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단편] 바뀐걸 아는 순간 ..

ehssas 작성일 12.04.26 11:03:59
댓글 5조회 3,759추천 5

공게에서 맨날 눈팅만하다 한번 써봅니다 ㅋㅋ 처녀작

 

웃대 , 네이버 이런데 올렸는데 반응은 없었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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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바뀐걸 아는순간.. [상]

'아들 ~ ! 잘지내지 ? '

어머님의 전화다. 여전히 건강하신듯한 목소리.

"네. 어머니도 요즘 일 잘되시죠?

뉴욕은 이제 안추워요 ?? "

'해가 일찍떠서 그런지. 봄도 빨리오는거 같아. 아마 다음달이나 귀국할듯하니까 잘 지내고있어'

어머님은 두달전부터 사업차 뉴욕에 들리셨다.

아버지는 평범한 건축사무소에서 일하시며.

그 둘에 우월한 유전자를 받아야 할 나는. .

20대중반 백수다.

에잇. 대학졸업하고 눈만 높히다 보니

번번한 직장하나 못구하고 집에서만 뒹굴거리고 있다.


차라리. 편의점 알바든. 노가다라도 해야하나.


6평 남짓한 내 방안에서. 나는 따스한 봄날 햇볕이

비치는 창가옆. 침대에 누워 오늘도 낮잠을 취하려한다.


가만히 누워있으면 너무 편하다. 몸을 살짝뒤칙여 이불을 여자친구마냥 움켜쥐고.

풍선에 바람빠지듯.온몸에 기운이 빠져나갈땐.

나도 모르게 눈이 스르륵 감긴다.

이 느낌이 너무 좋다.

지평선처럼 실눈을 뜨다. 뇌는 휴식을 요구하여.

무게추를 달아놓은 마냥. 서서히 눈이

감기는 이 느낌이.. 흐릿해진다.


앞에있는 저 친구도 내 마음을 알까..?

.

.

?!!!!!!!!!!!


눈을 번쩍떳다.

여긴 내 방이다.

나 이외에 누가 존재한다는건 0.5초 머리를 굴려도 일단 불가능이다.

자기힘을 못이기고 튕겨나간 스프링처럼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 너 누구야! "

.

.

그는 침착해보였다. 내 또래로 보이는 남자.

그림자가 없다.

얼굴은 창백했다. 피부에 윤기는없고 입술은 검은색이다. 흔히 말하는 저승사자같은?

그럼 뭔가? 나는 지금 죽은건가?

1초도 안되는 시간에. 나는 많은 경우의 수를 생각했다.


" 놀라지마라. 나도 그냥 너처럼 무료할 뿐이니까"

그의 대답에 사람은 아니라고 확신이 들었다.

이런상황에 기절안한 나도 정말 강심장이지만.

평소 미스테리에 관심이많아, 이런상황에 흥미를 더 느끼고 있는것 같다.

" 당신은. 저승사자 인가요? 나는 죽은건가요? "

.

그의 메마른 입술이 갈라지듯 움직였다.

" 아니. 난 저승사자도 아니고 이 세계사람도 아니다. 그냥 저위에서 이곳을 내려다보는 존재일뿐이지 "

손가락은 천장을 가르켯다.

무슨 하늘에 신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 그럼.. 제 앞에 나타나신 이유가 뭡니까..?? "

이런말을 내뱉으면서 난 살짝두려워졌다.

저 악마같은 정체불명에 혼령이 .

심심하고 무료하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너의 목숨이다. 이러면서 덜컥 내 심장을 빼내가면 난 어쩔텐가..

.

.

.

.


.

.

.

.

"너의 목숨이다. "


.
.

심장이 내려앉을뻔했다.

저 악마.. 일단은 악마로 해두자. 신은 아닌거같으니.

악마가 필요한게 나의 목숨이란다.

머릿속에 생각하던 두려움이 펼쳐졌다.

어이가 없으면서도 난 이대로 죽을순 없다는 생각에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진정하며 되물었다.

.

.

.

" 그...그게 무슨.. 날 죽이겠다는 겁니까?? "

.
.

악마의 생기없는 눈꼬리가 조금올라갔다.

" 아니. 지금은 아냐. "

혼란스러워졌다. 꿈이길 바라며 살짝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하지만 내 마음을 거부한 나의 뇌세포들은

단숨에 '아프다' 는 결론을 내렸다.


씨발.. 꿈도 아니다.


