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이 바로 장산범임.
해운대 장산이라는 곳에서 자주 보였다고해서 장산범이라고 불렸다고함.
다른 말로 와호(엎드린 호랑이)로도 불린다고함.
이 밑에 썰들은 내가 장산범이 너무 궁금해서 서핑하다가 발견한 썰들임.
#SSUL 1
우선 친할아버지에게 들었던 이야기부터....
이것은 전에도 말했듯이 내가 가진 가장 오래된 기억중의 하나다.
대략 5~6살때 들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어.
기억된 시간으로 따지면 23년 이상 된 기억인가...
디테일하게 그 기억을 되살리진 못해도, 전체적 줄기는 기억하고 있으니, 말해볼게.
어느정도 두리뭉실하더라도 그 부분은 이해해줘.
우리 할아버지는 함경북도 북청 출신이다.
그 할아버지가 말해준 전설이 있었어.
할아버지도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에게 들은 전설이라고 말씀해주셨던 걸로 기억해.
'범'이라는게 있다고 하셨다. 그게 호랑이냐고 물었더니
호랑이랑은 틀린, '범'이라는게 또 있다고 하셨었다.
그 '범'은, 매우 빠르고, 사나우며, 사람을 잡아먹는데,
그 '범'에게 먹힌 사람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창'이라는게 된다고 하셨다.
'창'은 '범'에게 "묶여서"(노예처럼 귀속된다는 뜻으로 추정)
'범'의 앞에 앞장서게 되는데,
그 '창'이 하는 역할은 자신이 살아 생전에 알고 지내던 사람을 꾀어내는 것이라고 하셨다.
우선은 '범'이 '창'을 만드는 내용부터 쓸게.
'범'은 매우 빠르지만, 달려드는 것 보다는 "꾀어내어" 잡아먹는 방법을 선호하는데,
보통 그 방법은
1.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 소리를 정확히 짚어내어 표현할 만한 단어가 한국어 중엔 없다고 할 정도로- 기묘한 소리를 내어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2. 또는 마치 여자가 흐느끼는 것 같은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이 역시도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사람을 꾀어내기 위한 것.
그렇게 사람을 꼬여내면, '범'이 사람과 눈을 마주치는데,
'범'의 눈에서는 마치 도깨비불 마냥, 푸른 빛이 이글거리는데,
한번 눈을 마추면 그것도 인지하지 못한 채, 멍-하니 계속 보고있게 되고,
몸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도 없게 된다고 하셨다.
그 상태가 이미 '범에 꼬인 것' 이라고 할아버지가 말씀하셨었어.
그 뒤에 이 '범'은 최면에 걸린듯 아무 저항도 하지못하는 사람을 물고는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데,
기어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것처럼 빠른 속도로 달린다고 하셨어.
(할아버지의 표현을 그대로 쓰자면 "날듯이 기어 달린다" 라고 하심)
힘은 매우 강해서 황소를 물고도 담을 넘을 수 있고, 산을 평지처럼 달릴 정도로
매우 빨랐다고 하셨다.
그렇게 보금자리로 돌아가서, 사람을 잡아먹는데,
그렇게 먹혀 죽은 사람의 영혼은 저승길을 가지 못하고,
'창'이 되어 '범'의 앞잡이가 된다고 하셨다.
'창'은 생전에 자신이 알던 사람들을 찾아가는데, 그 뒤를 '범'이 뒤따른다.
그렇게 '창'이 자신이 살아생전 알던 사람들의 집 앞에 도착하면
그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는데,
아주 간절히 불러서, 누구든 외면할 수 없을 정도로 매혹적인 소리라고 한다.
깊은 밤, 그렇게 문 밖에서 누가 간절히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
사람들은 '창이 저승길로 부르는 소리'라며 귀를 막았는데,
절대 대답하지 않는 것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하셨다.
그러나 창이 이름을 부르는 소리는 너무나 간절하고 애절하게 심금을 울려서
대답을 하지 않고는 못배기거나,
대답 전에 이미 문을 열고 뛰쳐나가는게 대부분이라고 하셨어.
그렇게 나가면 '창'의 뒤에 숨어있던 '범'에게 홀려 먹힌 뒤에
또다시 '창'이 되는거고.
지금까지 말한 상황이 되풀이 되는 것.
'창'은 정확히 세번 이름을 부르는데,
그 세번 모두 대답을 하지 않으면, 포기하고 돌아간다고 했다. 그럼 사는 거지.
그래서 누가 밤에 부르면 세번째까진 대답하지 않고, 네번째 불렀을 때에야
아 '창'이 아니라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대답을 했다고 해.
지금 말하는건 우리 할아버지가 고향인 북한의 함경북도 북청에서
할아버지의 할아버지에게 들었던 것을 나에게 들려주신 내용을 적는거야.
아주 오래전의 레스에도 썼지만, 레스들 읽다보니 내가 듣고 본 것에 대해
비슷한 점이 많아서, 쓰게 되었다.
