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보는 잠들수없는밤의 기묘한이야기3

이얘쁜 작성일 12.08.19 22: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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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요즘에 악몽에 시달려요. 어쩌죠?"
나는 떨리는 목을 애써 참으며 천천히
내 앞에 있는 의사에게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나에게 물을 권했다.


"감사합니다. "


그리고는 의사는 나에게 악몽의 내용을 물어보았다.
"평범하게 일상을 지내다가 밤만 되면 제가 사람을 죽여요.
그리고는 집에 들어와서 이불을 덮고 자는 겁니다."
그러자 의사는 무언가를 메모에 꼼꼼히 적었고
나는 무슨 내용을 적는 지 궁금하였지만 애써 참으며

천천히 이야기를 이어 했다.


"처음에는 그냥 넘겼는데, 가면 갈수록 수법도 다양해지고

죽이는 방법도 끔찍해져요.
그 꿈을 연속으로 꾼 지 이제 56일 정도 됩니다."


"자 그럼."


드디어 의사가 말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팍.]

의사가 의자를 들어 내 머리를 쳤다.

피가 주룩주룩 나고 침을 삼키기가 어렵다.


그런데 왜 안 아프지?

42.

잠을 자고 있는데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툭.......... 툭..........

우리 집엔 아무도 없어 깜짝 놀란 나는 불을 키고 문을 살짝 열었다.

문 틈새로 살짝 보니 피가 묻은 흰 소복을 입은 여자가

천천히 내 방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너무 무서운 나는 일단 장롱 안으로 들어가 숨었다.

잠시 후 내 방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무서웠던 나는 기도를 하며 장롱안에 웅크려 있었다.

10분이 지났을까? 아무 기척도 느껴지지 않아

장롱 열쇠 틈새로 살짝 밖을 봤다.

그러나 밖은 검을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또 10분 후 다시 밖을 봤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43.

어느날 그녀남자친구에게 생일 선물

이쁜 보석이 박혀있는 반지를 선물받았고

그반지가 너무 예뻐서 잠을 잘때도 항시 착용하고 잠을 잤다.


신비한 푸른빛이 감도는 그 보석은 마치

스스로 빛나듯 보였고,

보고있노라면 몽롱한 기분까지 들었다.

너무 빼지않고 오래도록 끼고있어서 그런가그녀의 손가락에

약간의 부스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반지를 너무 아꼇다.
그남자와 헤어지고난후 반지를 볼때마다

가슴아픈 그녀는 팔기로 결심한다.

그반지와함께 들어있던 보증서를 읽기시작한그녀


그 반지의 상품은 cesium 137 이름도 너무 이뻣다.


아마 137은 이반지가 한정품이라 번호가 메겨진듯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의 눈동자는

점점 푸른색으로 아름답게 빛나기 시작했다.

44.

2층 아파트 같은 건물로,

콘크리트 벽이 너덜 너덜해질 정도로 오래된 곳이었다.

유리도 대개 금이 가 있고,

회칠도 군데 군데 벗겨져 그야말로 흉가라 할만한 곳이었다

근처 마을 사람들도, 그 흉험한 모습에 낮에도 가까이 오지 않는 곳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친구와 담력 시험의 일환으로

그 흉가에 갔다와야만 했다.

조금 꺼름칙 했지만 당시 시간이 한낮이었기에,

나와 친구는 건물 2층까지 올라가 내부를 탐색해 보기로 했다.

외부나 1층에선 그다지 특별한 건 없었다.

그러다 2층에 올라가 복도를 둘러보던 중 2층 방문 중 하나에

글귀가 적혀 있는 게 보였다

친구랑 같이 근처에 다가가 확인해 봤더니, 문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 나는 이 방에 있어」


두려움보다 호기심이 앞선 나는 친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방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문을 열고 약간 어두침침한 방안으로 들어섰다. 몇 발자국 걸었을까,

어느 새 우리 앞을 벽이 가로 막았다.

