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이야기(체험글)

건데기만세 작성일 11.09.29 16: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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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건데기만세"가 1984~1985년,

연신내시장 부근 언덕 꼭대기에 살던 불광동 그 집에서 일어난 일이며,

약간의 과장은 포함되어 있되,

거짓은 없는 이야기입니다.

혹자에겐 시시한 장난같은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하면 굉장히 오싹한 이야기라서,

잠자던 필욕을 불태워 글을 써내려 갑니다.

가까운 말투로 이야기 하기위해,

말투는 친구한테 이야기하는 대화체를 썼으므로,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나는 지금 송파에서 약 25년을 살고 있어.

내가 송파로 이사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전에 살던 그 집이 흔히들 말하는 "마"가 꼇다는 것이야

"그집"은 현재 허물고 다가주택이 지어져 있으며,

아직 그 터는 불광동 언덕배기에 있어.

 

지금으로 부터 약 26년전,

그러니까 본인이 6살~7살 경의 일이야.

"그집"에 살기 전에,

우리 가족은 가까운 마당이 좁은 집에서 살고 있었어.

그집은 약 다섯가구가 살았던 걸로 기억나.

그리고 마당은 시멘트로 몰타르를 쳐 놔서,

마당에 화초 같은 것을 뿌리 내리고 키우기는 어려웠지.

아버지께서 화초와 나무를 키우는 것에 취미를 들리기 전까지는

그집의 전집도 왠만큼 살기 괜찮았거든.

그런데 굳이 마당이 넓은 집에,

철봉과 그네를 두고,

나무를 마음껏 심으며,

당신께서 원하시던 화초 및 장송을 키우시겠다고 마음 먹고 나서는,

백방으로 부동산을 들락거리시며,

이리저리 집을 알아보셨고,

주변 시세대비 다소 싼 가격에 나온

이른바 100평에 이르는 단독주택을 알게 되셨던거야.

부모님께서 그 집을 처음 보고 온 다음날.

뭐가 그리 맘에 드셨는지,

마당엔 푸른 잔디가 깔려있고,

주택은 방 세칸에 넓은 응접실과 거실이 있는 집이라며,

가뜩이나 제사도 많은 집이니까

응접실이 넓은 그집이 그렇게 마음에 드신다며,

당장 계약을 하시려는 기세였어.

그리고 어머니께서 외할머니께

이사를 갈 집이 몇번지이고,

집에대해 상세하게 설명을 하셨데.

외 할머니는 천주교 신자이시며,

미신은 믿지 않으시는 분이지만,

며칠 후 전화 한통이 걸려왔어.

외할머니의 말씀은,

1. 그집은 북향이라서 해가 잘 안든다.

2. 집이 음산하고 풍수지리상 기가 빠지는 자리다.

......

......

3. 귀신이 씌었다.

이사가려는 마음에 들떴던 어머니는,

할머니의 뜬금없는 말씀에,

왜 초를 치냐고 오히려 다그치시며,

요새 세상에 귀신이 어디있으며,

풍수지리는 내가 잘살면 상관없다고 하셨고,

외할머니는 극구 만류 하시다가,

결국 당신께서 기도를 하셔서

그 귀신을 쫓으시겠다며

두손을 들으셨고,

그해 비가 많이오던 어느날,

우리는 그 집에 이사를 가게 됐어.

 

이사온 후 막내, 셋째 고모가

서울에 취직하면서 상경을 하셔서,

우리집에 같이 살게 됐고,

그집에서 누나까지 모두 여섯명이 거주하게 됐지.

처음 몇달은 정말 좋았었어.

마당으로 큼지막한 식탁을 들고나와서,

불지펴 고기도 구워먹고,

처음에 몇그루 없던 소나무는 그 갯수가 늘어나더니,

정확히 서른 세그루(까먹지도 않네)까지 늘어났고,

넓은 마당에는 철봉과 그네까지 말뚝 박으시고,

맘껏 뛰어노는 자식들 보시면서,

하루도 편하실 날 없이 나무의 잔가지를 만지고 다듬으며,

남들보다 풍족하고 여유로운 날을 지냈던 걸로 기억해.

 

그리고....