더 자세히 여쭤보고 싶지만,
할아버지는 이미 13년 전에 돌아가셔서
더이상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순 없어.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서 써보았다.
이제 남은 건 내가 "겪은" 이야기인가..
내가 겪은 건, 십여년전, 십대 말..이었다.
부산에 그당시 사귀던 연상의 여자친구를 만나러 갔었는데,
툭하면 해운대 놀러가니 바다는 지겨워서
산 있으면 산이나 가자고 했다.
그래서 그 누나가 운전을 했고, 차를 몰고 어떤 산으로 가게 되었어.
정확한 산의 지명이나, 위치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점은 매우 안타깝다.
어떤 산 밑에 도착해서 적당한 곳에 차를 대고,
누나가 싸온 도시락을 양 손에 무겁게 -_-;; 들고 산을 올랐다.
올라가다 보니 계곡이라 해야하나 산개울이라 해야하나,
발 담그고 쉬기 괜찮은 곳이 있어서 그곳에 터를 잡았고,
물장난도 하고 도시락도 먹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었어.
그러다가 산정상 쪽을 얼핏 봤는데 뭔가 히끄무리한게 있더라.
뭐야 저건.. 하고 별 관심을 갖지 않았으나, 그게 움직였고,
어라? 하면서 주의깊게 보게 되었다.
누나가 뭘 그리 보냐길래 어 저거 봐봐 하니까 누나도 구름이잖아~ 라더니
어? 구름이 아니네? 저거 뭐지? 라고 했고
둘이 그것만 한동안 쳐다보고 있었다.
음, 호랑이가 허리가 길고 다리가 짧잖아? 그것처럼
몸이 매우 긴.... 무언가가 산을 오르고 있었는데,
호랑이나 개가 뛰는 것과는 달리,
기어간다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다. 기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속도는 매우 빨랐고, 마치 새가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듯
매우 빠른 속도로 산을 오르다가 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사라져버렸다.
나무에 가려서 더이상 보이지 않았어.
우리 대낮에 귀신본거가? 라며 누나는 말했고, 나도 보약이나 한첩 지어달라며
별 생각 없이 넘겼었는데...
그렇게 놀다가 도시락 먹고 나니 배부르고 등따시고 바람 솔솔 불겠다
잠이 솔솔 오더라.
그래서 잠시 낮잠을 청했는데, 얼마나 잤을까, 작은 볼일이 마려워서 깼다.
낮잠 자다가 작은 볼일이 마려워서 깬 나는, 쪼리 대충 찍찍 끌며 풀숲으로 들어갔고,
이상하게 누가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뒤통수가 허전하다랄까... 소름이 사악- 올라오는데,
별 신경 안쓰고 넘기기에는 너무나 소름돋는 시선을 느꼈어.
그러나 아무 생각없이 산에서 자다 깨서 오한이 드나보다..라고 생각하며
작은 볼일을 보고 돌아가기위해 뒤돌아서는 도중에 '그것'을 보았다.
뒤 돌아서다가 뭔가 힐끗 '푸른 것'을 보았는데,
응? ,뭐였지? 하며 다시 보게 되었다.
거리는... 걸음으로 20~30걸음 떨어진 곳에 나무랑 풀이 막 우거져 있었는데
그 풀 우거져서 어둠같은 그늘이 생긴 풀들 사이의 어둠 속에
파랗다기 보다는 푸른...빛이 두개 이글 이글 거리고 있었어.
마치 도깨비불을 보는 것 같지만, 도깨비불보단 작고, 이글거리는 정도도
마구 불타오르는 것과는 달리 아주 작고 약하게 이글거리고 있었지만,
뭔가 본능적으로 느꼈었다.
저거 위험해 저거 위험해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었는데
너무나 그 이글거리는 빛이 신기하고 묘해서 자꾸 쳐다보게 되더라.
위험하다는 본능이 마구 외치는데도, 더 가까이 가서 보고 싶을 정도로
묘한 그 '무엇'이었고, 멍- 하니 뚫어져라 보고 있었는데,
뒤에서 누나가 나를 찾으며 부르는 소리에 퍼뜩! 정신이 들었다.
정신이 들자, '그것'이 내는 소리도 들렸는데,
가래가 끓는듯, 그르렁대는 소리는 호랑이나 사자의 그르렁대는 소리와 비슷했지만,
소리의 톤은 쇠를 긁는듯, 여자가 비명을 지를때 목소리가 갈라지듯
매우 높고 날카로우며 여러갈래로 갈라지는 소리였어.
순간, 소리를 질러서 쫓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일반 산짐승처럼 소리를 지른다고 쫓을 수 있는 녀석 같지 않았다.
어둠 속으로는 희끄무리하게 그 불빛 주변으로 털들이 보이는 것 같기도 했고,
도저히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피운다 해도 쫓겨갈 녀석 같지가 않더라.
그래서 순간적으로 뒤돌아, 누나가 있는 방향으로 마구 뛰었어.