" 너의 죽음은 나의 조건을 충족시켰을때다.

이것을 못했을경우 너는 제 수명대로 산다. 그리고 보상도 따르지. "

.

.

" 쿵 "

.

.

내 발앞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밝게 빛나는 영농한 노란색의 금속.

그 빛은 은하계의 퍼져있는 별보다 밝았다.

나의 동공은 걷잡을수 없이 커졌다. 그건 누가봐도 금괴였다.

" 쿵. 쿵쿵쿵쿵 !!!!! "

우르르 떨어졌다. 하나가 아니다.

이정도면 나는 커녕 대대손손15대자손까지

부귀영화를 누릴수있는 양이였다.

" 그건 니것이다. "

!!!!!


일개백수인 나에게 순식간에 엄청난 물질적 재산이 들어왔다.

이런금괴를 어떻게 돈으로 환전하냐는건 지금 걱정이 아니였다.


" 쿵. 쿵쿵쿵! "

뒤이어 내 눈앞에 떨어진건.

약 사과박스 5박스 분량의 신사임당 돈뭉치였다.

악마는 커녕 이 상황에 심장마비를 일으킬듯하다.

죽음이란 단어는 뻔히잊은체 나는 이돈으로 무얼할까부터 생각하고 있었다.

인간이란...


다시 정신을 가다듬었다.

" 아.. 아니 그래봤자 나는 죽잖아요. 이게 다 무슨소용이에요? "

악마는 말했다.

" 아까도 말했지만. 너의 죽음은 조건을 충족 시켰을때다. "

.
.

잠깐의 적막이 흘렀다. 고요해진다.

말라가는 입안의 마지막 남은 침 한방울을 삼키는소리가 동굴속 메아리처럼 울려퍼진다.

그리고 비장한듯한 나의 목소리도..

" 그 조건이라는 것은..? "

악마의 얼굴은 이미 세상에서 가장 사악해보이는 미소를 짓고있다.

" 바뀐 무언가를 의식하고. 알게된 순간 너는 죽.는.다. 기간은 4달이며 ,

기회는 10번이다. 하지만 너가 평범히 4달을 넘긴다면.

너는 죽지않고 수명대로 산다. 나의 선물과 함께 "

말을 끝마치고 악마는 금괴 와 돈뭉치를 가르켯다.

기회는 10번? 바뀐것들 ? 이게 무슨말인가. 그리고 4달? 머릿속이 복잡하다.

무언가 말을 하려는 순간 ..

" 쉬이이익 "


사라졌다.

3류 귀신영화에나 나올법한 연기를 뿜으며.. 리얼한 꿈을 꿧나..

다시한번 확인해봐도 꿈은 아니다.

내 눈앞에 금괴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

 

.

 

.

 

근 이틀간 흥청망청 쓰고놀며 내가할수있는 모든 유흥을 다 즐긴것같다.

 

그런데도 전혀줄지 않는 돈뭉치들을 보며.

 

난 극도의 흥분상태 와 만족감을 느끼고있었다.

 

다를거 없었다.

 

 

모든게 똑같은 듯 하고 평범했다.

 

 

일개백수에서 갑부집사장이 되버린듯한 나의모습만 빼고는 세상은 그렇게 돌아갔다.

 

 

 

" 왠 무식한 악마가 심심하긴 심심했나보네. "

 

 

 

이미 해가지고 어둠이 찾아왔지만 근 이틀간에 화끈한 유흥으로 숙취가 깨지않았는지

 

 

오늘은 조용히 집에서 쉬기로했다.

 

 

컴퓨터를 켜자, 겨울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편듯한 기계음이 들렸다.

 

 

늘 듣는 조용한 발라드 음악과 함께 나는 평소처럼 인터넷을 즐겼다.

 

 

 

기분이 좋았다. 모든걸 가진 이 기분..

 

 

좋은회사 직장. 필요없다.

 

물질적인 만족은 이미 극에 달했으니까.

 

 

'내일이면 눈뜨지 않고 ~♪ '

 

 

스피커에서 잔잔히 고전 발라드가수 야다의 명곡

 

 

(진혼)이 흘러나온다.  어릴때 노래방에서 목터져라 불렀지..

 

 

"그래~ 죽는날까지 ~ 같은날에 하고싶다고 ~♪"
'그래~죽는날까지 ~ 같은날에 하고싶다고 ~♪'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따라불렀다.

 

어릴때부터 노래부르는걸 좋아했는데.. 돈도있겠다.

