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심령스폿(일본 괴담 번역)

쭈구렁탱이 작성일 11.12.30 09: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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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판 펌입니다.

경험담이라기보다는 공포소설에 가까운 느낌이네요.

http://pann.nate.com/talk/311567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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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귀신을 보고나면 잘 보게 된다」

 

 

 

이런 얘기 들은적 있어?

 

영감이 강해진건지, 영혼과 벡터가 맞게 된건지,,아니면 영혼을 의식하게 되서인지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진짜 맞는 말인것 같아

 

 

지금부터 쓰는 얘기는 몇년전에 당시 대학생이던 내가 키다리 Y와 갈색머리의 A
이 두친구들과 함께 심령 스폿을 즐기다 겪은 몇가지 에피소드중에서 우리가 처음으로 귀신을 보게된 이야기야

 

 

 


대학교 1학년  겨울 방학을 목전에 앞둬 들뜨고 있던 우리는  주말에F현에 있는 **신사로 캠프를 하러 가기로 했어
그 신사는「여자가 강/간후 살해당했다」혹은 「강/간되어 세상을 비관한 여자가 목을 매달은 곳이다」하는 등의 소문이 있는 장소라서 이곳 역시 나름 심령스폿으로 유명한 곳이었어

 

 

저녁무렵에야 신사에 도착한 우리는 조속히 텐트를 치고 각자 따로 주위를 산책하기로 했어

보기에도 충분히 낡아 보이는 신사에서 도리이(신사앞 기둥문)의 칠도 거의 벗겨져 있는데다가  주위에 민가조차 잘  보이지 않아서 한층 더 외로움을 더해 보이고 있었어
 

(이정도라면 이상한 소문이 나는 것도 당연하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혼자 신사 주위를 빙글빙글 돌아보고 있었어

 

 

세 명이 1시간 정도 신사를 돌아보고 왔지만 이상한 일도 일어나지 않고 딱히 기분 나쁜 느낌도 없고해서 
「역시 귀신같은게 있을리 없지」하고 웃으면서 우리는 저녁밥으로 카레를 만들기 시작했어

고기를 자르고 야채를 자르고 밥을 지어서 대강 완성한 카레를 끓이고 있을 때였어

 

 

 

 

 

「뭐해?」

 

 

 

갑자기 누군가 말을 걸었어
 
소리가 난 쪽을 보니 우리랑 동년배이거나 아님 조금 연상 정도일 것같은 여자가 한 명 서있었어

 

 

 

「응? 뭐하는 거야?」

 

여자는 다시 물어왔어


 
갑작스럽게 말을 걸어서 한순간 흠칫하긴 했지만 그 땐 아직 오후8시전 정도라 젊은 여자가 혼자서 걷고 있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게 없는 시간대였으니까 우리는 곧바로 평상심을 되찾았어

 


Y「아, 캠프예요」 
나「오늘 저녁밥으로 카레를 만들고 있어요」
A「누나도 괜찮으시면 같이 드실래요?」

 

 


여자「정말?」

 


여자는 우리들쪽으로  천천히 정말로 천천히 다가왔어

 

 


그때 나는 그 여자 모습에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어
뭐라고 능숙하게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뭔가..뭔가 이상했어

 
Y와 A도 같은 느낌이었는지  우리 세 명은 서로 눈을 마주치거나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하고 있었어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여자가 가까이 오고서야 나는 간신히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어

 

 

 

 

 

 


이 여자는 그림자가 없어...........

 

 


흔한 얘기라고 하는 사람들 있을지 모르겠는데

내가 말하는 건 그저 그림자가 없다는 말이 아니라 (물론 그림자도 없었지만)
인간의 몸에 반드시 있을 수 밖에 없는 인중이나 눈의 구덩이라던가 그런데 생기는 그림자말야

마치 초등 학생이 그린 인물화와 처럼 그 여자에게는 음영이 전혀 없었던 거야 
그 여자는 내가 위화감의 정체를 깨달았다는걸 아는 지 모르는지 내 옆에 앉아더니

히~쭉(글로 표현하기그렇지만 생긋, 이라던지 빙그레라던지 그런거 말고 감정없이 입모양만 옆으로 찢어지면서) 이빨을 내보이며 웃었어
 

 


그때 나는 하나 더  이상한 점을 깨달아 버렸어

 

 

이 여자 목이 이상하게 긴거야

 


처음엔 정말 평범했어 
아무리 어둑하고 거리가 있었다고 해도 그정도는 알잖아
근데 지금 내 옆에 앉아 있는 여자는  목이 보통 사람의 2배 이상은 있는 것 같았어

 

 

Y도A도 
이 여자가 비정상적인걸 이미 알고 있는것 같아보였지만 공포에 질려서인지 꼼짝도 못하고 있는것 같았어

 

당연히나도 뱀이 노리는 개구리처럼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었어
 
도망갈 수도 없고 눈을 돌리지도 못한채 우리는 오로지 이 비정상적인 상황이 끝나는 것만 기다릴 수 밖에 없었어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나에게는1~2시간은 된것처럼 느껴졌지만 아마 실제로는 단 몇분정도였을거야

 

 


느닷없이 여자가 소리내서 웃기 시작했어

 

 

깔깔깔

 

...미친것처럼...

 

고장난 인형처럼....

 

 

 

 

 

공포의 한계에 이르고 있던 우리는 그 웃음소리와 동시에 뛰어올라 죽을 힘을 다해 달아나기 시작했어
 
차에 올라 가까운 편의점까지 풀 액셀로 달렸어


그 사이도 웃음소리가 귀로부터 멀어지지 않고, 진심으로 미칠 것 같았어

 

 

 

 

편의점의 주차장에서 겨우 한숨을 돌린 우리는

 


「우왓!! 저거 뭐야?!」 
「진짜 무섭다」
라는 둥 떠들어대며 흥분 상태로 밤을 지새웠고  다음날 아침 일찍 신사에 정리하기위해 돌아갔어

 

 

당연히 여자는 더이상 그 자리에는 없었지만 무슨 영문인지 카레만은 깨끗이 다 먹어 치워져있더라고...

그여자가 먹었는지...떠돌이 개들이 와서 먹은 건지...알길은 없지만..ㅋ

 

 

그 여자가 단지 영혼의 한 종류였는지 아니면 원한 맺힌 망령이었는지 그건 모르겠지만

우리들이 빈번히 귀신 체험을 하게 된 것은 이 사건을 겪고나서 부터야

 


후일담이지만
이 사건의 일주일쯤 뒤에 Y와 A가 「우리 그 신사 또 가보자」라고 했을때는 
이 녀석들 정말 귀신에 홀려버린게 아닐까 걱정이 되기도 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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