누나가 저 앞에 보일 때쯤, 살짝 뒤돌아봤는데,
그 두 개의 푸른 빛은 아직도 날 보고 있었고, (쏘아본다는 느낌이 강했어)
누나를 마구 부르며 누나에게 헐레벌떡 뛰어가서 다시 뒤돌아봤을 땐,
그 빛은 보이지 않았어.
누나 빨리 내려가자 빨리 내려가야돼 라는 말만 미친듯이 반복하며
부랴부랴 짐을 싸들고 내려왔고,
차에 타고 문을 꼭꼭 잠그니 그제야 안심이 되었다.
누나에게 설명을 하려 했으나 아직도 당황스러워서 말이 뒤죽박죽이었고,
잠결에 귀신이라도 봤는갑지 라며 누나가 다독여주길래
나도 그러려니 하고 어쨌든 살아남았으니 더이상 생각해서 뭐해 하고 쿨하게 넘겼지만,
그 때의 그 이글거리던 두개의 눈빛은 정말 잊을 수 없어.
제 정신이 들고는
요즘 세상에 야생맹수가 어딨냐 그것도 외국도 아니고 대한민국 금수강산에
라면서 꿈은 아니지만 현실성 역시 제로인
그저 잠결에 겪은 이상한 경험으로 치부하고 말았지만,
우연히 여기 와서 범 스레를 보다보니 어라, 나만 겪은게 아니네 라는 생각이 들었고
나 이외에도 그걸 보거나 겪은 사람이 여럿 된다는 것에 충격을 먹었다.
그 누나와는 그 후에 잘 사귀다가 헤어져서 지금은 연락처를 모르니
그 산이 어디에 있는 무슨 산인지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헤어지고 나서 강산이 한번 변했다 -_-)
아, 마지막으로 그 풀 숲 어둠 사이로 얼핏 보인 얼굴은
삽살개 얼굴 털이 막 뭉쳐있는 듯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게 털이 뭉친건지 다른 제보들처럼 얼굴이 뭉그러진 건지는
거리도 20~30발걸음 되는 거리인데다가, 풀 숲 어둠속에 있었기에 자세히 못봐서 모르지만,
내가 받은 느낌은 삽살개가 하도 안 씼어서 꼬질꼬질하게 털이 막 뭉친 것처럼
눈빛 주변으로 뭔가 우락부락 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푸른 눈빛은 파랗다기보다는..투명한듯 하면서 청록색이랄까.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
여튼 난 여기까지.
[출처] 장산범|작성자 유정
#SSUL2
이야기 바로 시작할게.
어머니 어리실적에 동생(외삼촌) 데리고 건넛마을 놀러 가셨다가
노는데 정신이 팔려 해가 뉘엇뉘엇 넘어가고 나서야 집에 돌아오셨데.
어머니 사시던 외가댁이 시골 깡촌 촌동네라서
마을과 마을 사이가 멀어서 야트막한 산을 넘어야만
외가댁에 귀향할 수 있었어.
(지금은 그 마을 너무 산 속에 있어서 사람 안살고 터만 있더라. 저수지에 낚시 하러 가면서 본적 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인게 박정희 가카가 경제 개발 새마을 운동을 한창
열 올리던 시절이라 새하얀 신작로를 촌구석 구석에 설치 되었는데 여기도
마을과 마을 사이를 그런 신작로를 설치해 놓아서
어두운 와중에도 새햐얀 신작로 바라보며 외삼촌이랑 손 잡고 집으로 돌아 오시게 되었어.
그렇게 어두운 길을 외삼촌 손 잡고 길을 걸어 오고 있는데 갑자기
"툭.."
"툭.."
이런 소리가 들리는 동시에 발에 뭔가가 흩뿌려 지는 느낌이 들어서
밑을 바라보니 마사토가 한 줌씩 두 번 뿌려져 있었데.
촌동네고 하니 길가에 흙 뿌려져 있는 경우는 다반사고 해서
잠시 착각했나? 하시곤 다시 외삼촌 손을 추스려서 길을 걸어 가시는데
몇 발자욱 안가서 또,
"툭.."
"툭.."
소리가 들리면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발에 누군가가 던진 흙이 맞는 느낌이 나셨데.
(그 장산범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던진 흙이 마사토라고,
농사 해 본 게이들은 봄에 모내기 한다고 뒷산에서 퍼와서 알텐데
마사토라고 물이 슝슝 빠지는, 마을 뒷산에 올라가면 있는 모판 만들때 쓰는 흙이 있어.)
여튼, 그와 동시에 외할머니가 어머니께 말씀해 주신 말이 떠오른거지.
'장산범이라는 짐승이 있는데 이 놈이 사람이 산길을 다니면 한 번씩 나타나서
흙을 툭툭 던져서 자신을 바라보게 한 다음에 눈 마주치면 사람을 홀려서 사람을 잡아 먹으니까
절대로 길 지나가다 흙 같은게 날라와도 그 방향을 쳐다보면 안된다.'
대충 이런 말씀이셨어.
