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영능력자가 행방불명 된 아버지의 행방을 찾아낸다고 하는 특별 기획을 꾸몄습니다.
프로그램은 먼저 간단한 인터뷰로 시작되었습니다.
어머니, 아들, 딸의 3명 가족이었습니다.
어머니와 자식들은 예상했던 대로 울면서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꼭 아버지를 찾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좋은 기획이다, 라고 PD인 A씨는 기뻐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능력자인 여자가 나와 정신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사이코메트리[물건으로부터 사용자에 관한 기억을 읽는 것]의 능력이 있는 여자였기 때문에 아버지의 옷과 여러 소지품이 그녀에게 주어졌습니다.
옷을 꽉 쥐는 영능력자.
긴 침묵.
침묵.
...침묵
또 침묵.
...난처했습니다.
평소에는 아무 말이나 막 늘어놓는다고 투덜댈 정도로 말이 많았던 영능력자가 어째서인지 오늘만은 기대를 벗어나 아무 말이 없었습니다.
난처해진 A씨가 열심히 발언을 이끌어내려고 앞에서 사인을 보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영능력에 관한 발언은 결코 그녀의 입에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스탭들도 모두 표정이 어두워졌습니다.
이래서야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없습니다.
A씨는 완전히 패닉에 빠져버렸습니다.
[기획을 완전히 바꿔야만 하겠어. 어쩌지... 분명 안 좋은 소리를 들을텐데...]
돌아가는 버스 안의 스탭들은 모두 말이 없었습니다.
그런 가운데 A씨는 방송국에 전화를 해 한참 꾸중을 듣고 있었습니다.
그런 A씨에게 천천히 영능력자가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A씨가 전화를 끝내는 동시에 그녀는 중얼댔습니다.
[살해당했어요...]
[네?]
[살해당했어요, 저 가족한테.]
[가족에게요?!]
[살인자들 앞에서는 도저히 말할 수 없었어요... 뒷 산의 토관 같은 것 안에 묻혀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