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할아버지

유시21 작성일 12.07.11 11: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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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 동생분이 돌아가셨다. 당시 난 군 생활중이였고 아버지 가 돌아가시면서 상병휴가 붙여서 20일 정도 나와 있었던거 갔다. 정신없이 이일 저일 처리하다, 복귀 전날 시골 할머니 댁에서 하루 묵었다. 당시 시골집은 아궁이가 있고, 외양간이 있는 전형적인 시골집이여서 주위에는 인가도 드물고 한적한 곳이였다. 시골이 그렇듯 일찌감치 저녁식사를 하고 티비를 보고 있을적에 전화벨이 울렸다. 작은 할아버지의 부고를 전하는 전화였다. 할머니는 그렇게 또 눈시울을 붉히셨다. 어릴때 부터 곰보할아버지라고 불리우던 분이다. 무서워도 했고, 좋아도 했던 분.. 워낙에 화통하시고, 술 좋아하시던 그 분 이였다. 그 날은 시골이라 어쩔수 없이 그냥 잠자리에 들었다. 주위에 차 있으신 분도 없거니와 버스도 끊긴 시간이라 어쩔 도리가 없었다. 작은 안방가득 모기장을 두르고 할아버지 할머니 나 이렇게 셋은 나란이 누워 잠을 청했다. 머리속이 복잡해서인지 쉽게 잘수가 없었다 한참을 뒤척이다 잠깐 잠든거 갔은데 이상한 기분에 눈을 떴다 그리고 그때 처음 보았다. 검은 안개가 덩어리로 뭉쳐져 사람 모양을 하고 할머니 머리 맞에서 쉴새없이 절을 하고 또 하는 모습을.. 아니 절 보다는 업드려 통곡하고 있는듯한 그 기괴하고 이상하게도 슬픈 모습을..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한참을 바라봐도 흐트럼 없이 할머니 머리 맞에서 머리를 조아리고 있던 그 검은 안개는 어느순간 사라졌다. 안녕히 가세요. 짧은 인사를 했다. 당황되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그냥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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