니다.
지금도 가끔 개념없다 소리 듣는데 (ㅋㅋㅋㅋㅋㅋ) 호기심 넘치는 고삐리가 저길 보고 그냥 넘어갈까요,
게다가 그날따라 조증 돋아서 나대는 날이었는데 ㅋㅋ
친구들 안간다는거 위에 내비두고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는 중엔 북향이었는지 아무튼 꽤 시원하더라고요..
다 내려가면 안쪽에 철문이 있습니다.
그걸 여니까..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관리하는 분들이 왜 안 잠궈뒀지..? 열리데요..ㄷㄷ
지금까지 사진 다 네이버 보고 퍼온건데 저 안쪽 사진만은 없더군요. 사형장 관련 사진이 좀 적긴 합니다.
대신 발그림으로 대체 ㅋ 들어가보면 이렇게 되어 있습니다.
안엔 암것도 없고 딱 기둥 하나 있었나 그랬습니다.(사실 정확하겐 기억 안나요, 10년쯤 됐으니..)
저 안에 들어가기 직전만 해도
"야 나 사형장 밑에 첨가봐 ㅋㅋ"
이러고 희희낙낙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어이없죠 ㅋㅋㅋㅋ 그럼 누군 두어 번 가봤었나?ㅋㅋㅋ)
문 열고 딱 들어서고, 위에서 사람 매달려 떨어지는 구멍 보고, 한번 제대로 죽 둘러보기도 전에
몸에 전기가 찌르르 타고 내려오네요...ㄷㄷㄷㄷㄷㄷ
아..이게 할 짓이 아니었나 보다..싶은 느낌?
그냥 반사신경처럼
"죄송합니다"
이러고 바로 텨 나왔습니다.
그리고 이게 서대문형무소에서의 일 전부입니다.
그리고 전
그날 이후로 가위에 눌리게 됩니다.
맨 처음 일은 아직도 기억나네요.
처음이라 그렇기도 하지만
뭣보다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 사람이 아닌 어떤 존재를 눈으로 봤었기 때문이죠.
첫 가위는 제일 불쾌했고 제일 무서웠습니다.
몸이 가라앉는 느낌,
손가락도 까딱 못하는 무력감,
간신히 눈 뜨는
전형적인 가위였는데
누군가 절 보고 있다는 사실이 강하게 느껴졌고,
곧 그 시선의 주인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별 어려울 것도 없는게, 바로 제 눈 앞 천정에 붙어 있었으니까요.
가위 안걸리려면 바로 누워 자지 말란 얘기가 맞나봅니다.
이렇게요 ㄷㄷ
얠 보자마자
쥐어짜서 가위 1초만에 풀고
눈 감고 "아오 신발 꺼져라" 내지르고
다시 쳐다보니 없더군요.
그래도 너무 무서워서 계속 거기 노려보고 있었죠.
한눈팔다가 다시 또 거기 올까봐서..ㅋㅋ
이후로도 전 이사한번 안 가고 계속 그 방에서 잡니다.
그 날의 기억 때문에 침대 배치는 무조건 동향 아님 남향으로 하고,
가위 눌릴라 치면 귀신? 나왔던 쪽은 아예 안보고요.
다시는 안보이니 다행입니다. ㅎ
다만 그 구석이 좀 신경에 거슬리긴 하죠
여기까지가
2003년
서대문형무소 사형장과
첫 가위에 대한 제 경험담이었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오컬트 방면에 급 관심이 생겨서
여기 무게나 네이트 판 같은 곳 기웃거리게 되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이런 이야기들하고 비슷한 환경에 있더라도
귀신같은 건 절대 두 번 다시 안 보이더라구요..
아마 제 자신이 귀신 볼 체질은 아니었는데
형무소 경험 뒤로
귀신이 하나 붙어왔다 간건지
무의식 중에 사형장이라는 주제가 각인되어 비몽사몽중에 환상을 본 건지
이 둘중 하나라고 생각하고요..
그 뒤로는
사형장은 커녕 종교적이거나 기타 의미가 있는 장소에서는
안 나대고 나름 경건하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이건 사형장에 대해 어느 분이 쓰신 글인데
좀 뻥같으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네요..
암튼, 좋은밤 되십쇼 ㅎㅎ
서대문형무소 사형장 영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