여름이 지나 가을이 다가올 무렵,

그러니까 나의 러블리 아이템 이였던  줄무늬 긴팔 니트가 기억나는 걸로 보아,

9월쯔음이 아닐까 싶어.

마루에 엎드려서,

스케치북에 열심히 로보트를 그리고 있었어.

어머니는 퇴근하실 아버지의 저녁상을 차리고 있었고,

거실은 주방과 연결되어 있어,

어머니는 엎드려있는 내 뒤쪽으로 일을 하고 있는 형상이였어.

한참 그림을 그리는데

주방에서

"쿵"하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어.

직감적으로 굉장히 무서운 느낌이였고,

그 느낌때문에 놀랐음에도 불구하고 뒤를 못쳐다봤어.

도마를 두드리며 채소를 다듬던 소리가 들리지 않고,

무엇인가 엎질러지는 소리도 함께 났기에,

아주 조심스럽게 고개를 쓰윽 돌려 뒤를 돌아봤는데,

어머니가..

어머니가 바닥에 쓰러져 계셨고,

그 눈은 나를 정면으로 쏘아보고 계셨어.

엄마의 눈은 초점이 없었지만,

눈빛은 굉장히 섬뜩했고,

나는 그자리에 얼어서

"엄마...?"

하고 어머니의 동태를 살폈는데,

뜬눈으로 누워계신 어머니는 미동도 없으셨고,

나는 너무 무서워서 집을 뛰쳐나가

옆집문을 두드리며,

평소 친하게 지내시던 "종희"엄마를 외쳐댔어.

고무장갑을 끼고 달려나오신 옆집 "종희"어머니는,

너무 놀라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던 나를 달래고

나의 상황을 띄엄띄엄 들으시고는

장갑도 벗지 못하시고 집으로 달려 들어오셨어.

그리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셔서 어머니를 등에 들쳐 업고,

근처 가장 크다는 동네 산부인과 겸 소아과로 달리셨어.

등에 엎힌 우리 어머니는 여전히 눈을 뜨고 계셨고,

눈은 발갛게 충혈되셔서,

의식을 놓고 계셨는데,

달리는 등에서도 나를 쏘아보는 엄마의 그 눈빛은 너무 무서워서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눈빛이 기억나.

아무튼 들쳐엎고 뛰는 중에 동네 아주머니 몇분이 합심해서,

어머니늘 병원 응급실에 데려가셨고,

응급실에서 다급하게 검사.. 검사.. 검사...

한참 후 아버지가 달려 오셨는데,

의사가 도대체 병명을 모르시겠데.

큰병원으로 빨리 가보라고.

그래서 엠뷸런스로 연세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동했고,

나는 집에 누나랑 남아서,

엄마를 부르며 마구 울었어.

두려움과 걱정. 그리고 그 눈빛.

종희 어머니가 우리를 달랬는데,

유독 나는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헐떡거렸고,

고모가 집에 와서야 나는 겨우 울음을 멈추고 잠이 들었어.

그리고 다음날 새벽즈음,

아버지는 집에 돌아오셨고,

고모가 상기하시길,

큰병원에서도 병명이 나오질 않아,

일단 "과로"라고 이름짓고 입원치료를 받으신다고 하셨어.

하지만,

"과로"라는 병은,

부족한 나의 의학지식으로는 도저히 납득이 되질 않았어.

집에는 동네 아주머니 중 집이 좀 어려운 분이,

파출부 생활을 하시면서 낮에 청소나 반찬거리를 해주셨고,

어머니의 그때 취미는 자수였어.

고로,

어머니께서 과로할 일은 전혀 없었던거야.

그렇게 그 이상한 일은

약 일주일뒤 어머니의 퇴원으로 마무리 됐고,

우리집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듯 했어.

 

"분명히 뭔가 있다"

어머니의 말씀이야.

자신도 모르게 하얗게 머리가 비워진 상태로 쓰러지신 후,

느낌이 너무 안좋으시다며,

계속적으로 뭔가 중얼거리시며,

분명 집에 무언가가 있다고 눈치를 차리셨던 그 때 어머니 말씀을

고모도, 나도, 누나도, 아버지도 모두 들었어야 했어.

그말을 새겨 듣지 못한 우리집에,

또다시 다음 징후가 나타났어.

