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성스러운 매춘부

금산스님 작성일 13.04.20 16:3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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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대의 초록환타님 작품입니다.

 

어느날 신께서 만물의 신성한 정기를 모아 여성의 태를 지닌 정령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녀로 하여금 세상의 모든것을 재창조하고자 하셨다.
 
그녀는 신의 하나밖에 없는 딸이었다. 그녀는 신을 무척 존경하고 따랐으며,
 
신 또한 소녀를 무척이나 아끼고 사랑했다.
 
신은 그녀를 통해 세상을 바로세우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악한 존재들에 대한 처벌을 시작하셨다.
 
모든 종족(種族)들에게, 그들 중 가장 신의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는 수컷 한마리씩을 제외하고
 
모조리 세상에서 없어지게 하셨다.
 
다만, 인간은 모조리 없어지게 하였으니, 이유는 그들이 너무나 추악하기 때문이었다.
 
세상의 모든 수컷의 정(政)을 몸으로 받아, 어머니의 태로써 그들의 후손을 낳아 줄
 
당신의 딸을, 추악한 인간에게는 주기 싫으셨다.
 
신께서 물었다.
 
"아이야, 네게 소원이 있다면 말하거라"
 
정령은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솔직하게 말했다.
 
"제게 크고 깊은 검은 눈을 주세요,
 
오뚝하고 시원스런, 어여쁜 코를 주세요,
 
눈빛에 어울리는 윤기있고 매끄러운 흑단같은 까만 머릿결을 가지고 싶어요,
 
추운 설원에 내린 눈처럼 희디흰 깨끗한 피부도 가지고 싶어요,
 
여름 과수원에 열린 빨간 사과처럼 싱그러운 입술도 주시고,
 
백옥처럼 하이얗고 깨끗한 이를 주셔서 들판의 꽃같은 향기가 나도록 해주세요,
 
제가 보고 싶은 것을 무엇이든 볼 수 있도록, 제게 어울리는 날개도 주셨으면 해요,
 
또, 어머니가 되었을때 만물을 풍족히 자라게할 풍요로운 젖가슴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신은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루어 주었다.
 
그래서, 소녀는 그녀가 원하는 무척 아름다운 신과 닮은 형상을 지니게 되었다.
 
소녀는 지상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소녀는 맨 처음 구름과 관계를 맺었다. 그녀가 낸 신음소리가 훗날 세상에 울려퍼질
 
번개와 벼락 소리가 되었다. 소녀는 구름과 관계를 맺어 비를 아들로 낳았다.
 
소녀는 아들인 비와 관계를 맺어 다시금 바다를 잉태하여 낳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바다에서, 모든 종류의 수컷 물고기와 몸을 섞어 그들의 반려자를 낳아 주었다.
 
그리고 소녀는 뭍으로 갔다.
 
소녀는 산과 관계를 맺었다, 그녀가 낸 신음소리는 훗날 지진시에 울려퍼질 굉음이 되었다.
 
소녀는 바위를 잉태하여 낳았다. 아들인 바위와 관계를 맺어 다시금 흙을 잉태하여 낳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커다란 대륙에서, 모든 종류의 육지 동물들과 몸을 섞어 그들의 반려자를 낳아 주었다.
 
그리고 소녀는 맑은 하늘을 향해 날아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대지와 바다를 모두 오갈수있는 선택 받은 존재인, 하늘을 비상하는 모든 종류의
 
새들과 관계를 맺어 그들의 반려자를 낳아 주었다.
 
앳되보이는 어린얼굴과 여인의 성숙한 몸을 가지고 있던 소녀정령은, 이내 완연히
 
성숙한 여자의 가슴을 가지게 되었다. 그녀는 아버지께 청해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잠들게 한뒤에,
 
아무도 보지 못하도록 뒤돌아서서, 가슴에서 직접 모유를 짜내어 대지에 흐르는 강줄기를 만들었다.
 
모든 대지동물과, 해양동물과, 하늘을 나는 조류들은 그 강물을 먹고 허기를 잊을 수 있었다.
 