 

 

기획사나 하나 차려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함께 ~ 약속했었잖아~ 혼자두고 ~*♪ "
'너와둘이 ~ 약속했었잖아~ 혼자두고 ~*♪ "

.
.
!!!!!!!!!!!!!!!!!!!!!!!!!!!!!!

 

적막.머릿속에 들려오는 충격음.

 

 

잠깐. 아니다. 순간 내 손은 미친듯이 떨리고있었다.

 

 

다시 다시.. ! 마우스 소리는 부서질듯이 요란하게 움직였다.

 

시간이 돌아간듯,  되돌아간 음악파일은 다시 재생되었다.

 

'같은날에 하고싶다고 ~ 너와함께 ~ 약속했었잖아 ♪'

 

 

..
..
..

 

 

플레이어에 부른 가수명을 확인했다. 

 

(야다)확실하다. 

 

 

재빨리 인터넷 새창을 열어 검색했다.

 

ㅡ야다 진혼 가사 ㅡ

 

 

 

가만히 인터넷 창을 보던나는 혼란에 빠졌다.

 

 

내가 잘못알고있었을리 없다.

 

 

노래방에서 부른것만 족히 수백번 넘을것이다. 

 

하지만 수십여개에  인터넷 글 파일들은 비웃기라도 하듯..

 

 

내눈앞에 펼쳐졌다.

.
.

 

 

내가 알고있는 노래의 가사가 바껴있다.

 

 

(너와둘이) 단 내글자.

 

 

이 파트에 가사는 분명 (우리함께) 였다. 

 

 

갑자기 오마쥬처럼 그날 나타난 악마의 목소리가 내 머릿속에 펼쳐졌다.

 

 

 

'바뀐걸 아는순간..  기회는 10번이다 '

.

.
.

 

 

젠장!!!  씨발!!  이럴수가.

 

 

나는 이 노래의 가사가 바껴있다는걸 의식해버렸다.

 

 

그렇다면 그 빌어먹을 악마놈의 말대로라면 기회중 1번이 날라가버린게된다.

 

 

그렇다면 남은건 9번인가..?  그 자식이 말한게 이런거였나.

 

 

 

갑자기 표현할수없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우리집안에 구조.가구의 위치. 다 기억하기 조차 싫어졌다. 의식하기가 싫어졌다.

 

 

내방조차도 나가기가 두렵다.


.
.
.

베게속에 얼굴을 파묻은지 한시간 정도 되었을쯤. 조금 진정이되었다.

 

 

어차피 악마가 준 기회는 10번 시간은 4달. .

 

잘만버티면 된다.

 

나는 죽지않는다.  절대 그럴수없다.


마음을 진정시키니 조금나아졌다.

 

시간은 새벽 한시를 가르키고 있다.

 

느껴지는 갈증..

 

 

일단 바깥공기를 좀 쐬야겠다.

 

최대한 주변사물은 의식하지 말자.

 

조금이라도 바껴있다는걸 알게되면

 

 

난 ... 난....

.
.
.

 

"철컥"

 

 

문을열고 나선다. 새벽공기는 아직도 좀 차다.

 

 

 

봄이지만 겨울에 미련을 두는 공기에 반항일까 ?

 

 

골목길을 지나 밝은 빛에 편의점이 보였다.

 

 

목이마르다. 시원한 콜라가 먹고싶다.

 

 

매장을 한바퀴 돌아보고.

 

안그래도 혼란한 나의 머릿속인데. 갑자기 화가났다.

 

뭐 이런편의점이 다있어. 

 

헤드셋만 끼고카운터에 앉아 리듬이나 타는 직원에게 소리쳤다.

 

 

"저기요! 이리좀 와봐요! "

 

 

쌩깐다..  카운터로 다가가 소리쳤다.

 

 

"저기요!! "

 

 

나의 시선을 느꼇는지 세상에 관심없어 보이는 돼지같은 직원이 헤드셋을 벗고 나에게 말한다.

 

 

"필요한거 있으세요? "

 

 

"여기 펩시콜라말고 코카콜라가 없어요 . 좀 찾아줘요. "

 

 


어떻게 보면 진상일지 모르는 나의행동에

 

 

그 직원도 인상이 찌푸려졌다.


 

 

"아니 무슨소리하시는거에요 ?? "

 

 

헤드셋을 맨날쳐껴서 귀를 먹었나. 예민해져서 그런지 나는 너무 쉽게흥분됐다.

