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경험 실화 첫번째 이야기

금산스님 작성일 13.01.06 12: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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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금산입니다.

눈팅만 하다가 가입하고 이등병이 되서 처음으로 글을 써보네요.

 


원래는 엽혹진에서 작게나마 활동했었는데요. 과제다 시험이다 해서 바쁘게 살다보니 가끔 눈팅만 하게 되네요.

짱공유에 재밌는 자료와 글들이 많아서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사단 신병교육대대를 거쳐 대구에서 자대 생활을 했습니다.

현재 군인이신 분들과 군필자들은 아시겠죠. 요즘 선진병영이다 뭐다 해도 이등병은 언제나 고달프기 마련입니다.

저도 나름대로 명랑한 성격은 잠시 죽여두고 조용히 항상 선임들 말에 귀 기울이고 뛰어다니기 바쁜 시절이었죠.

 


제 보직은 행정병으로 본부대 근무소대 소속이었습니다.

낮에는 처부(사무실)에 내려가서 행정 업무를 수행하고 밤에는 경계 근무를 섰습니다.

제가 경계 근무를 섰던 곳은 저희 부대에서 가장 높은 사령관이 업무를 보는 곳 즉 본청이었습니다.

 


전방이나 후방이나 경계근무를 나가게 되면 사수(선임)과 부사수(후임) 2명이 짝을 지어서 사방을 경계합니다.

적이 침입하는 것을 조기에 발견해서 부대에 통보하고 도망가면 생포, 반항하게 되면 사살하게 되는 것이 목적이죠.

 


아무래도 2시간 정도의 근무를 서다보면 지루해지기 마련이라 사방을 경계하면서도 사수나 부사수와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연애, 돈, 직업, 가족, 학교 등등..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던 이야기거리 중에는 괴담이 많더군요.

 


저는 평범한 일반 사람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귀신인지, 헛 것이었는지 모를 것을 두 번 정도 목격했지만,

군대에서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귀신이 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서론이 길었군요. 첫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그 때는 제가 상병이어서 사수로 경계를 하러 나가게 되었습니다.

 


겨울 바람이 몹시도 시리고 바람이 불어서 본청으로 나갔다 들어왔다 하며 근무를 서다가

너무 추워서 부사수에게 안에서 근무를 서자고 하고는 안에서 근무를 서기 시작했습니다.

본청 건물이 일자로 되어 있어서 가운데를 기점으로 보면 왼편 오른편에 화장실이 하나씩 있습니다.

 


저는 중앙에서 왼쪽편에 서 있고 후임은 오른쪽에 서 있었습니다.

이따금 오른쪽에 있는 후임을 보며 말을 걸던 도중

전 "그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최소한의 조명을 켜놓은 오른쪽 복도에 중간쯤에 고양이 크기의 검은색 털뭉치가 있더군요.

후임은 저를 보면서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그 것"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서있는 본청 중앙 말고는 모든 문들이 열쇠로 잠겨져 있는데..'

'고양이? 고양이가 들어올 만한 틈은 없는데..'

'한 번 가볼까.. 저게 대체 뭐지'

 


후임과 말은 계속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던 그 때

갑자기 "그 것'이 움직이지 시작했습니다.

마치 복도를 미끌어지듯이 스스슥.. 스스슥.. 하며 움직이는 그 것

 


순간적으로 저는 멍해졌습니다.

제 표정이 이상했던지 말을 하던 후임은 말을 멈추고 저를 부르더군요.

 


"김상병님? 김상병님 왜 그러십니까?"

전 마치 홀린 것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스스슥.. 거리며 움직이는 "그 것"을 멍하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곤 갑자기 "그 것"은 오른편에 있는 화장실 문 밑으로 슈욱하고 빨려들어 갔습니다.

빨려 들어감과 동시에 제가 왜 그랬는지도 모르게 그 쪽으로 걸어 갔습니다.

 


후임은 뒤에서

"김상병님!! 김상병님!! 어디 가십니까!!" 하며 쫓아오고

전 여전히 화장실로 걸어가 그 앞에 마주서곤 다시 한번 멍해졌습니다.

 


화장실 문은 닫혀있었습니다. 그것도 밑에 틈새도 없는 문.. 정신을 차릴 수가 없더군요.

그런 상태에서 후임은 지금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지

계속 저를 부르고 무서운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박이병.. 지금 본청 문 다 잠겨있어?"

"그렇습니다.. 제가 근무 시작하기 전에 전부 확인 했습니다. 열쇠로 잠궈서 안에서도 밖에서도 들어오지 못합니다."

"방금 못봤어? 고양이 같은게 화장실로 들어갔잖아"

"고양이.. 말씀이십니까? 본청안에 들어올 틈도 없을 뿐더러 저는 아무 것도 못봤습니다."

당연히 뒤돌아 있기 때문에 못 보았을 테지만 그 말을 듣고는 전 정말 무서워졌습니다.

 


황급히 조명을 키고 안으로 들어가 본 화장실에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창살이 있던 창문도 닫혀있고 조용히 입을 벌리고 있는 좌변기들만 있을 뿐..

 


그 때 거울에 비친 제 모습마저 무서워지더군요.

무슨일이냐고 괜찮으시냐고 묻는 후임에게 아무 말도 못하고

다시 중앙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었고 그 이후로는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후에 이 이야기를 들었던 후임들은 자기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며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는 다음편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제가 봤던 "그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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