낙담한 나는 그냥 돌아가려다가 벽에 적힌 또 다른 글귀를 보게 된다.


「 나는 옆 방에 있어」


조금 무서워졌지만, 글귀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보았다.

조금 좁은 복도 양측으로 방이 있었는데, 그 한가운데 벽엔


「머리는 이쪽, 몸은 이쪽」



친구는 이걸 본 순간, 큰 비명을 지르며 도망쳐 버렸다.

하지만 오기가 생긴 나는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억지로 눌렀다,

그리고 용기를 내소 오른쪽 방문을 열어 보았다.

방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있는 거라곤

내 맞은 편 벽에 크게 적혀 있는 글자와 화살표..



「 내 몸은 이 아래 있어」



화살표를 따라 바닥을 보자 거기엔





「뒤돌아 보지마, 이방으로 내머리가 오고있어」

45.

환자: 선생님, 고민이 있습니다.
의사: 뭐지요?
환자: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입원비를 낼 돈이 없습니다.
의사: 혹시 생명보험에 가입했나요?
환자: 네.
의사: 그러면 괜찮습니다. (라며 환하게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46.

중학생 때 난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괴롭지는 않았다.
A라는 같은 반의 여자아이 덕분이었다.

A는 얼굴도 예쁘고, 성적도 좋았다.
게다가 운동까지 잘해 모두에게 인기 있었다.

난 반 아이들에게 무시당했지만,
A만은 상냥하게 말을 건네주었다.
하지만 나와 달리 친구들이 있어서 언제나 나와 함께 있진 못했다.

그런 A가 갑자기 전학하게 되었다.
여태까진 A가 있어서 괴롭지 않았지만 이젠 그녀가 없으니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A가 전학가고나자 반 아이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었다.
아마 A가 모두들에게 나와 친하게 지내달라고 부탁하지 않았을까.

어른이 된 지금도 그녀에겐 감사하고 있다.

47.

그는 고교생.
선천적으로 심장에 장애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열린 연례 행사였던 마라톤 대회.
의사나 가족, 클래스메이트가 모두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출주를 결의했다.

「모두와 함께 달리고 싶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최하위로 골인했지만 골인 지점에서는 클래스메이트 전원이 그의 완주를 박수로
축하해주었다. 그러나, 그 레이스가 그의 심장에 준 부담은 상상 이상이었고, 결국 그는 돌아오지 못할
사람이 되고 말았다.

문득 그 날이 떠오른 나는 그와의 추억이 남아있는 마라톤 대회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골인 순간을 찍은 사진 한 장에 손을 뻗었다. 웃는 얼굴로 박수를 치면서 그를 축하하는 클래스메이트들.
박수의 타이밍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 모두가 손바닥을 맞춘 상태에서 사진이 찍혔다.

그래, 마치 무엇인가를 비는 것처럼···

48.

오늘도 야근이다.

지친 몸을 질질 끌고 집으로 향했다.


지하철 승강장에 놓인 의자에 힘없이 앉았다.


막차를 알리는 안내가 승강장에 울린다.


문득 바라보니 승강장에 나 혼자였다.


역시 휴일에도 밤까지 일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 걸까.

하지만 그 때, 에스컬레이터에서 작은 여자아이가 달려 나왔다.


곧 뒤에서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도 달려 나왔다.


이윽고 어머니는 딸의 손을 잡고 승강장에 섰다.

점점 지하철이 가까워지는 소리가 들려 일어서려고 하는데,


갑자기 아까 어머니가 아이 손을 잡고 승강장 아래로 뛰어 내렸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정신이 멍해졌다.


아니다,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이라면 늦지 않았다. 내가 뛰어 내려 모녀를 구하는 수밖에!

"당신 지금 뭐하는 거야?"

뒤에서 날 부르는 소리를 들렸다.


