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이야기 속으로2

예비군봉대령 작성일 13.06.14 22:5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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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간 잘지내셨는지요?



밥도 먹었겠다 배도 부르고, 잠도 살짝이 오고하니 이야기 보따리나 풀어볼까요.

미리 말씀드릴것이 두가지인데 오번엔 사투리가 나오고요, 몇 발자국인지 정확하지 않다는 거에요. 

 


그럼 ㄱㄱ





모 남자 공고가 있는데 학교 앞문 뒷문 이렇게 있으면 뒷문쪽에 야산 하나를 끼고 있습니다.

산 밑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아파트 단지와 도로가 나오구요.

 

그리 큰 산은 아니지만 묘지와 갖출건(?) 다 갖춘 작은산입니다.

 

요정도만 들으시고도 어느 공고인지 짐작하시는 분들이 계실까요?

 

 

 

이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빠가 올해 32인데, 이 오빠의 5년 선배가 직접 겪은 이야기입니다.

 

보면 학교에서 기술도 배우고, 기숙생활도 하고 하는 학생들을 기능생이라고 해야 하나요?

 

두 학생이 있습니다.

 

가명을 붙여볼까요.

 

식이와 헌이 오빠 이렇게요.

 

 

이 두 오라버니들은 늘 그랬지만, 그 날도 학교 뒷문쪽 담넘고 산넘어 한두잔 걸치실려고 마실을 나갔답니다.

 

뒷문 쪽 담을 넘으면 바로 산인데 그리 높지않은 산이라 조금만 넘어서 산아래로 내려오면 아파트와 도로가 바로 나옵니다.

 

그렇게 마실을 나갔다가 다시 학교로 돌아갈려고 산을 오르던 중, 동시에 산중턱을 쳐다보게 되었답니다.

 

무언가 서 있다는 느낌을 동시에 받았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어떤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산중턱은 바로 달빛 아래였고, 올라왔던 길을 다시내려가면 바로 아파트와 도로이기 때문에 그리 어둡지 않았답니다.

 

그 여자의 행색은 아래위로 알록달록한 색동 한복을 입고 머리는 단발 머리를 하고 있었답니다.

 

 

나이는 서른대여섯? 정도의 나이였고 좀 반반한 얼굴이었다고 합니다.

 

비록 술을 한두 잔 걸쳤지만 달빛아래 그모습은 선명했답니다.

 

그리고 술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은 상태였구요.



두 오빠와 아줌마 사이의 거리를 간단히 표현하자면 그리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였습니다.

 

그냥 아줌마겠거니 하고 아무~생각없이 지나칠려던 찰나 ...




"저기요, 학생."

"저기요, 학생."




너무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아줌마가 두번 말을 걸어오더랍니다.

그 중 한오빠가

 

"왜요"

 

이랬더니 

"저기요 학생. 내가 부탁하나 해도돼요?"

 

하더랍니다. 


또 다시 한오빠가

 

"먼데예?"

 

했더니

"내 부탁들어주면 내가 오백만원 주께요. 들어줄 수 있겠어요?"

 

하더랍니다.

둘은 눈빛을 주고받으며 저년저거 ㅁㅊ년이다, 돌아이다, 정신이 어떻게 됐다 이런식으로 생각했답니다.

솔찍히 두 오빠는 말장난 몇 번 주고받다 나중엔 그냥 따먹을 생각까지 했답니다 ㅡ.ㅡ;; 


두 오빠중 식이라는 오빠가 '공돈' 이라는 기대감에

 

"말씀해보이소. 말을 해야 들어주든지 할꺼아인교"


그러자 그아줌마가 

"그러면...아지아 서있는데서 세 발자국만 앞으로 가보세요."

 

식군이 긴가민가 하며 세 발자국 갑니다.


세 발자국 가자 아줌마가 

"거기서 오른쪽으로 두 발자국만 가세요."


그때 헌군이 이상한 느낌을 팍 받았는데 무조건 그부탁을 들어주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과 함께 식군을
말려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헌:"야 임마 하지마라 그냥가자."

식:"함해보자. 일단" 



옥신각신 하던 과정도 다 잘라먹고 앞으로 두 발자국 갔답니다.

 

그 자리에서 아줌마를 보며

"여기말하는교?"

 

라며 물어봤더니 아줌마가 씨~~익 웃으면서 맞다고 고개를 빠르게

 

끄덕끄덕끄덕끄덕 하더랍니다.

 

그러면서 땅을 파보라고 손으로 흙파는 시늉을 하더랍니다.