그 때부터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시선은 앞을 바라보면서
삼촌한테만 들리도록 낮은 목소리로 말씀을 하셨데
"필승아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두리번 거리지 말고 앞만 보고 가라."
(삼촌 이름이 '필승'인게, 외할아버지께서 6.25 참전 용사셔서 그래)
그 후로 흙이 날아와도 동생 손 부여잡고 눈 부릎 뜨고 앞만 보시면서
동생이 따라올 수 있을만큼의 속도로 잰걸음 총총 거리며 걸으시는데,
얼굴은 정면을 향한 채로 눈만 옆으로 힐끔힐끔 거려 보니
희끗희끗하고 큰 형상이 나무 하나쯤 뒤 수풀에서
타타닥 달려가다 잠시 서서 흙 던지고, 다시 타다닥 달려가다 잠시 서서 흙 던지고를
그 신작로가 끝나고 산 마지막, 들판이 시작되는 부분까지 계속 흙을 던지더래.
엄마랑 삼촌이 산길을 무사히 빠져 나오고 나서
길을 조금 더 걷다가 이제 주위에 아무것도
안 따라 오는것을 확인하시고서는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 자리에서 주저 앉으셨데.
어머니께서 겪으신 장산범 일화의 끝이야. 조금 싱겁지?
어머니께서 이 이야기 말씀 해 주실때의 어머니 생각으로는
혼자 있었으면 필시 해코지를 가했을텐데
암만 어린애들이라지만 사람이 두 명이 있으니 해코지를 하지 못하고
사람 홀린 다음에 해코지 하려고 흙을 그렇게 던진게 아니었나 생각 하셨데.
이 이야기 무대가 된 곳은 김해 주촌이라고
지금도 촌동네 중에 완전 촌동네야. 막 도자기 굽고 농사하는...
마을로 들어가려면 논밭 한참 지나서 솔밭 지나서 들어가야 해.
나도 이 이야기 들을때는 에이~ 무슨 실없는 소리 하시냐며 그랬었는데
어머니 평소 성격이 진중하시고 쉰소리 안하시는 분이셔서 지금은 어느정도 믿고 있다.
(인터넷 찾아보니 장산범 관련 자료들이 있던데 흙 던지는 것 빼고는 거의 일치하더라)
#SSUL3
제가 겪었던 일이 생각나서 몇글자 적어봅니다.
저의 직업은 직업군인이고 현 계급은 중사입니다.
이건 제가 하사때 겪었던 일입니다.
제가 하사때 근무하던 부대는 철원 지역이였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겟지만 여름하공 겨울밖에없는 동네죠...
아무튼 대부분 비개발지역이 많아서 야생동물을 자주 볼 수가 잇었습니다.
제가잇던 부대는 보안상 알려주긴 뭣하구요 그냥 산중턱에 잇는 부대입니다.
그리구 그뒤에는 700m정도 되는 산이 잇구요 제가 07년도 군번이고 이건 제가 08년도에 겪은겁니다.
그날은 제가 당직사관의 임무를 받고 잇었습니다.
뭐 물론 아시겟지만 야간에 밤샘하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졸음도 깰겸 근무 제대로 안 서는 녀석들
털겸해서 상황병에게 순찰갖다온다고하고 GOP하고는 25km정도 떨어져잇지만 그래도 부대 내규상 K-2소총과
공포탄 10발들은 탄알집 1개와 대검을 끼고 순찰을 갔습니다.
그때 시각이 3시경일겁니다.
그날은 월광도 그다지 썩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정도였었고 앞에 뭔가 구분이 가능한 정도였습니다.
평소대로라면 올빼미나 부엉이같은 새들우는 소리 개구리 우는 소리도 들리지가 않은 묘한 밤이였습니다.
아무튼 맨첨 위병소로 순찰을 가서 그곳에잇던 순찰일지에 서명을 하고 탄약고로 이동하게되었습니다.
탄약고로 가려면 한 7~8분정도 걸어가야하는데
아시는 분은 알겟지만 부대울타리를 다 철조망으로 쳤었죠...저희부대는 한 2m정도되는 높이였습니다.
물론 그위엔 윤형철조망으로 마무리를 하고요...탈영못하게...
아무튼 한 중간쯤 갔을까 탄약고 가기조금전에 부대 울타리 너머로 한 50m거리에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커다란 바위가 있는데 야외작업할때 그곳에서 쉬곤 했었습니다.
아무튼 지나가는데 그바위를 보니 뭔가 사람같은 형체가 앉아있는 겁니다.
그래서 "저게뭐지?" 자세히 관찰을 했는데 구름에 가려진 달빛이 드러나자 그것의 형태가 보이는 겁니다.
새햐얀.....새벽날 조용히 소복히 쌓인 눈처럼 새하얀 아름답다고 표현 할 수 밖에없는 털을 가진 생물이
앉아잇는겁니다.
그제서야 그생물체는 저의 존재를 인식했는지 번뜩이는 안광으로 저를 쳐다본것입니다.