역무원이었다.

"지금 사람이 떨어졌습니다!"

지하철이 들어왔다. 제길, 늦었다.


눈물이 흘러 넘쳤다.


몸이 부들부들 떨린다.

내 얼굴을 무심히 쳐다보던 역무원이 말했다.

"처음엔 저도 놀랬죠……."

49.

마을 골동품상에는 바이올린 한 대가 있었다.
어느 날, 가게에 한 소년이 와서 물었다.

"그 바이올린, 얼마에요?"

주인이 가격을 말하자, 소년은 돈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소년의 얼굴에 실망이 가득했지만, 나중에 돈을 가지고 오겠다며 돌아갔다.

며칠 뒤.
주인은 소년이 신문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걸 우연히 알게 되었다.
소년은 자신의 몸에는 버거울 만한 자전거에 신문을 쌓고 비탈길을 오르고 있었다.
열심히 페달을 밟는 소년의 모습을 주인은 가만히 응시하고 있었다.

주인이 여느 때처럼 가게를 보고 있는데, 정장을 입은 신사가 방문했다.
남자는 가게 안의 골동품들을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바이올린에 눈을 뒀다.
주인을 향해 이건 얼마입니까. 라고 물었다.

주인이 아니, 그 바이올린은……. 라고 우물거리자,
남자는 이 바이올린이 마음에 들었다며, 바이올린 가격의 몇 배나 되는 돈을 꺼내 주인 앞에 두었다.

주인은 생각지 못한 금액을 앞에 두고 고민했지만,
죄송합니다. 역시 팔수는 없습니다. 라고 남자에게 고했다.
남자는 굉장히 아쉬워했지만, 어쩔 수 없이 돌아갔다.

그리고 수개월 후.

"그 바이올린, 아직 있습니까?"

신문 배달로 모은 돈을 가지고, 소년이 가게에 왔다.
하지만 가게 안에 바이올린이 보이지 않는다.

소년이 두리번거리며 바이올린을 찾자,
주인이 미소 지으며 나타났다.

"기다렸다."

아무에게도 팔리지 않게 숨겨둔 바이올린을 가져와 소년의 앞에 내밀었다.
소년은 정말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소년이 눈을 반짝거리며 바이올린을 잡으려고 하자,

콰직!

주인이 바이올린을 꺾어 부셨다.
망연자실한 소년을 향해 주인이 한 마디 했다.

"이것이 나의 즐거움"

50.

겨울 어느 날.
다섯 명의 산악인이 눈 산에 갔다.

산에 오르고 있는데, 갑자기 날씨가 나빠져서 조난당했다.
추위를 참으며 산장을 찾고 있었다.
한참 걸으니 간신히 산장을 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산장은 무척이나 추웠다.
불을 지필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다섯 명은 추위를 견디기 위해 산장의 모퉁이에 앉았다.
그리고 30분마다 옆 모서리의 사람에게 터치,
그 사람은 다음 모서리의 사람에게 터치.
이런 식으로 추위를 견뎠다.

그 후 다섯 명은 무사히 구조되었다.
기자가 다섯 명에게 어떻게 추위를 견뎠냐고 물었고,
추위를 견뎠던 일을 자세하게 이야기하자, 당신은 상당히 실망스러운 얼굴이었다.

51.

녀석은 부정하고 있지만,
사실 녀석이 유령을 볼 수 있는 걸 난 알고 있다.

오늘도 함께 걷고 있는데,
반대편 건널목에서 할머니를 업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남자는 수상하다는 듯이 이쪽을 계속 쳐다보고 있었다.

파란 불이 켜졌다.
건널목을 지나면서 아까 남자와 마주치는데,
친구가 남자를 보며 말했다.

"무시하세요. 옆에 있는건 유령입니다."

52.

어느 남자가 사주(蛇酒)를 만드는 방법을 조사했다.