 

 

 

묘사를 하자면 강아지들 허공으로 들어올리면 땅으로 내려가고 싶어서 발을 허우적거리듯이 그런 식으로 파보라고 하더랍니다.

 

옆에 30센치 정도되는 굵지도 얇지도 않은 나뭇가지가 있길래 그걸로 흙을 파기 시작했답니다.

 

몇 번 흙을 헤치다 보니 어느순간 턱하고 먼가가 걸리길래 꺼내보니 福복 자가 적힌 빨간 복주머니가 있더랍니다. 

그걸 열어보니 피로 쓰여진 부적이 하나 들어있었구요.

 

그걸보는 아줌마의 표정은 너무 좋아서 입이 찢어지듯이 웃고 있었는데, 그렇게 기괴하게 웃는 사람 처음봤답니다.


식: "인제 부탁들어 줬으니까 돈주세요."

 

했더니 

아줌마: "그 자리에서 한 발자국만 뒤로 가보세요."

 

하더랍니다.


한 발자국 뒤로가니 또 흙을 파보라며 손을 빠르게 허우적 거리더랍니다.

 

찜찜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또 다시 그 나뭇가지로 흙을 살살 헤치니까 머가 턱하고 걸리는데 백만원짜리 돈이 두 뭉탱이 있더랍니다. 

이백만원이었습니다.

 

 

이것을 본 헌군은 ㅈ 됏다 이건아니다 정말 아니다 위험하다 라고 생각했고,

 

식군은 돈을보자 말 그대로 눈이 돌아버렸습니다.

 

정말 돈이 있었습니다.

 

 

 

근데 돈이 처음 약속한데로 오백만원이 아니라 이백만원 이잖습니까?


식: "아줌마 장난치는교? 오백만원 준다카디 "

아줌마: "카면 아지아. 내 부탁하나만 더들어주면 삼백만원 줄테니까 들어줄 수 있어요?"

 

하더랍니다.


속으로 별의별 욕을 다했답니다.  

 

우리를 가지고 노나 장난치나. 정말 ㅁㅊ년인가.

 

그치만 이백만원을 정말 손에 쥐어버렸으니 나머지 돈도 손에 넣을수 있을거란 기대감에

 

"먼데요?"

 

라고 물어봤더니


아줌마: "아지아 서있는데서 크게 두 걸음만 왼쪽으로 가보세요."


지시를 내리는 아줌마는 그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구요.

두 오빠는 아줌마가 지시하는데로 걸음을 옴겨서고 아줌마를 보며

 

"아줌마 여기말임니꺼?"

 

라며 물었는데 아줌마가

 

"예~"

 

하며 대답을 하는데 목소리가 갈라지면서 정말 찢어지는듯한 소리가 나더랍니다.

 



아줌마가 또 씨~익 하고 웃는데 그 모습을 본 헌군은 누가 자기 심장을 손으로 마구 쪼우는 느낌까지
들었답니다.

 

나뭇가지로 그 자리를 게속 헤쳐봤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답니다.

 

식군이 땅을 파고 있을때, 헌군이 아줌마를 봤더니 아줌마가 자기네들 쪽으로 너무 오고 싶어서 허우적 허우적 거리고 있더랍니다.

그리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입니다.

 

가히 그 모습 상상하고 있자니...

 



한 3분을 팟나 순간 턱하고 먼가 딱딱한 것이 걸리더랍니다.

 

끄집어 내어보니 흔히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보물상자보다는 많이 작은 그런 네모난 상자였답니다.

 

그때 아줌마가 정말 또박또박 큰소리로 


"너거 상자 열어보면 다죽는다. 상자 여는 순간 내가 너거 다 죽인다. 절대 열어보지 마라!!!"


라며 소리를 지르더랍니다.

 

그리고는 상자를 꺼낸 자리에 아까 그 맨처음 발견했던 복주머니를 넣고, 그 상자는 자기를 달라고 했답니다.

 

일단 복주머니 부터 묻어둬야 하니까...


식:"야 니가좀 묻어라."

헌:"싫다. 손도 대기 싫다."

식:"ㅅㅂ놈이 장난하나. 이까이 해놓고...그라면 내가 묻으께 복주머니만 니가 꺼내라."



복주머니를 꺼내서 흙을 파낸 그 자리에 던지고 식군이 발로 슥슥 매꾸고 있었습니다.

 

그때 들고 있던 상자 안에 어떤 무거운 물체가 덜컹하고 흔들렸답니다.