저는 뭔지는 모르지만 사람은 분명히 아니고 저것은 뭔가 위험하다고 판단되어 탄입대에 있던 공포탄이
삽탄된 탄알집을 꼽고(공포탄도 가까이서 맞으면 엄청아파요 제가 경험해봤습니다)대검도 혹시 몰라서
착검을 하고 조용히 그 생물체와 조용히 서로를 바라보았습니다.
그렇게 한 5분정도 서로 바라보았는데 그생물체는 제가 질렸는지 흥미가 떨어졌는지 모르지만
아름다운 새햐안(만약덤비면 죽여서 대검으로 가죽을 벗기고싶을정도로....제가 흰색을 좋아하거든요)털을
날리면서 그 왜 고양이턱 간지럽히면 그릉거리는 소리를 좀 기분나쁘게 내면서 아까 말한 700고지로
엄청 빠르게 기어올라가듯이 이동하여 이내 저의 시야에서 사라졌고 의외로 빠른 속도에 저는 당황했습니다.
혹여 그놈이 저에게 덤볐다면 무슨일이 벌어졌을지....아무튼 좀 긴장을 해서인지 수통에 잇는 물을 마시고
정신을 다시 가다듬고 탄약고로 갔습니다.
순찰일지를 작성하면서 근무자들에게 넌지지 물어봤습니다.
"야 뭐 이상한거 안보이던?"
근무자는 "아무것도 못봤지말입니다. 뭐 보셨습니까?"
혹 쓸데없는 말해서 부대에 이상한 소문 퍼질까봐 "아냐 내가 잠이 덜깨서 그런갑다 ㅋㅋ"
"아예"
"야 그래도 모르니까 다음근무자들에게 인수인계사항으롱 이상한게보이면 바로 지통실로 연락하고
사이렌 울려라 책임은 내가 질테니"
"예 알겟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지통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구 내내 그존재가 거슬렸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저희부대 제일 연장자이신 행정보급관님에게
밤새 잇었던 일을 이야기하니 행보관님은 인상이 굳으시더니 잠시 저보고 따라오라는 겁니다.
뭣모르고 전 행보관님을 따라 인적없는 야외 건조장으로 갔습니다.
행보관님은 담배 한대를 물고 연기를 길게 내뿜더니 저에게 한마디했습니다.
"이 이야기 누가 알지?"
"저하고 행보관님밖에모릅니다."
"그래 잘했다 내 짧게 이야기하지 어제 니가본것은 범이라고 사람 잡아먹는 짐승이다."
"사람먹는 짐승말입니까? 호랑이말입니까? 그거 너무 작던데...."
(행보관님은 다핀 담배를 바닥에 버리고 전투화로 짓밟으면서)
"그 호랑이말고 사람같이 생겼는데 새하얗고 산을 엄청 빨리 오르고 이상한 소리를내지"
"그럼 그게 뭔지도 모른다는겁니까"?
"그래 아무튼 조심해라 엄청 빠르고 영악한놈이니까....아니 그냥 못 본걸로해 그리구 이이야기는
너와 나만 알고잇어라 괜히 애들한테 이상한 소문 퍼지면 안되니까."
"예 알겟습니다."
그러면서 행보관님은 다시 막사로 돌아가셨고 저도 며칠동안 생각이났지만
군대에잇다보니 어느새 잊게되었습니다.
그리고 2010년도 이제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시즌이였습니다.
철원에 사시거나 근무해보신적이 잇으신분은 아시겠지만 철원에 내리는 눈은.....
치우면 뒤에 또 그만큼 쌓여잇는 무슨 지옥의 형벌을 받는것같이 오질게 내립니다.
그날도 제가 근무를 섰었는데 하늘에선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구 평소와 같이 순찰을 돌고 탄약고로 올라가던중
뭔가가 저를 노려보고잇다는 느낌이들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예전에 보았던 그자리 그대로 그놈이잇는겁니다.
그때와 다른것이잇다면 그땐 제가 그녀석을 먼저보았지만
이번엔 그녀석이 절 보고잇었던겁니다. 시퍼런 안광을 번뜩이면서.
저는 너무 놀랬지만 행보관님의 사람잡아먹는다는 말이 생각나
즉시 공포탄창을 삽탄하공 대검을 착검하고 만반의 태세를 갖추었습니다.
지금이야 그냥 별생각없이 그때를 떠올렸지만 그때당시 저는 한겨울임에도
등짝이 식은땀이 흘렀고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첨부터 기가 죽었던것이죠.
그렇게 긴장의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저는 문득 이렇게 잇다간 죽도 밥도 안될거같아서
공포탄을 허공에 쏴댔습니다.
갑작스런 공포탄소리에 녀석은 놀랬는지 기괴한 쇠긁는 소리를 내며 엄청난 속도로 도망을쳤습니다.