1. 물을 넣은 병에 살무사를 산 채로 넣는다.
2. 일주일 정도 물을 갈면서 여분의 배설물이 나오는 걸 기다린다.
3. 전부 나오면 물을 버리고, 소주를 반 정도 넣은 후 살무사를 약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4. 살무사가 약해지면 소주를 다 채운 후에 3년 정도 숙성시킨다.


책에는 이어서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었다.

사주가 자양강장에 효과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제조과정 중에 살무사는 소주가 가득 찬 병에 갇히게 되는데,
이때 살무사는 괴롭다! 죽고 싶지 않다! 이런 심정에 필사적으로 움직인다.
원래 생명력이 강한 살무사는 더욱 필사적으로 살려고 한다.
이 생명력이 소주에 녹아 살무사주가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것을 읽고 남자는 깨달았다.
지금부터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좀 더 오래 살고 건강해지기 위해.

10년 후 산에서 한 남자가 체포되었다.

용의는 연속 유괴 살인.

남자의 은둔지에는 술 창고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1m 정도의 단지가 있었다.
단지 밑에는 수도꼭지가 붙어있었는데 용도는 불명.

창고에는 술이 몇 개 저장되어 있었는데,
경찰은 모두 버렸다고 한다.

기자가 단지에 뭐가 있었냐고 물었지만 경찰은 아무 것도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단지는 즉시 파괴했다고 한다.
왜 파괴했는지 답변은 들을 수 없었다.

과연 무엇이 있었는지는…….

53.

신혼부부가 아파트로 이사 왔다.
시세보다 저렴해서 선택한 곳이지만, 낡은 아파트 건물은 어쩐지 음침해서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이사 당일, 옆집에 인사하려고 했지만 정리할 게 많다보니 인사를 하게 된 건 사흘이나 지나서였다.

남편이 출근한 사이, 아내 혼자 인사하러 가니, 옆집 남자는 굉장히 퉁명스럽게 대꾸하며 바로 문을 닫았다.

여자 혼자 사는 걸 탐탁치 않게 생각한 것 같았다.

기분 나빴지만 다음 날, 신혼부부 집에 장난전화가 걸려오기 시작했다.
남편이 있을 때는 걸려오지 않지만, 아내가 낮에 혼자 있을 때면 무언의 전화가 걸려오는 것이었다.

신혼생활이 즐거워 처음에는 신경 쓰지 않았지만, 점점 걸려오는 전화가 거슬리기 시작했다.

남편이 퇴근하는 시간이 길게 느껴졌다.

옆집 사람의 퉁명스러운 태도가 신경 쓰이던 아내는 결국 참지 못하고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다.

옆집 사람의 장난이라고 생각한 남편은 아내와 함께 바로 옆집으로 갔다.

"오, 오해입니다.
저는 댁 전화번호도 모르는 걸요?"

옆집 남자는 당황해하며 오해를 필사적으로 호소했다.
그리고는 이상한 이야기를 했다.

"사실 며칠 전에 부인께서 인사하러 오셨을 때 솔직히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처음 이사하셨던 날에 다른 여자 분이 먼저 인사하러 오셨거든요……."

부부는 당황해서 집을 돌아가니, 현관에 있었던 아내의 신발이 멀리 내팽겨져 있었다.

54.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엄마와 살고 있었다.

하늘이 무너질 정도로 비가 많이 오는 날 밤이었다.
엄마와 텔레비전을 보며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현관 벨이 울렸다.
밤에 우리집을 찾아올 사람이 없었기에 의아했다.

"누구세요?"

라고 묻자,

"죄, 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라는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목소리 느낌으로는 40대 정도.
묘하게 벌벌 떠는 느낌이 이상했다.

"누구세요? 혹시 엄마 아시는 분이세요?"
"모, 모, 모릅니다. …초면에 죄송합니다. …길을 잃어버려서, 그래서……."