 

 

" 아니. 코카콜라 찾아달라고요! "

 

 

뒤이어 내뱉은 그의 발언에 난 실수했다는걸 느끼기에 충분했다.

 

 

" 그딴게어딨어요??? 콜라가 펩시콜라지 코카콜라 그게 뭐야.  국산콜라에요? "

 

 


아.. 씨발..  평소였다면 먼 개소리야 했겠지만.


 

 

지금 내 상황이라면 이건 실수다.

 

온몸이 떨렸다.

 

 

말도안되!!. 떨림이 멈추기도 전 순식간에 문밖을 뛰쳐나갔다.

 

뒤에서 이봐요 라고 소리치는 직원에 목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는다.  

 

100m를 내달렸다.  두블럭 옆 편의점 .

 

들어가자마자 미친듯이 가게를 돌아본다.

 

깜짝놀란 직원이

 

 

'뭐 찾으세요? 뭐 찾으세요? ' 라는말은

 

 

그저 희미한 메아리처럼 들릴뿐이다.

.

.

.

.

.

.

없다. ..

 

 

내가 몇십년간 알고지내던 그 상표에 음료수가 없다. 

 

이런 말도안되는 상황에 내 몸은 공포라고 느끼고있었다.  

 

나는 의식하고 말았다.


무언가가 바뀌어 있다는 것을.  

 

 


" 저기요?? 괜찮으세요? "

 

 

전쟁에서 패배한 패자처럼 무릎꿇은 나에게

 

 

(패밀O마트)유니폼을 입고있는 여자직원의

 

목소리였다.

 

 

"네.. .. 괜찮아요. . "  

 

 

이미 몸은 식은땀에 범벅이 되있다.

 

 

" 다행이네요.. 곧10분뒤에 마감인데 급하게 찾으시는거 있으세요? "

.

.

.
.

 

!! !! 

 

아...   이건 또 무슨 개소리야.

 

 

" 마감이라뇨 ? "

 

 

먼놈이냐 라는 표정으로 나를 위아래 잠시 흝어보더니. 직원이 말했다.

 

심지어 그 눈에는 나를 경계하는 듯한 늬앙스도 풍겼다.

.

.

" 아니.. 저희도 마감을 해야 문닫고 집을가죠 손님"

.

.

.

식어가는 식은땀이 다시 폭포수처럼 흘렀다.

 

 

" 펴..  편의점에 마감이 어딨어요? "

 

 

나를 보는 직원에 모습은 이제 이상한 사람취급하는 눈빛에 더 가까웠다.

 

 

" 무슨소리에요.. 편의점이니까 마감을 하죠 "

 

 


"으아아악 !!!! "


 

 

나는 직원을 밀치고 그대로 가게밖을 나갔다.

 

 

이럴수가..  이럴수가..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변화되 있다는걸 2개나 알아버렸다.

 

남은기회는 7인가. 이제 어떤식으로 내 숨통을 조여오는지 알았다.

 

 

바깥은 위험하다.  나는 지금당장 집으로 가야한다.

.

.

.

숨이차게 뛰어가며 심장은 쿵쾅쿵쾅 요동쳤지만

 

머릿속은 스릴러 영화에서나 본 장면처럼 재빠르게 돌아갔다.

 

남은기회는 7번. 

 

 

이건 너무 의도적이다.

 

 

그 악마새끼는 이런식으로 발버둥치는 내 모습을 보며 낄낄대고 있는것인가?

 

 

절대그렇게 쉽게죽진 않겠어.

 

 

폭팔하는 심장같이 내 뜀박질은 급하게 집으로 향했다.

 

 


더이상 밖에 있는건 위험하다.

 

 

세계가 뒤틀린건지. 악마가 장난쳐놓은건지 모르겠지만.

 

이 세계에선 평범하지만 나에겐 이질적인 것들을 

 

의식하게 되는 순간.. ! 

 

나의 죽음은 가까워지는것.

 

 

내 걸음은 채찍질 당하는 말처럼 내 달렸다.


 

 

" 끼이이익 ~~!! " 

 

 

순간적인 싸이렌소리. "위잉~! 위잉 ! "

 

 

굳어있는 내 몸은 상황을 판단하고다시 풀렸다.

 

 

뒤이어 차에서 들리는 기계적인 확성기소리.

 

 

"학생 ! 골목에서 뛰지마세요. 위험하니까. "

 

 

갑자기 골목길에서 튀어나온 나를보고 놀랐는지,

 

경찰차 안에 아저씨도 나를보며 손가락 질을 하고있었다.