그리고 녀석이 간걸 확인한 저는 이내 다리에 힘이 풀려서 그자리에 주저앉고
수통에서 물을 마시면서 주변을 계속 살폈습니다. (혹시몰라서ㅠㅠ)
다행이 그녀석은 혼자만 돌아다니는것 같습니다. 한 5분 지나니까 상황병이 뛰어 오더니
"무슨일이십니까?~! 거수자입니까?~!"
저는 그냥 "아냐 내가 단발로 된지모르고 안전인줄알고 그냥 방아쇠 눌렀는데 그게 격발된거다"
"휴....전또 아 내일 탄약관님 빡치시겟는데 말입니다"
"그러게 말이다"
그리고 전 다시 지통실로 돌아왔고 다음날 탄약관님에게 샤우팅을 먹으면서 경위서를 썼습니다.
그리고 그후로 그녀석이 올지모른단 생각에 후배들이나 선배들 그리구 장교들에게
근무간에 순찰돌때 반드시 대검과 공포탄을 휴대하라고 일러두었지만 실상 후배들이나
제말들었지 대부분은 흘려들었고 다행히 그녀석의 목격담은 없었고 저도 그녀석을 볼 수 가 없었습니다.
그리구 전 그해 가을에 다른 부대로 전출을 갔었고 지금은 모르겟습니다.
그리고 얼마전에 이사이트에서 그녀석에대한 글을 읽고
네이버에 검색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더구요
주로 출몰하는 지역이 경상도인데 전 강원도 철원이니...
아니 강원도 산골짜기면 충분 할거라고 생각하는데...
혹시 모르겟습니다. 지금도 산속어디서 하얀 털을 휘날리며 산속을 제집처럼 활보할지.....
긴글 읽어주셔셔감사함니다.
#SSUL4
아줌마 " 요새는 국시 무도 소화가 안빠르데이.."
어머니 " 커피 한잔 무까?"
아줌마 " 내가 커피 태우꾸마.."
어머니 " 앉으있그라..막내야 들어와가 설거지 하고 커피좀 태아라"
아줌마 " 아이고 마 티브이 보고 놀게 나따뿌라(내버려둬)"
어머니 " 자꾸 자꾸 시켜야 저거 어마이(엄마) 힘든줄 알지"
'늘 그래왔지만, 솔찍히 내가 젤 만만하긴 하지..'
죽도록 귀찮았지만 그래도 어머니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을수 있다는 두근거림에
경쾌한 발걸음으로 부엌에 들어갑니다.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라고들 많이 이야기 하는데...
진짜 호랑이가 담배필 만큼 사람과 행동이 비슷한 적이 있었나 봅니다.
믿거나 말거나 ^^
계절은 여름이었고..잠을자도 자도 물위에 떠있는 것 마냥 몸이 나른하여
외할아버지 께서는 마르지도 않은 목을 축이시려 몸을 일으키셨답니다..
이때는 다시 저희 어머니가 어릴적으로 돌아갑니다..문제의 다리위 경험을 했던 그시절로...
어머니 " 돌아가실때도 을매나 힘들게 돌아가싯는지...
돌아가시고 한 10년까지는 계속 꿈에 나오드라카이 "
아줌마 " 난도(나도) 우리아부지 돌아가시고 한동안은 내도록 꿈에 나오데..
자는데 느낌이 이상해가 눈을 이래 떠보면 허리숙이시고 뒷짐지고
나를 너무 무섭게 내려다보고 이래가 결국 벽에 걸린 사진 치웠뿌써.."
어머니 " 그래도 딸아들 구별 안하고..막내 저거 태어났을때 얼마나 이뻐했는동.."
옛날집들은 거의다 그러하듯이 어릴적 저희 어머니집도 초가집이라고 해야하나요....
그런집에 사셨답니다.. 방한칸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넷째이모 저희엄마 막내외삼촌 이렇게
옹기종기 모여 잠을청하고 있던중(다른이모와 삼촌들은 출가중)
부시럭 거리는 특별한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왠지모를 육감이 어머니를 깨우더랍니다.
눈을떳을땐 혹시 꿈이 아닐까 하여 눈을 비비적 거리시며 외할버지께 초점을 맞추려 노력하셨답니다.
어머니의 시야가 선명해질때 눈에 들어온것은 외할버지께서 방문앞에 앉으셔서
땀을뻘뻘흘리시며 방문에 대고 초로 원을 빙빙 그리고 계셨다 합니다.
잠에서 갓 깨신 어머니는 외할버지의 그런 행동이 기이하기만 하셨더랬죠.
그냥 가만히 지켜보고만 계셔야 할듯해 숨을 죽이고 외할버지를 계속 응시하셨다 합니다.
그것도 잠시잠깐이지요..
나중되니 목이마르고 발에 쥐가나고 어지럽고 작은볼일까지 마려우셨다 합니다..
이거말을 해야할것 같긴한데 외할버지의 너무 진지한 의식같은 행동에
차마 쉽게 입이 떨어지질 않으셧답니다.
어찌 쥐가 나는 발이라도 풀어볼려 몸을 요리 조리 움직이시던중
달빛에 비치는 창호지 문 밖에는 ..그러니까 외할아버지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문밖...