 

이때 식군이 머 눈이 뒤집혔다고 보면 되는데 속으로 어떻게 생각했냐면 이건 보물이다.

 

부탁을 하는 저 아줌마는 필시 사고를 쳤고 귀중한 무엇인가를 숨기기 위해서 자기대신 우리에게 부탁하는것이다.

 

고로 이상자안에는 앞으로 받을 삼백만원보다 더 값어치 있는것이 들어있을거라며 희안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상자에 꽂혀버린 식군은 흥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식: "야, 우리 이거 열어보자."

헌: "미쳤나!!!!!!!!"

식: "야, 분명히 이 안에 머 존나 비싼거 들어있지 싶다. 분명하다 저년이 자기가 하면 들통나니까
완전범죄할려고 우리한테 시키는 거라니까"

헌: "나 따라 열지마라 쫌!!"


둘이 계속 옥신각신 하다가 상자를 땅에 떨어뜨렸고 동시에 상자뚜겅이 열렸는데 무엇이 들어있었냐면, 몇 십년동안 쌔카맣게 부패한 아기시체 였습니다.

 

그때 저쪽에서 아줌마가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는데 

 

 


아~~~~~~~악~~~~~~~~~~~~~~~~~~~

 

 

 

 

하는 비명소리가 산 전체에 쩌렁쩌렁 울려퍼지더랍니다.

그때 둘은 동시에 아줌마를 봤고 아줌마는 오빠들 쪽으로 오려고 소리를 지르며 팔을 허우적 거렸답니다.

무엇인가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아줌마의 발을 붙잡고 있는것처럼 보였답니다.

 

 

 

오고는 싶은데 발이 움직여지지 않아 허우적거리다...........................


앞으로 팍 엎드리더니 기어오려고 팔로 땅을 막~~긁더랍니다.

 

이 모습을 본 두 오빠는 정말 다리에 힘이 풀려 그자리에서 주저 앉고 말았고, 식군은 뒤늦에 알게되었습니다.

 

 

'저건 사람이 아니다' 라구요. 

 


집안에 무당이신 할머니를 둔 헌군은 저 아줌마가 귀신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구요.

 

아줌마가 움직이진 못하지만, 본능적으로 여기있다간 정말 죽겠다라는게 느껴져서 둘은 걸음아 나살려라 하고 산아래 도로 쪽으로 뛰어왔답니다.

 

 

도로 쪽으로 뛰어나와 둘은 또다시 털썩 주저 앉아 산쪽을 바라보니 그 아줌마가 엉금엉금 아기 쪽으로 기어가서 아기를 한 손으로 안더랍니다.

 

엎드린 채로 도로에 퍼질러 있는 오빠들을 옆으로 팍 째려보며 오빠들 있는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오더랍니다.

 

오빠들은 다시 학교에 돌아가면 미친짓일거 같고 그대로 자취방으로 뛰었답니다.

 

자취방으로 와서 밖에 문, 안에 문 다 걸어 잠그고 너무 무서워서 소주 패트 한 병 까고 그대로 뻗었답니다.

 

그리곤 꿈을 꾸는데 자취방 문밖에 그 아줌마가 아기 시체를 안고 서서 손으로 자취방 문을

 

스윽~삭~ 스윽~삭~ 하고 긁으며

"아지아 문좀 열어도..." 

스윽~삭~ 스윽~삭~ 


"문 열어주면 내 드갈수 있데이...."


꿈에서 깬 식군은 몸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더랍니다.

 

그때 잠은 자지 않고 쪼그려 앉아 떨고있는 헌군을 보며

 

'내 너무 무서운 꿈꿨다'

 

하며 꿈얘기를 해주자 헌군이

 

'나도 그 꿈때문에 깼다'

 

라고 했답니다.

 

다음 날도 아줌마 꿈을 꿨는데 또 문을 긁으며

 

"내 이틀 후면 안에 드갈수 있데이"

 

라고 하더랍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자취집 주인아주머니께 전화 좀 쓰자고 부탁을 하고 헌군의 할머니를 불렀답니다.

 

할머니는 그날 용한 무당을 데려왔고 자취방을 둘러보던 무당은 그냥 가려고 하더랍니다.

 

할머니는 왜그냥 가냐고 묻자 무당이 방법없다 그냥 죽는다 라고 했답니다.

 

할머니는 죽을때 죽더라도 방법이라도 써보고 죽어야지 하며 손자좀 살려달라고 애걸복걸 하고 매달렸답니다.

무당이 자초지종을 설명해보라고 했고 오빠들은 있었던일 그대로 설명했습니다.