 

무어라 말하는지 들리진 않지만..


머쓱히. 죄송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한번 숙인뒤. 몸을 뒤로 빼자

 

아무일없었다는 듯이 경찰차는 내 앞을 지나가고있다.

 

그리고 나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경찰차에 뒤꽁무니를 보게되었고.

 

시야에 번호판이 눈에 들어왔으며

.

.

.

이미 고개를 돌려버리기엔 늦었다.


.

.

 

번호판은 빨간색이였다.

 

눈앞이 하얘졌다. 제발 잘못본것이길 생각했지만.

 

 

아버지에 타고난 시력을 물려받은 나는 이미 빨간번호판이 비디오 동영상 처럼


머릿속에 펼쳐졌다. 

 

주변 골목길에 박스나열하듯 주차된 자동차에 번호판을 의식해보니 온통


빨간색이다.


더 이상은 안된다. 집에가야한다.

 

 

이제 남은건 6번.


 

 

ㅡ 철컥 ㅡ

 

 

" 헉...  헉.. "

 

 

거친숨을 내쉬며 집안에 들어오자

 

 

안방문이 열리며 거실에 인기척이 느껴졌다.

 

 

" 어딜그렇게 급하게 다녀와?? "

 

 

자다가 깬듯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불이켜지고 . 걱정스런 아버지의 얼굴도 보인다.

 

 

" 아..  별거아니에요. 저좀 쉴께요. 아버지. "

 

 

도망치듯 방으로 들어온 난 그대로 침대에 몸을 던졌다.

 

 

 

이건 기회고 나발이고 날 죽일려고 작정을 한것이다.

 

 

밖에 나가는건 위험하다. 집안에만 있어야하나..

 

 

너무 두렵다. 꿈이길 바라지만 장농속 깊숙히 금괴 와 돈뭉치는 그대로있다.

 

 

"이대로 당할순없지.. "  차분히 생각을 정리했다.

 

 

4달 어떻게보면  긴 시간이지만 집안에서만 조용히 지낸다면

 

 

버텨볼만도 하다. 최대한 TV.인터넷은 보면안된다.

 

위험요소를 하나하나 없애면 된다고 생각할수록 마음이 편해졌다.

.

.

.


.

.
어느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책상위에있는 전자 시계를 바라봤다.

 

 

04:59분 45초

 

 

새벽내내.. 공포와 흥분으로 잠도 제데로 못잤다.

 

 

멀뚱히 시선을 고정하던 나는.

 

 

!!!


!!!

 

 

다시한번 몸이 미친듯이 걷잡을수없게 떨릴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나는 점점 미쳐가고있다. 정신병이 걸릴듯 너무나 혼란스럽다.

 

내 방은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방금전에 본것만큼은 제발아니길 빌고있다.

 

 

난 책상앞에 움직이지 앉는 석상처럼 그대로 굳어

 

 

책상위 전자시계만 바라보고있었다.

.

.

.

05시35분32초

 

 

눈은 오로지 인류역사와 함께한 숫자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05시59분57초
.
.


05시59분58초
.
.
.


05시59분59초
.
.
.

.

.

.
05시60분1초
.
.
.

.

.
05시60분2초

.
.


이미 내얼굴은 일그러질데로 일그러진 상태다.


05시60분59초

.
.
06시00분01초

.
.


순간. 분노가 느껴졌다.  이런 병신.. !!

 

 

그냥 넘어갈수 있는건데 그걸 보고말아서 또  기회치를 날려먹었다. 

 

아예 눈을 감고있어야 하나..  눈을 감다보니 나도 모르게 잠이들었다.

 

잠으로 이 악몽같은 순간을 벗어날수 있다면..

.
.
.
.

.

 

햇살. 골목길에 차다니는 소리. 

 

 

아침이 오고나서 잠이깬 나는 이 모든게 꿈이길 바랬지만.

 

시계에 펼쳐진 09시60분12초 라는 지랄같은 숫자를 보며 다시 현실을 인지했다.

.
.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악마는 대놓고 내 목숨을 원한다.

 

살려고 발버둥 치는 내 모습을 보며 재밌다는 듯이 감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점점 무감각해지는 느낌. 될대로 대라는 생각이 더 강하다. 

 

어쩌면 나는 그냥 죽음을 단념하는지도.  내가 그렇게 전생에 못될짓을 했나?