 

어머니 쓰러지고 며칠뒤 쯤,

그날과 같이 어머니는 부엌일을,

나는 마루에 엎드려 로보트를 그리고,

집 안은 어머니의 채소 다듬는 소리만 들렸어.

"도도도도독"

그런데 그때 대문이 벌컥 열리는 소리가 들렸어.

누군가가 심하게 차고 들어오는 소리야.

이윽고,

왠 아저씨 한분이 다급하게 들어오셨고,

등에는 누나가 울면서 엎혀 있었어.

며칠 전부터 조금씩 돋아나던 누나 다리의 반점이,

수두환자처럼 다리 전체로 퍼져서,

열이 끓고,

얼굴이 벌겋게 상기되어 누나는 의식을 잃었다 깨어나기를 반복하면서,

울 힘도 없는지 꺼억꺼억 거렸고,

학교에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도저히 걸을 수가 없어서 쓰러져버린 것을

쌀집 아저씨가 업고 들어온거야.

어머니는 그 아저씨와 어머니가 쓰러져서 처음으로 갔겅 그 병원으로 내달렸고,

나는 또 울면서 꽁무늬를 쫓았어.

병원에선 또 환자였던 사람이 환자를 업고 오니까 기겁을 했고,

검사..검사..검사...

아버지 또 뛰어 오셔서,

의사의 멱살을 잡을 기세로 성난소리로 소리를 지르는데,

"도대체 이 병원은 환자를 돌볼 줄 아는거요!"

또 병명을 모르니까 큰병원으로 가제.

뭐 기본적으로 혈압이나 맥박, 조직검사 같은 것을 할 규모의 병원이였겠지.

근데도 두번이나 병명 모른다고 종합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버리는 것에

우리 아버지는 눈이 안뒤집힐리 없었을꺼야.

그렇게 또 엠뷸런스는 연세 세브란스 병원을 향해 달렸고.

나는 고모를 껴안고 그날밤 울다 잠들었어.

그리고 일주일쯤 지나서

또다시 병명을 알 수 없다고 하는 터무니 없는 진단결과가 나왔고,

당시 입원을 위해서 병명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약진"이라는 병명을 붙혀 누나를 입원 시켰어.

약을 잘못 먹어서 부작용이라고 달았는데,

우리누나..

너무 써서 한약 한방울도 못먹는 사람이고,

감기도 한번 걸리지 않는 사람한테 무슨 말도 안되는 병명을 갖다 붙이는지..

의식이 오락가락하는 초딩한테

너 뭐먹었니 물어봐봤자 대답도 못듣고,

병원에서 검사결과는 안나오고 그러니까 그렇게 입원을 해버렸던거지.

우리집은 단 이주만에 두번의 대형사건을 겪게 됐고,

그제서야.

어머니는 외할머니의 말을 떠올렸어.

 

'분명히 뭔가 있다...'

 

"귀신의 씌인 집"

당시 소년중앙이라는 청소년 잡지가 있었는데,

일찍 글을 배운 나는 심심해서 읽는 책이 바로 그 책이였어.

거기에 굉장히 무서운 이야기라며,

누나가 갈피를 꼿아둔 페이지가 있었는데,

그 내용이,

우리 동네,

그러니까 우리 밑에 밑에 밑에 집 골목 모서리에 있던,

그 허름한 동네에서 가장 좋은 그집에서 일어난 일이였어.

지하에 세들어 살던,

아직도 기억나던 그 상냥한 동네 누나,

미용실에서 미용기술을 배우며 동네 아주머니들과 친하게 지내던 그 누나의 이야기.

어느날 어둑해질 즘,

그 집주인이 살던 3층에

과일과 잡다한 주전부리 몇개를 접시에 담아

혼자 살고 계시던 할아버지께 드리러 올라갔는데,

할아버지가 눈에 하얀 불을 키시고

스르륵 다가와서 정신을 잃었다던 그 허무한 이야기.

아마 내 기억으로는 어렸을 적 귀신이야기가 무섭다고 느낀것이

그 때가 처음이였던 것 같아.

"귀신, 마귀"의 존재가 뭔지 모를 만큼 어렸지만,

그 책으로 인해 나는 귀신의 존재가

다 큰 어른도 기절을 시켜버릴만큼 강력한 공포라는 것을 처음 알았던거지.