그렇게 아버지가 지시한 일을 모두 끝내어 피곤한 그녀는 숨겨져있는 아름다운 동산으로 올라가
 
잠이 들었다.
 
그때, 세상에 남은 한마리의 늙은악마가 아름다운 동산의 주위를 걷다가 잠시 멈춰섰다.
 
오랜시간 못된 짓만을 해온 늙은 악마는, 늘어진 뱃살과 검버섯달린 못생긴 얼굴로 동산을 살피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소녀의 나신을 발견하고는 추레하고 늘어졌던 자신의 성기가 단단해지는 것을 느꼈다.
 
주위를 살피며 정령에게 다가간 악마는 소녀의 다리 사이로 자신을 밀어 넣었다.
 
수없이 많은 존재들을 잉태해온 그녀는, 너무나 고되어 악마가 자신을 범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채로
 
그대로 자고만 있었다. 탐욕스러운 헐떡거림과 몇차례의 난폭한 움직임이 끝나고,
 
결국에 악마는 자신의 사악한 씨를 소녀에게 뿌리었다.
 
자신이 뿌린 검고 질척한 액에 뒤덮힌 그녀의 아래를 바라보고는 늙은악마는 만족스럽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슬그머니 사라졌다.
 
한나절이 지나고서야 잠에서 깬 그녀는 더럽혀진 자신의 몸을 보고는 엉엉 울기 시작했다.
 
"아버지, 저는 어찌하면 좋나요? 악마가 저에게 자신의 씨를 몰래 심어 놓았어요"
 
구슬프게 우는 아름다운 소녀를 보신 신께서는, 자신의 딸이 몹시 가여웠다. 그리하여
 
신께서는 말없이 하늘에서 천사를 내려보내시었다. 찬란히 빛나는 날개를 지닌 천사의
 
아름다운 자태가 그녀의 아버지를 꼭 닮았다. 후광이 비치는 축복받은 천사와 그녀는 몸을 나누었다.
 
천사가 주는 깨끗하고 지고한 사랑을 받은 그녀의 몸은 정화 되었지만,
 
그녀의 몸속에는 전혀 다른 두 존재가 심어놓은 두 종류의 씨앗들이 같이 자라고 있었다.
 
그리고 나흘 뒤, 그녀는 쌍둥이를 낳았다.
 
쌍둥이는 각각, 여성의 몸와 남성의 몸을 지니고 있었다.
 
천사와 악마의 씨를 받아 낳은 그 쌍둥이 두명을 그녀는 몹시 사랑했지만, 또 몹시 염려되었다.
 
아이들이 아버지가 그토록 노하여 세상에서 지워버린 인간을 몹시도 닮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아버지께서 아이들을 가져갈까 겁이난 그녀는 아이들을 우주 먼곳에 푸른 색 별에 숨겨놓았다.
 
아버지는 모든 걸 아셨다.
 
"아이야, 네 쌍둥이는 어디갔느냐?" 아버지께서 물으실제,
 
그녀는 감히 아버지의 얼굴을 마주하지 못하고
 
"수많은 생명을 잉태하고 낳았지만, 그중 쌍둥이는 없는걸요" 라고 답하였다.
 
그러자 하나님은 말없이 그녀에게 주셨던 모든것을 가져가셨다.
 
아름답던 여인의 형상을 지니었던 그녀는 이제 더 이상 없었다.
 
세상의 모든 존재를 있게하고 풍요롭게 한 그녀는

그녀가 가진 본래 이름인 "자연"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숨겨놓았던 두명의 남매는 그녀가 숨겨놓았던 곳에서 성장해 서로의 몸을 탐했다.
 
그리고 수많은 자손을 그곳에 퍼뜨렸다.
 
후에 그 자손들은
 
그들의 조상, 그 조상을 낳았던 어머니,
 
그 어머니를 창조한 아버지께서 그토록 염려하고, 걱정하여 끝내는
 
세상에서 지워버린 어떤 존재를 너무나 닮게 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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