 

이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느슨해진다.  될대로 대라지.

 

 

휴대폰을 꺼내 자주시켜먹던 야식집 전화번호를 눌렀다.

 

 

 

"지금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

 

 

 

번호가 바꼇나?  냉장고옆 전단지를 다시 찾아봤다.


..

..

 

 

후 ㅡ 이젠 놀랍지도 않다.

 

 

(맛좋다 ~! 야식 ! 24시간)
02-49954-0098-8704

 

 

말도 안되는 번호를 누르며 볶음밥이나 시켯다.

 

이제 4번인가.. 죽기전에 밥은먹어야지.

.
.

.

.


뒤이어 중국집 오토바이 소리가 들리며 식사가 도착했고,

 

나는 건내받은 거스름돈에 200원이라고 적힌 독도 문양이 새겨진 동전을 두개 받았으며. 

 

다 포기하고 켜버린 TV를 보니, 유명한 공중파 방송채널 하나의 알파벳.

 

앞글자가  바껴있단걸 알았고.

 

조금 더 시청하자, 우주과학프로그램에서 태양계의 행성 지구와 화성 사이에

 

듣도보도 못한 행성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아나운서의 내래이션을 보고 더 이상 안될것 같아.

 

 

TV를껏다.

 


 

" .. 아주 콤보구만.. 아예 그냥 죽여,  이제 남은건 1번인가.. " 


모든게 허무해지기 시작했다.

 

 

악마가 원하던건 대놓고 내 목숨이라는것이 확실해졌다.

 

 

기회따윈 없었다.

 

그래. 이제모르겠다.

 

죽기전 마지막 여생은 신나게 즐기자 .

나의 발걸음은 조용히 집밖으로 향했다.

.
.
.
.
.

.

.

그렇게 약 4주가 흘렀다.

 

핸드폰은 꺼놓은지  오래됐으며 다 포기하고 흥청망청 놀았지만.

 

 

눈에띄게 변화된 것들은 없었다.


 

 

악마가 나에 이런모습을 불쌍하게 느낀건가?


 

 

아니면 아무생각없이 노느라 내가 다른것들을 미쳐보지 못한건가?

 


꽤 많은곳을 돌아다니고 즐겼지만


 

특별한건 발견되지 않았다.

 

 

이 못된 장난을 이젠 그만둔건가?

 

 

평화로운 일요일.

 

 

아버지와 함께 웃으며 TV를 보는 내 모습에 나는 괜히 숙연해졌다. 

 

 


어쩌면 아버지보다 먼저 이 세상을 등지는

 

 

불효자가 될수도 있으니..


 

 

그런생각을 하니 괜히 슬퍼져,

 

 

며칠전부터  가슴속 묻어둔 부자간의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그럴때마다 무슨 고민있냐고.

 

 

되물어 보시긴 하셨지만 그럴때마다 난 웃음으로 답했다.


 

 

어떻게 하다보니 한달이란 시간이 지났고

 

 

이대로라면 남은 3달을 버틸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의절망하는 모습을 보며  악마는 즐거워했을지도.

 

마음을 단념하고 다 포기해버리니 별일 안 일어나지 않았던가?

 

아마, 악마는 그런 나의 공포를 먹고 자랐을지도 모른다.

 


이젠 돈이고 뭐시고 필요없으니

 

 

그냥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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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동"


??

 

 

 

초인종이 울린다. 다행히 선잠이 드신 아버지는 아직깨지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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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컥~"

 

 

문을 열자. 처음보는 중년의 아주머니가 가방을 들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류더미들로 보아하니 보험설계사? 

 

 

곧 내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퍼진건가?

 

 

순간 짜증이났다.

 

 

 

" 누구세요 ? " 

 

 

 

"핸드폰은 왜 꺼놨어! "

 

 

 

하이톤에 목소리  .. 이 아줌마가 무슨 소리를 하는걸까. 

 

 

생각할틈도 없이 내 뒤에서. 로우톤에 잠이덜깬듯한 아버지의 목소리가

 

 

슬로우 비디오처럼 내 귀를 지나가며 앞으로 울려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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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보.  잘갔다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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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순간적으로 세상이 하얘지며. 번개치듯 번쩍하더니

 

모서리부터 중앙까지 암흑으로 뒤덮히는걸 마지막으로 보았다.

 

 

 

 

 

" 쿵 "  

 

 

 


심장이 멎었다.

모든건 아련히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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