 

누나 퇴원하고 며칠뒤,

또다시 일상으로 회복되던 우리 집 분위기는 굉장히 불안했어.

어머니의 황당한 추측 때문이야.

"집에 귀신이 씌였어"

눈치 빠른 사람은 눈치를 챘을지도 몰라.

아니 이 사건을 이야기하면 무릎을 딱 치게 될지도 모르지.

 

시골에 계신 할머니가 간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계섰어.

돌아가실 날이 얼마 안남았다는 병원의 말에 따라,

옛 어른들 관례처럼 큰아들집에서 돌아가신다고

인생을 정리하시러 우리집에 약 한달정도 계셨어.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할머니가 집에 온 후로 우리집은 너무 침울했어.

어머니는 할머니의 수발을 드느라 굉장히 분주했고,

고모들은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할머니 때문에 새벽에

할머니 달그닥 거리는 소리만 나도 할머니가 계신 내 방으로 달려들어가곤 했어.

할머니가 시름시름 앓으시며 돌아가시기 약 일주일 전쯤이였을꺼야.

할머니 옆에서 또 조용히 그놈의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주무시던 할머니가 갑자기

"나 좀 이상하다. 가서 엄마 좀 불러 온니라"

라고 하시는거야.

그리고 할머니 앞에 오신 엄마 아빠는

할머니의 갈때가 됐다라는 말에 아무렇지도 않은척 하시면서도

마음의 준비를 하셨을꺼고.

"꿈에 돌아가신 이모님이 자꾸 나온다"

그 이모님이라는 분이 할머니를 자꾸 같이 가자고 설득했고,

할머니는 싫다고 하는데도,

당신께서 고통이 심하시니까 자꾸 따라가게 되시더래.

그래서 다음에 부르면 같이 갈꺼니까 준비하라고.

마침 집에 계셨던 아버지는 할머니꼐 몸이 많이 약해지셔서 헛것이 보이는 거니까

괜찮다고 하시면서도 많이 불안해 하셨겠지.

그리고 다음날

또 갑자기 일어나신 할머니께서 어머니를 부르셨고,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

"이모긴 이몬데... 이모가 아니다"

이모가 맞는데 이모가 아니라고?

"그럼 뭔데요?"

"이모의 탈을 쓴 키가 억수로 큰 여자가 자꾸 오란다"

엄마의 얼굴은 심하게 굳었고 급기야 오들오들 떨기까지 하셨으며

그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안방으로 뛰어들어가셨어.

굉장히 무서워 하셨는것 같았는데 냉정을 잃지 않기 위해 다시 방에서 나오셔서는

할머니 곁으로 성큼 가셔서 아무일도 아닌것처럼 변도 갈아드리고...

그리나 그날 저녁 나의 꿈 이야기를 어머니께 해드렸을 때,

어머니는 정말 다리에 힘이 풀린듯 식탁 의자를 잡고 겨우 앉아서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해지셨어.

내 꿈인 즉슨,

풍차가 돌고 튤립이 핀 꽃밭 가운데에

할머니가 흔들의자에서 뜨개질 하시면서 앉아 있는데,

갑자기 키가 큰,

귀도 없고 코도 없으며,

팔 한쪽도 없는 여자가  나타나서,

할머니의 머리를 잡고 질질 끌고 갔다는 그꿈.

내가 달려들어 붙잡았는데,

오히려 할머니의 표정은 미소를 짓고 계셨고,

그 키큰 여자는 나에게 눈빛한번 주지 않고 할머니를 끌고 어디론가 가는 꿈이였어.

그리고 그렇게 일주일 후쯤

유치원 땡땡이 치고 돌아온 집에 손님들이 가득 있었고,

할머니께서는 병풍뒤에서 영원한 잠을 주무셨지.

 

장례를 치르고 며칠뒤

엄마는 평소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던 시누이 둘을 안방으로 불렀어.

"니들 얼른 피해야겠다"

어머니가 갑자기 뚱딴지 같은 소리를 하자 고모 두분은

분명 언니가 우리가 싫어서 내쫓으려는구나 라고 생각했을꺼야.