에는 사람이 다소곳이 앉아있는 형상이 보이더랍니다.
문밖의 형상 머리 윗부분에다 초를 천천히 돌리고 계시는 외할아버지..
발에 쥐가 나는 것보다 더큰일이 벌어지고 있는거 같아
고통스러움도 잊으신채 그 광경에 몰입하셨다합니다..
한참을 돌리니.. 문밖에 그것이 일어서더랍니다.
삐걱 삐걱 .. 마루 갈라지는 소리와 함께
방문바로 앞 마루를 왔다갔다 하더니 다시 방문앞에 멈춰서더니 갑자기 엎드리더랍니다.
아래로 엉금엉금 기어 내려가는 느낌..
그것의 다음 행동은 시야에서 차차 흐려졌고..
그와 동시에 외할아버지는 초 돌리는걸 멈추셨다합니다.
방바닥에 뚝뚝 떨어지는 촛농....
눈에 보이진 않으니 소리로 동태를 파악해 볼려고 하셨다합니다..
여기 저기 무언가를 질질 끌고 다니는 소리...
흙을 살살 파는 소리...
흙위를 사박 사박 밟고 다니는소리..
분명 일어설때와 걸을때는 허리를 꼿꼿히 세우는것이 영락없는 사람이었는데
땅에 내려가서는 사박사박 걷는 소리가 짐승 소리마냥 발소리가 여러개 였다 합니다..
그렇게 얼마간 마당을 돌아다녔을까요..
다시 방문앞 마루위로 올라설때는 사람이 걷는것 마냥 허리를 세우고 걸어오더랍니다.
아까전과 같은 모양으로 다소곳이 앉더랍니다.
근데 어머니의 느낌에는 그것이 뒤돌아 앉아있는 느낌이 아니라..
외할아버지와 마주보고 앉아있는 느낌..
외할아버진또 뒤질세라 초를 그것의 머리쪽에다 문에대고 빙빙 돌리시더랍니다.
한참을 돌리고 있으니 그것이 팔을 한짝 들고 손으로 창호지를 살살 긁더랍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이것의 뜬금없는 행동에
양반다리를 하고 초로 원을 그리시는 외할아버지는
파르르 떨리는 팔과 함께 엉덩이가 흠칫, 들썩거리셨답니다.
어린 저희 어머니의 눈에는 그것이 무엇인지도 몰랐고 저렇게 집밖만 돌아다니다 가겠지
이런느낌이었는데..집안으로 까지 침입할려는 느낌이 들자 순간 고요하던 심장이 요동을 쳤답니다.
맨첨엔 손가락 한개로 살살 긁어대던 소리가 손가락 여러개로 문을 긁어대니
서걱서걱 대는 소리로 바뀌었답니다. 이때는 한기가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히 알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걱정이 턱하니 밀려오더랍니다.
얼마안있음 뚫릴텐데..듣고있는 저까지 그때의 상황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한번씩 숨소리가 간간히 들렸는데 그소리는 짐승소리마냥 거칠었다고 합니다.
외할아버지는 저희 어머니가 깨셨다는걸 눈치채셨는지 뒤도 안돌아보시고
"퍼뜩 눈감고 자그라" 하시며 조용히 말씀하셨답니다.
어머니는 덜렁 누워 억지로라도 눈을감았지만 쉽사리 잠이 오셨을까요..
방안을 죽 훓어보시고 옆에서 아무일 없다는듯
너무나 평온히 잠들어 있는 나머지 식구들을 한번 보셨답니다.
그것이 자리를 뜬후에도
날이 밝아 왔음에도
외할버지께서는 방문앞을 묵묵히 지키고 계셨고
어머니는 횡한 천장만 멀뚱히 쳐다보고 계셨답니다.
무엇이었을까요...
어머니는 끝까지 보지 못하셨다고 합니다.
그것의 모습은 외할버지만이 보셨을겁니다.
다만 다음날...창호지문에는 손톱자국이 여러개 있었다고 합니다.
이때 저희 막내 외삼촌 꼬꼬마 시절 동무들중 한명이
마을에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있을 때였다고 합니다.
어쩌면 한명뿐이 아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저희 어머니가 처녀때로 돌아와서..
시기는 봄이였고 ....
막내외삼촌 저희 어머니 이렇게 두분하고 동네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 삼삼오오 모여..
산을 올랐다고 합니다.
집을 나서기전 정상가까이 있는 큰바위 쪽까지 절대 가지 말라는 외할머니의 신신당부와 함께...
근데 그렇게 설명해주셔도 아나요..어디가 어디인지..
뿔뿔히 흩어져 산을 타던중 막내외삼촌은 저희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턱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은 그곳..아마 외할머니께서 신신당부 하시던 그곳이었나 봅니다.
막내외삼촌은 큰 바위를 낑낑대며 오르고 있었고 저희 어머니는 신나게 꽃도꺽어보고 나물도 캐시다가..