이야기를 잘 이해할 수 없었다.
보다 못한 엄마께서 인터폰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나는 대체 누굴까 하고 현관 옆 창문으로 봤다.

창문 너머로 본 여자는 이상한 사람이었다.
목소리는 40대였는데, 밝게 염색한 머리에 모자를 눌러쓰고,
밝은 초록 블라우스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었다.

분명 이상한 사람이 틀림없다!
엄마께 밖에 있는 사람이 이상하기에 절대 열어주면 안 되겠다고 이야기했지만,
엄마께서 쓴웃음 지으시며 말씀하셨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는데, 우산도 없이 걸어 왔다는 사람을 어떻게 그냥 보내니. 우산이라도 빌려드리렴."

그 날은 확실히 비가 많이 오는 날이었다.
나는 이미 그 사람의 모습을 봤기에 엄마의 친절을 원망했다.
나는 우산을 가지러 베란다로 가고, 엄마는 현관으로 향했다.

그 때였다.
엄마의 고함 소리가 들렸다.

"어서 돌아가! 돌아가라고!"

평소 엄마의 고함 소리를 들은 적이 없어서,
너무 무섭고 당황스러웠다.

현관으로 가니 여자가 체인 걸린 문을 억지로 열려고 하고,
엄마께선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셨다.
나는 곧바로 현관으로 갔고 나까지 합세해서야 겨우 현관을 닫을 수 있었다.

"엄마, 무슨 일 있었어?"
"아니, 아니 괜찮아. 무서웠지? 얼른 자자."

그런데 이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갑자기 현관 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띵동…….

나는 너무 위축되어 울면서 경찰에 전화하자고 했다.
하지만 엄마께선 침착하게 일단 지금은 무시하고 계속 그러면 경찰을 부르자 라고 하시며, 신경 안 쓰신다는 것처럼 잘 준비를 하셨다.

쾅! 쾅!

이윽고 현관을 발로 차는 소리가 들렸다.
30분 정도 지나자 소리가 그쳤다.
너무 시끄러워서 이웃집에서도 나온 것 같았다.
현관 너머로 이웃집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그대로 잠들었다.
이후 같은 일은 없었기에 어머니께서도 별 다른 언급은 하지 않으셨고,
그렇게 하룻밤의 해프닝으로 기억되었다.

몇 년이 지났다.


도시에 있는 대학에 합격하여 엄마와 떠나 혼자 살게 되었다.
자취방에서 첫 날, 엄마와 통화하는데 문득 그 날 일이 생각났다.

"엄마, 그 날, 무서워서 진짜 많이 울었던 것 같아. 괜찮을까, 자취하는 거?"

그러자 엄마는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날, 네가 너무 무서워해서 말하지 않았지만,
그 사람 정말 이상했어.

빗속을 걸어 왔다고 하는데, 비에 전혀 젖지 않았어.
그리고 왼쪽에는 방망이를 들고 있었고,
게다가 그 사람…… 남자였지."

나는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

"그러면 왜 경찰 안 부른 거야? 경찰을 불렀어야지."
"경찰 불러도 바로 도망갈 것 같아서 그랬지. 이미 여자 둘이 사는 집인 걸 알려졌는데 괜히 경찰 불렀다가……."

분명 그 때 그 사실을 알았다면 그 공포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엄마와 통화를 마치고 침대에 누웠다.
앞으로 문단속을 잘 해야겠다.
자취 첫 날부터 왠지 무서운 밤이다.
여러가지 생각이 들며 잠이 들려는 찰나, 갑자기 현관벨이 울렸다.

"죄, 죄송합니다. 우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55.

새로 이사한 자취방.
건물은 오래되었지만,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기분이 무척 좋았다.

그런데 이사 온 첫날부터 머리가 아프다.
다음 날 자고 일어나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어깨가 무겁다.
게다가 묘한 기척도 느껴진다.