그리고 말 같지도 않은 이유를 대니까 화도 나셨겠지.

"집에 귀신이 씌였어"

혹시 눈치 채신 분이 있나?

엄마가 여태 일어난 대형사고 세가지를 논해본 결과,

항상 집안의 장손의 눈앞에서,

집안의 여자가 수모를 겪고 있다는 결론이 도출된거야.

그리고 그 이야기를 고모한테 했는데,

평소 덩치는 조그만해도

담도 크고 손도 크고 괄괄하던 셋째 고모는 콧방귀도 안뀌고 방을 박차고 나왔고,

같이 화를 낼 것 같던 막내고모는,

그 자리에서 괜찮다며 쿨한척 일어났어도,

셋째고모와 밤새 싸우기도 타이르기도 하면서

우리 어머니의 말을 믿고 같이 나가자고 셋째고모를 설득했지.

하지만 뚝심짙던 셋째고모는 결국 당치도 않는 소리에 속지 않겠다며 피신을 거부하셨고,

결국 막내고모만 친구집으로 나가셨으며,

어머니는 집을 부동산에 내 놓으셨어.

그리고 피신을 거부하신 셋째고모는,

어머니의 추리 결과에서 오차도 없이

해를 당하고 마셨어.

마루에서 티비보던 내 앞에

비틀거리면서 쓰러지던 고모...

입에선 피를 토하고 있었고,

머리를 쥐어 뜯으면서 숨도 못쉬던 고모는

어머니께 엎혀서 곧장 종합병원에 실려가셨고,

치료를 받고 입원하셔서 수술까지 받고 중환자실에 눕고 마셨지.

고모의 방에선 독약이 한병 발견됐고,

어머니는 중환자실에서 고모를 다그쳤어.

"니는 엄마 돌아가셨다고 니까 죽으면 우짤라고 그랬나.."

의식을 차린 고모는 어머니의 다그침에 표정변화도 없이 계시다가 한마디 했어

"언니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런다"

고모의 말씀은,

그날 그 유해약이 왜 자기방에 있었는지도,

그리고 그 약을 내가 왜 먹었는지도 모르겠고,

내가 지금 왜 여기 누워있는지도 모르겠다는 것이였어.

그리고,

"얼릉 집 이사가자"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되풀이 했지...

 

집안 여자는 모두 옆집으로 피신했어.

아니 나하고 아버지도 그냥 옆집에 살면서

우리집에 가지도 못했지.

나는 당시에는 왜 우리집에 못가는지 잘 몰라서,

가끔 몰래몰래 마당에서 공도 차고 철봉도 하고 놀았는데,

그럴 때 마다 엄마한테 굉장히 혼났었어.

그 집은 한달정도 있다가 팔렸고,

그 집에는 약 10가구 이상의 다가구 주택을 짓는 다는 말을 듣게됐어.

그리고 송파로 이사와서 삼개월정도 지났을 때,

엄마는 낯선사람의 전화를 받고 다급하게 음식을 준비하며 나갔어.

그 집에서 관이 하나 나왔고,

경찰들이 엄마를 호출한거야.

그리고 엄마는 그집에 가서 그 상황을 봤는데,

지반 공사를 하던 도중 사람 손목이 들어가 있는 관이 나왔는데,

분명 여자의 손이였데.

그래서 이상한 조서 같은걸 쓰고 왔으며,

어머니는 혼자서 그집 앞에

집에서 싸간 전 몇개를 두고 큰절 두번 올리고 오셨다고 하더라....

어머니의 화려한 예상으로는!

굉장이 응어리 진 여자의 한,

그러니까 그것도 아들과 관련되어 여자한테 뭔가 수모를 당한 한 깊은 여자가

귀신이 되어 그 집에 오는 여자들한테 무엇인가 이야기 했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하셨어.

그리고 한참이 지나고 알 것 다아는 지금의 나이의 내가 생각해봐도,

그 집에는 분명 어머니가 말씀한 것 같은 한맺인 집이 아닐까 싶네.

 

너무 이야기가 길었지요?

제가 요약하고 싶지만,

요약을 하면 반전이 없어져서,

그냥 읽어주실 분만 읽어주세요.

지금 생각해도 많이 오싹하네요.

-오타는 애교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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