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장

bbidol2 작성일 13.05.04 05: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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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공유 가입하고 첫글입니다.

문맥이 이상하고 서툴러도 양해부탁드립니다.

살면서 겪었던 무서운 경험 몇가지 남겨보려고 합니다.


어린시절

가위는 단한번도 눌리지는 않았지만 그 당시 흔히 사람들이 귀신이라고 부르던 이상한 현상을

자주 겪었기에 그 존재는 어느정도 믿고는 있었다.

세상은 아직도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많기에...

한 사건을 계기로 나에겐 다신 그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아 지금은 완전히 해방된 기분이다.


내가 군대 있을때의 이야기이다.

다들 군대에는 귀신들이 많이 있다고들 한다.

어느정도 동감한다.

성인이 되어서 내가 본 귀신만 두번이다. 그중 두번이 다 군대에 있을때다.


첫번째

이등병시절 아침 기상 후 모두 구보하러 나간 와중에 선임의 심부름으로 혼자 재빨리 내무실로 뛰쳐들어 간적이 있다.

텅빈 내무실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하고 음산했다.

그 당시 내가 있던 내무실은 20명이 쓰던 옛날 방식의 11자형 구조였는데

재빨리 관물함에 물건을 찾아(아마도 선임의 전투모..) 나가려던 도중 인기척도 아닌것이

등뒤에 이상한 기분이 느껴져서 돌아보니 왠 병사 하나가 구석에 앉아있었다.

다시 내무실을 뛰쳐나가며 당연히 아픈 선임이겠지 하고 생각하려는 찰나 가만 생각해보니 옷차림이 이상했다.

무릎은 잔뜩 올린채 한쪽 팔뚝은 턱에 한쪽 팔뚝은 뒷덜미를 감싸며 웅크리고 있는데

흙으로 더럽혀진 옛날 활동복에 군용 철모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황급히 뒤돌아 문에 달린 창문으로 내무실을 들여다보니 그 형체는 온데간데 없었다...


두번째 선임의 경험담

그 선임은 같은 분대의 투고였으며 사회에서 생활... 흔히 말하는 조폭일을 하다 오신분이였다.

하지만 정말 남자답고 후임들을 잘 챙겨주며 마음 또한 따뜻해서 후임들에게 정말 인기가 많았다.

그런 그가 어느날 자신이 겪은 귀신이야기를 해주는데... 

모두가 잠든 시간... 군대에선 다들 알다시피 불침번을 서는데 2인1조로 돌아다닌다.

선임은 잠을 자다 얼굴에 물이 툭툭 떨어지는듯한 느낌이 들어 눈을 떴는데

비몽사몽간에 옆쪽을 보니 저멀리 사수,부사수 둘이 잡담하는게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근데 내 정수리 앞에 있는건 뭔가 하고 위를 쳐다보니...

순간 잠에서 확깨며 그대로 얼어붙을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눈을 떳을때 마주친건 더러운 군복에 군용 철모에 무기까지 완전 무장한 왠 병사하나가 얼굴에 잔뜩 피칠갑을 하고

침상에 누워있는 선임을 ㄱ자로 허리를 굽혀서 1:1로 노려보고 있었기때문

너무 무서워서 소리를 지를수도 없었다고... 그렇게 눈을 마주치다 결국 기절해 아침에 눈을 떳다고 한다.

그 귀신이 내가 본 그 구석에 쭈그리고 있던 귀신이였을까


세번째 취사장

우리 부대는 취사장이 두군데다

정확히 말하자면 하나는 어느 부대나 한군데씩 당연히 있어야 할 병사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 공간이고

또다른 하나는 아주 오래된 건물인데 이미 폐쇄되어 사용하지 않는 그런 폐건물이다.

허나 이상한건 

군대에서는 남는 자원을 가만히 놔두는법이 없다.

그런 폐건물이 있었다면 진작에 개조를 해서 창고로 사용하던가 다른 어떤 용도로든 활용할텐데

그 구 취사장은 입구를 몇개의 판때기로 어설픈 못질과 함께 닫아놓은게 전부였다.

거기에 대해선 다들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으면서 근처에 갈 일도 없었기에 그렇게 잊혀지는가 했다.

그러다 내가 상병이 될때즈음... 부대내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구 취사장 건물에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

이야기를 들어보니 야간근무를 서던 어느 타중대 병사가 구 취사장 건물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

합판을 뜯어내고 문을 열어 내부를 비췄는데 사람 형상들이 있어서 난리가 났다는거다.

후에 보고를 받은 당직사관 당직사령 죄다 왔는데 아무것도 발견할수 없어 근무중 실수로 끝나는줄 알았는데

이후에 호기심 많은것들이 야간근무 중 구 취사장의 열린 문으로 들낙날락하면서 

너도나도 귀신을 봤다는 이야기가 중대전체에 퍼진것

물론 후에 부대전체로 허황된 소문에 휘둘리지 마라는 지시가 내려왔고 잠잠해질무렵

내가 야간근무를 서던날 일이 일어났다.

후임병과 함께 순찰을 돌며 구 취사장이 있던 코스로 걸어가던중 취사장 건물내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일정간격에 맞춰 계속해서 무언가를 치는듯한 소리에 나와 후임병은 근처로 가보았고... 

건물앞에서 우리둘은 서로 들리냐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잔뜩 겁에 질린 표정에 어쩔줄을 몰라하는 후임을 근처에 세워두고 

꼴에 난 선임이라고 무서움을 애써 참으며 확인을 위해 구 취사장쪽으로 걸어갔다.

후임에겐 무슨일 일어나면 꼭 무전때리라는 말과함께...

입구에 다다르니 합판은 여기저기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고 오래된 문이 약간의 틈과 함께 살짝 열려있었다.

무섭긴 했어도 당연히 밤짐승이거나 알고보면 어이없는 별거아니거겠지라고 생각하며 문을 열고 후레쉬를 비추는순간

그대로 공포에 마비가 되버렸다.

어두컴컴한 건물내부에는 6.25시절에나 입었을법한 아무 무늬없는 군복을 입은 십여명의 군인들이 

식탁에 둥글에 앉아 나를 노려보며 밥을 달라는듯이 들고 있는 식판을 세로로 잡고 식탁을 끊임없이 쳐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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