아프다는 이야기에 여자친구가 바로 왔다.
여자친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방 안에 누워 있는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표정과 달리 방 안에 들어오자마자,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고 있다.

"누구한테 보내는거야?"
라고 물어도 응? 이라는 말로 제대로 대답하지 않는다.

예민한 탓인지, "설마 다른 남자?"
라고 되물었는데, 오히려 여자친구는 "자기야 말로 다른 여자랑 연락하는 거 아냐?"
라고 발끈하며 대답한다.

예상하지 못한 대답에 깜짝 놀랐다.
"날 의심하는 거야?"
라고 나 역시 발끈하며 핸드폰을 확인시켜주려는 순간,
문자가 도착했다.

악, 최악의 타이밍.
어차피 광고겠지 하며 문자를 확인하는데,
여자친구의 문자다


"절대 뒤돌아보지마!

아무것도 묻지 말고 빨리 방을 나가자!" 56. 지금 돌아왔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단 둘이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다.

어느 날부터일까.
밤늦게 돌아가면 "지금 돌아왔니?" 라고 어머니께서 물으셨다.

지금 왔다고 대답하면 "으응"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등을 돌리셨다.
뭔가 수긍이 가지 않으신 것 같았다.

다소 신경이 쓰였지만,
밥을 다 먹고 나면 까먹고 만다.
그리고 포만감에 빠져 잠이 들고 만다.

며칠 후.
모처럼 일찍 퇴근해서 거실에서 쉬고 있었다.
느긋하게 드라마를 보는데 머리 위로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천장을 바라 봤다.

이윽고 부엌에 계셨던 어머니도 아침밥을 미리 준비하던 손을 멈추고 천장을 보고 계신다.

2층 아버지의 서재를 천천히 걷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 서재를 돌아보는 기색이 느껴진다.

"……엄마, 혹시 이거였어?"
"……그래."

57. 텔레비전

야근하고 돌아가는 길.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서 물에 빠진 생쥐 꼴로 돌아왔다.

어딘가에서 비를 피하고 오고 싶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가 시작되는 시간이라 급히 올 수 밖에 없었다.
이래서 혼자 사는 건 불편하다.

속옷까지 젖었기 때문에 들어가자마자 목욕했다.
하루의 피로를 따뜻한 물로 씻겨 보낸다.
웃음소리가 들린다.
이미 드라마가 시작한 모양이다.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나왔다.

집이 어둡다.
마음이 급해서 조명도 켜지 않았던가.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은 눈으로 어두운 방에서 일단 전원을 찾는다.

코드……. 코드…….

코드를 찾아내고 전기를 켠 순간, 나는 눈치 챘다…….

58. 흉가의 낙서


우리 동네에는 흉가가 있다.
관리인이 죽어 오래전부터 운영하지 않게 된 여관이다.
음침한 분위기에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어느 날 밤.
친구와 술을 마시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평소라면 무서워서 가지 못했지만, 술기운을 빌려 친구와 함께 그 흉가에 갔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흉가의 모습에 조금 무서웠지만,
들어가 보니 역시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긴장했던 마음을 풀고 다른 방에도 들어가 보았다.

핸드폰 불빛에 희미하게 붉은 글자가 보인다.


라이터 불빛을 방 안을 살펴보니 온통 붉은 글자로 쓰여 있었다.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죽여버릴거야

집요할 정도로 방을 메우는 붉은 글자.
천장에까지…….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그 글자들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는 것…….


방 밖으로 나가는 게 무서워졌다.

59.

어느 날, 나는 숲을 헤매게 되어 버렸다.
밤이 되어 배도 고파져 왔다.
그런 가운데, 한 가게를 찾아냈다.


「여기는 어떤 레스토랑」


이상한 이름의 가게다.
나는 인기 메뉴의 「나폴리탄」을 주문한다.
몇분 후, 나폴리탄이 온다.나는 먹는다.