횡한 느낌이 들어 주위를 둘러보니 같이왔던 사람들과 너무 멀어졌음을 늦게 아시곤...
막내외삼촌이 궁금하여 고개를 들어 위를 보셨더랬죠.
작은 바위에 발을 딯고 큰바위에 매달린채 한참동안 내려오지도 않고 올라가지도
않으시는 막내외삼촌이 이상하여...그 쪽으로 다가가시던중..
막내외삼촌의 바지아래로 흐르는 소변줄기를 보셨답니다.
뭔가 이상한것을 보셨던거겠죠..
바위를 탈줄 모르시는 어머니는 그저 밑에서 이제그만 내려오라고 다그치셨고
막내외삼촌은 요지부동이셨답니다.
몇분이 지났을까요..스스로 정신을 차리셨는지 눈물콧물 빼시며 엉금엉금
내려오시더니..
어머니 꽃따고 나물따던 그자리에서 잠시잠깐 앉아계시다가 벌떡일어서시며
"누부야 당장내리가자 당장 안카면 죽는데이"
그말이 너무 다급하고 절박하게 느껴져서 둘은 그저 뒤도 안돌아 보고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냅다 달리셨답니다.
삼촌의 말인즉슨..
큰 바위위로 얼굴을 쑥 올려 보니
동굴이 하나있었는데 그 앞에 동굴입구만한 큰바위로 입구를 막아놓았더랍니다.
그리고 입구만한 바위 위에는 어른이 입을법한 옛날 한복 윗도리 하나가 턱하니 올려져 있었는데
한복은 피투성 이었답니다..이때는 저희어머니가 처녀때이니 한복시즌은 한물간때였습니다.
그주위에 작은 바위도 몇개가 있었는데 그 바위 위에도 피칠한 한복이 몇개 있었답니다.
일부러 피칠을 해놓은거 같은 느낌도 들더랍니다.
경계..다가오지 말라는 그런..경고?
그 이야기는 저희 어머니 막내외삼촌 입에서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의 귀에 들어갔고
젊은 청년들과 처자들의 입에서 동네 어르신들의 귀에까지 들어갔습니다.
" ..그근처에 오지말라꼬 그래놓은기지 싶은데..."
" 범이 한짓 아이겠나?"
라는 어르신들의 말씀과 함께 막내외삼촌은 저희 외할머니께 호되게 야단을 맞으셨답니다.
"그 깊은데 까지 드가지 말라 안카드나..이유가 다 있어가 하는말 아이가"
그리고 다큰 막내외삼촌께서 어린애 마냥 떨면서 이런말을 하셨답니다.
"그 바위 위에 얼라들(어린애들) 옷도 몇벌 있었는데
우리 어렸을때 같이 놀던 애들중에 한명 사라졌다 캤는 아 있었잖아
혹시 그아도 우리 아까 갔던 거기서 사라졌는거 아이가?"
열심히 커피를 태우고 설거지를 하며 이제껏 들었던 어머니의 이야기들을 머릿속으로 천천히 그려보니
마치 딴세상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몽롱했었죠.
내가 살고있는 이세상에 저런 일도 일어날수 있는거야? 라는 생각과 함께 가슴이 퍽퍽했습니다.
아줌마 " 커피 너무 달다 ㅋㅋ 그래도 잘마싯데이 막내야.
오늘 너거 집에서 이것저것 마이도 주서묵었네."
어머니 " 머 짜다락(마땅히 많이) 대접한것도 없는데.."
아줌마 " 괜찮다. 내일 저녁때 우리집에 너거 아저씨랑(우리아빠) 온느라..
우리 아저씨랑(아줌마남편) 같이 두류치기(제육볶음?)에 술 한잔하자.
좀있으만 너거 아저씨 오시겠다.."
어머니 " 갈라꼬? 좀 더있다 가지 와.."
아줌마 " 너거 아저씨 퇴근할때 내 마주치면 이때까지 너거집 있었다고 안좋아한다.
그나저나 얘기 들은거 때매 잠다잤다. (깔깔)
막내 니도 낼 고기 묵으러 온느래이~"
어머니 " 멀뚱하이 서있지 말고 아줌마 가는데 인사하그라.."
나 " 안녕히 가세요.."
어머니는 아줌마를 현관 문까지 배웅하시곤 욕실로 향하시며...
"방에 드가가 흰빨래거리 갖고 나온느라 락스에 좀 치대자."
어머니의 명령대로 흰빨래거리만 욕실로 갖다 드리고
나머지는 세탁기에 넣었습니다..
사부작 사부작 빨래를 하시는 어머니의 입밖으로 구슬픈 노랫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렸습니다.
' 가도~ 아주 가지는 안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
마음처럼 마무리가 잘되지도 참 쉽지도 않습니다..
몇줄되지도 않는 글로 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다니 ..죄송하구요.
앞으로 살면서 무서운일을 겪거나 무서운 이야기를 들으면 종종 올리겠습니다.
미숙한 글 읽어주시느라 고생,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