 

얘기를 들은 무당은 다알고 있다는 듯이 식군의 주머니를 가리키며 그 안에 무엇이냐고 묻더랍니다.

 

식군이 어기적거리며 주머니안에서 무엇인가를 꺼내보니 피로 쓰여진 부적이었습니다.

 

그건 바로 복주머니 안에 있었던 그 부적이었습니다.

 

야산 땅에 복주머니를 묻었었지요. 부적만 쏙 빼놓고 말입니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오빠도 긴가민가해 하던데 확실하진 않지만, 아줌마의 사정은 갓낳은 아기가 먼저죽어서 

상자에 넣어서 묻어주었고, 그 담에 아줌마가 나타난 그자리에서 아줌마는 굶어죽었다고 하더군요.

 

아줌마는 자신의 아기가 좋은곳에 갈 수 있도록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한 건데 그 부적을 가지고 와버렸으니...



무당:" 이렇게 하기로 하자. 산에 다시 가기전까지는 어떤 음식도 일체 먹지말고 물도 마시지 말고 계란 흰자랑, 

잣하고, 약초 그런거 태운 수정과만 묵어라. 노른자도 묵지마라이.

 

그라고 산에 올라가면 내가 대나무 채로 그 귀신을 살살 달래서 내쪽으로 오게 할테니깐, 

너거는 얼른 뛰가가 땅에 부적만 묻고 뒤도 돌아보지말고 오그라이..."


그리고 담날 새벽인가 모두 학교 뒷산으로 갔습니다.

 

그 아줌마를 처음 만났던 그 시간 때에 갔더니 아줌마가 땅에 엎드린 채로 고대로 그 자리에 있더랍니다.

 

무당이 올라가 대나무 채로 살살 흔드니 그 아줌마가 무당 쪽으로 엉금엉금 기어가더랍니다.

 

그 즉시 둘은 뛰어올라가 그자리에 부적을 묻고 뒤도 안돌아보고 다시 내려오는 찰나!!

아줌마가 무당쪽으로 기어가다가 두 오빠를 발견하곤..



"내가 속을 줄 아나!!!!!!!! 내가 속을 줄 아나!!!!!!!!!!!!"

 

소리를 지르며 



몸을 획돌려 정말 빠른 속도로 오빠들 쪽으로 기어오더랍니다.

 

오빠들은 뛰어 내려오는데 그 귀신의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뒷덜미에 손톱이 닿더랍니다.

 

오빠들 뒷덜미라도 잡을려고 팔을 허우적거리는데 나중에 내려와서 보니 뒷목이랑, 등이 손톱에 다 긁혀있더랍니다.

 

오빠들은 내려와 산쪽을 바라보니 부적을 놓아둔 자리에 도깨비 불같은 파랗고 조그만 공이 하늘로 둥실~ 

올라가고 그 귀신은 엎드린 채로 모습이 희미하게 사라지더랍니다.

 

굿을 마친 무당이 

" 이틀 후에나 한번 더 찾아올끼다. 아무것도 먹지말고 소금만 무라"

그리고 정말 이틀 뒤인가 그때 그 귀신이 한 번 더 나타나서 문 밖에서

 

"아이구 짜워라. 아이구 짜워라."

하곤 사라지더랍니다.

 

이야기는 이게 끝인데 그리고 나서 한동안 나타나지 않다가 다시 꿈에 나타나 두 오빠에게 각각 다른 이야기를 해주고 갔는데 줄여보면  


식군에겐 "아지아 고마워요. 아지아는 이런일 하는게 꿈이지요? 이런일 할려고 자격증 공부하지요?

이렇게 이렇게 하면 잘 될껍니다."



헌군에겐 "아부지가 이런이런일 하지요? 하고 싶은 일이 이런거지요? 이렇게 하면 잘 될껍니다"

하며 이런저런 조언을 들려주고 떠낫다고 합니다.



악귀는 아니었다는 단순하고 허무한 결론이 내려지네요.







만약 아니 정말 그 귀신의 부탁대로 끝까지 들어주었더라면 오백만원을 손에 넣을수 있었을까요?

정말 무서운건 사람의 욕심인데 말이죠.

 

글을 정리하면서 욕심을 버려야 한다는 생각보다 그 부탁 들어줬더라면 

나머지 돈 가질수 있었을 텐데 아깝다 그리고 그 삼백만원 어딘가 있을텐데 라는...

정말 옹졸한 생각이 듭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럼 내년에 뵐까요?

 

 

 

출처: 웃대의 촘나쿨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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