……어쩐지 이상하다.짜다.이상하게 짜다.머리가 아프다.
나는 불평을 늘어 놓았다.


점장:「미안해요. 다시 만듭니다. 돈은 받지 않아도 좋습니다.」


몇분 후, 나폴리탄이 온다.나는 먹는다.이번에는 멀쩡하다.


나는 가게를 나온다.


잠시 후, 나는 눈치채 버렸다……
여기는 어떤 레스토랑……
인기 메뉴는……나폴리탄……

60.

바다에서 조난 당했을 때에, 쇠약한 선원이 동료에게 먹인 어떤 스프.
그 바다 거북이의 스프 맛은 최고로 맛있어서
그는 그 환상적인 맛을 일생 잊은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무사히 생환해 성공한 그는,
평화롭게 태어나서 2번째 바다 거북이의 스프를 사먹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마디 중얼거린 뒤 심장 마비로 죽어 버렸다.
「아, 이것은 거북이의 고기가 아니다」

61. 우리집 근처의 여자아이

우리집 근처에 여자 아이가 이사해 온 것은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였다.


그녀의 집에는 아빠가 없었다.


엄마는 어린 나의 눈으로 봐도 아주 젊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녀와 나는 다른 반이었지만 금새 사이가 좋아졌다.


그녀는 밝은 성격이 아니라 친구가 적었다.


책만 읽고 있어 친한 친구가 없었던 나와 그녀는 서로 집에 놀러다니며 사이가 좋아졌다.


그러던 중 그녀는 고민거리를 말해주었다.


엄마가 자주 때리는 것.


같은 반 여자아이가 괴롭히는 것.


좋아하는 남자 아이가 있지만 그 소년은 다른 여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것.


처음에는 내가 주로 말하는 편이었지만 요즘에 와서는 보통 그녀가 이야기하고 나는 듣는 쪽이 되어 있었다.

어느날부턴가 그녀는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좋아했던 남자 주위의 여학생들에게 집단 괴롭힘을 당했던 모양이다.


그녀는 나를 만날 때마다 자신을 괴롭히는 여자애들이 밉다고 했다.


그 괴롭힘을 못본척 하고 있던 반친구들 모두 다 밉다고 했다.


그리고 현실성이 없는 복수나 반친구들의 욕을 끝없이 계속 이야기했다.


나는 단지 조용히 맞장구만 쳐주었다.

중학교에 올라가자 그녀의 행실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밤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고 놀러다니고, 언제부턴가 담배도 피우기 시작했다.


가정환경도 악화되어서 깊은 밤중에 갑자기 엄마와 크게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민신고로 경찰이 집에 온적도 있었다.

이웃들이나 학교 친구들과도 사이가 나빠져서 낙서나 쓰레기를 던지는 등의 질 나쁜 장난이 그녀의 집에 행해졌다.


한 번은 편지함에 죽은 고양이 시체가 들어가 있던 적도 있었다.


어머니도 나에게 그녀와 가까이 지내는 것을 그만두라고 말씀하셨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그녀는 밖으로 전혀 나오지 않고 방에만 틀어박혀 있었다.


나도 그녀의 모습을 보는 일이 부쩍 줄었다.


갑자기 늙어버린 듯한 그녀의 어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낮에는 절대로 밖에 나오지 않고


밥은 방문 앞에 놓고 가고


깊은 밤중 화장실에 갈 때만 나온다.


그렇게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오랫만에 그녀를 만나러 갔다.

그녀는 나와 만나는 것을 거부했다.


문너머에서 돌아가라고 고함칠 뿐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해도 입을 다물고 있었다.


문이 조금 열려 있길래 방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문틈새로 살짝 보인 그녀는 창백하게 여위어 있었다.


말라 비틀어져버린 걸레같았다.


나는 매일 그녀를 만나러 갔다.


부모님과 말다툼을 했다.


겨우 친해질 수 있던 친구와도 멀어져 버렸다.


그런데도 매일 그녀의 집으로 만나러 갔다.

그러다 그녀와 겨우 문너머로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고 있던 일


상습적으로 물건을 훔치다 경찰에 잡힌 일


남자 친구가 생겨 기뻐했는데 피임에 실패해서 아이가 생기자마자 도망가버린 일


도움 받고 싶어서 상담한 모친에게 반광란 상태로 맞은 일


아이를 낙태한 일


죽으려고 했던 일


손목을 그어버린 일


예전처럼 그녀가 일방적으로 계속 이야기하고 나는 맞장구를 친다.


내 의견을 물어올 때는 될 수 있으면 무난한 방향으로 말한다.

그러다 그녀가 방에서 나왔다. 아르바이트도 시작했다.


점점 성격도 밝아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고맙다고 말했다.


어느 날 그녀는 집 근처 빌딩에서 뛰어 내렸다.


아래쪽에 풀밭이 있었고 그렇게 높지가 않아서 목숨은 건졌지만

척추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평생 휠체어 신세를 벗어날 수 없다고 한다.


침대에 누운 그녀는 울면서 사과했다.


엄마와 나에게 폐만 끼치고 있던 것이 너무나 미안해서 뛰어 내렸다고 했다.


울고 있는 그녀를 위로했다.

드러누운 채로 울고 있는 사람을 위로하는 것은 어려웠다.


위로하면서 그녀에게 프로포즈했다. 결혼을 전제로 교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는 온몸의 물기를 다 짜내려는 듯이 울면서

「진심이야? 이런 나라도 좋아? 정말로 좋아?」


하고 몇번이나 되물었다. 질문받을 때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주었다.


아주 오래전부터 널 좋아했어.


얼굴을 찌푸리며 반 친구들을 욕했을 때도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거칠어져 있었을 때도


일방적으로 계속 투덜거리며 불평하고 있었을 때도


네가 울면서 엄마가 때린다고 고백했을 때도


방에 틀어박혀서 마치 딴사람처럼 말라버렸을 때도


초등학교 때 네가 좋아하는 남자애 이름을 그 여학생들에게 알려줬을 때도


너의 집 편지함에 죽은 고양이를 집어 넣고 있었을 때도

너의 남자친구를 몰래 따라가 없애 버렸을 때도


다리의 감각을 잃고 하얀 침대에 삼켜질 것처럼 조그맣게 누워 있는 지금도


쭈욱 너를 좋아해.


이것으로 너는 완벽하게 「나만의 그녀」다.

우리 이번에 결혼합니다.

62.

어느 오후.

작은 새가 지저귀는 숲 속을, 한 명의 소녀가 달리고 있었다.

'엄마! 어디에 있는거야?'

외치는 소녀. 하지만 대답은 없다.

그러던 중 소녀는, 어떤 집 앞에 겨우 도착했다.

'여기군요! 여기에 있군요!'

그렇게 말하며 소녀는 문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에 있던 것은, 중간이 끊어져 있는 일기장 하나 뿐.

아무것도 없는 집안에 불쑥 놓여져 있다.

소녀는 살그머니 손에 들어 읽기 시작했다.

5월 16일

내일은 즐거운 즐거운 크리스마스.

선물이 가득. 매우 즐거워.

5월17일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산타씨가 오지 않는다.

5월18일

어제는 매우 즐거웠다.

산타씨에게 가득 선물 받아 버렸다.

그렇지만 이상한데. 그 선물 어디에 둔 거지?

9월33일

시계의 바늘이, 천천히 천천히 나에게 다가와.

12월65일

오늘이군요, 밖에 나와 보았어.

그랬더니 사람이 많이 있었어.

가득 많이 있었어.

그리고 전나무는 이상한 색이었다.

어째서 일까?

소녀는 돌연, 일기장을 덮었다. 소녀는 깨달아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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