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에서 귀신태우고 운행한이야기 [보배드림 펌]

구리프이 작성일 13.08.11 0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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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강원도 화천에서 운전병으로 복무했었습니다


저의 군면허가 대형이라 주로 몰았던 차량은 5톤,9.5톤 카고, 가끔가다 땜빵으로 소형 군용트럭 5/4톤 을 몰았었습니다.


다른부대는 모르겠지만 제가있던 부대는 봄~가을 까지 무월광시기(달이 안뜨는시기)에 수색,매복 작전을 나갑니다.


수색 매복작전은 일단 매복진지 주변을 낮에 수색조가 탐지병들과 함께 정찰을 돌며 매복하는데 무리가 없나 하고 돌아다니다


밤에 해가 질무렵 매복조가 매복진지에 가서 동이 트기전까지 매복작전을 수행하는 임무입니다.


거의 한달에 한두번 이였던 훈련이였고 산속에서 임무를 수행하기때문에 일반 민수용차량은 가지못해 군용트럭으로 인원수송을 합니다.

 인원수송은 제가 5/4톤 트럭으로 했습니다.


상당히 거슬리는게 이 훈련 인원수송을 나가면 새벽에 자다 일어나서 매복조 인원들 복귀를 시켜야했기때문에 잠을 잘 못잤습니다.


새벽2시~3시쯤에 일어나서 인원들 복귀시키고 부대오면 5시쯤되었고 6시가 기상시간이므로 잠을 더 자려고하면 복귀한 매복조인원 짐정리 하는 소리때문에 잠도 못자고 그냥 누워있다 6시에 기상하는 꼴입니다.




꽤 쌀쌀했던 가을날이였습니다.


이날도 수색매복 작전 훈련이 있던 날이였습니다.


수색조가 수색을 마치고 복귀한다음


매복조 인원들과 운전병이였던 저는 저녁식사를 일찍 마치고 대대장님 신고를 기다리고있었습니다.


매복진지 위치는 우리부대가 관할하는 지역안에서 하기때문에 매번 위치가 바뀌어도 다 알지만 가끔가다 다른부대 진지로 갈때가 있습니다.


이럴때는 위치도 모르고 군차에 내비게이션이 있을리도 만무해서.. 산 등고선이 그려져있는 군용 지도를 보고 찾아가야합니다.


이날은 제가 처음가보는 위치라 선탑간부 (조수석에 타는 간부)와 열심히 지도를 보며 위치를 파악했고


곳이어 대대장 신고를마치고 매복인원을 뒤에 태우고 진지로 출발했습니다.


이때 갔던 진지는 모 부대 뒤에있는 꽤 우거진 숲속이였고 길도 꽤 험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연신 가면서 "아 이거 길도 좁고 어두운데 이따 새벽에 애들 복귀시키러올때 어떻게오냐.." 하며 인원들을 하차시키고


매복조 간부가 날씨가 꽤 쌀쌀하니 한시간 일찍 새벽2시까지 이곳으로 우리를 데릴러 오라 하며 저와 만날 시간을 정했습니다.


차 돌릴 곳도 마땅치 않아 후진으로 거의 200미터 가량을 내려온뒤 차를돌려 저는 부대로복귀했고 씻고 티비보다


저녁점호를 끝내고 잠이들었습니다.


잠깐 잠들었을까 불침번이 새벽1시라고 저를 깨우더군요


잠깨려고 화장실에서 세수한번하고 활동복에 전투모 눌러쓰고 선탑간부와 인원들을 복귀시키러 출발했습니다.


새벽2시 강원도 시골길에는 드문드문 가로등 하나씩 있었고 나머지는 차 전조등 불빛에 의존해서 가야했습니다.


인원들을 태우고 어두운 산속길을 후진으로 내려올 생각을 하니 그냥 막막했습니다.


선탑간부는 저보다 짬이 안되는 하사였는데 아니나다를까 차에 타자마자 골아떨어졌습니다.


운행하면서 속으로는 인원들이 밑으로 좀 내려와있었으면.. 하고 바라며 진지를 향해 가고있었고


저멀리 매복진지가 있는 산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산 아래에 손전등 불빛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아마도 차 돌릴공간이 없어 저를 배려해 일부러 산 밑에까지


내려온 매복조 인원들인것같았습니다.


그곳으로 가보니 역시나 매복조 인원들이 기다리고있었고 저는 내려와 기다려줘서 고맙다며 매복조간부한테 인사를하고


매복나갔던 병사들한테 "많이 추웠냐?" "고생많았다" 하며 대화를 하는데 


이상한게 저랑 대화를 하는 매복조 인원들이 아무런 감정이 없이 그냥 로봇처럼 입만벌리며 대답을 하는겁니다..


저랑 눈도 안마주치고 그냥 넋이 나간사람들처럼 모두들 멀뚱멀뚱 서있길래 


저는 속으로 '날씨가 춥긴 추웠나보구나' 하며 인원들을 뒤에 태우고 부대로 출발했습니다.


부대로 출발한지 20분쯤지났을까.. 선탑간부 핸드폰이 울리며 자고있던 선탑간부가 일어나서 전화를 받았습니다.


부대에서 걸려온 전화같았습니다. 


그런데 전화를 받던 선탑간부는 뭔가 이상하다는듯


 차를 잠깐 길가에 세우라고 하더니 저보고 전화를 받으라고 전화를 건냈습니다


"통신보안 병장xxx입니다"


'어 그래 나 당직사관인데 진지에 도착했나?'


역시 당직사관한테 걸려온 전화였습니다.


"예 지금 인원들 태우고 복귀중입니다."


'어? 인원들 태웠다고? 그럴리가없는데 상급부대에서 훈련 확인하러 나온다고해서 조기복귀 안하기로했어'


"...그럴리가 있습니까 매복담당간부 바꿔드리겠습니다"


하고 차에서 내려 인원들이 타고있는 적재함으로 갔는데


저는 그자리에 다리풀려서 주저앉았습니다.. ㅎㅎ


적재함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냥 빈차였습니다.


제가 주저앉자 선탑간부가 놀래서 차에서 내려 왜그러냐고 저에게 묻고 저는 적재함을 가르키며 


인원들 분명히 태웠는데 아무도 없다고.. 얘기를했는데 선탑간부는 제 말을 믿지 않고 제가 그냥 잠이 덜깬걸로 생각했습니다.


선탑간부가 핸드폰을 받아 당직사관이랑 통화를 마치고 나서는


저에게 아까 그 진지로 가서 인원들 끝날때까지 기다려야할것같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선탑간부 핸드폰으로 전화가왔습니다. 바로 매복담당간부였습니다.


아니나다를까 매복담당간부는 미안하다며 다시 와달라고 했었고


저는 다시 가서 30분동안 기다리며 다시 매복조 인원들과 만났습니다.


제가 떨리는 마음으로 매복담당 간부한테 혹시 진지에서 저 오는거 못봤냐고 물었더니


제가 산 밑에서 차를 새우더니 적재함을 열고 혼자 차 주위를 왔다갔다 하다가 다시 차를 돌려 나갔다는겁니다.


매복담당간부는 당직사관한테 조기복귀 안하게되었다는 연락를 받고 다시 부대로 복귀하는걸로 생각했답니다..


그말듣고 저는 정말 소름돋아서 이 모든얘기를 매복담당간부한테 얘기를 했습니다..


나 분명히 간부님이랑 여기 애들 만나서 얘기까지 했었다고.. 


믿을리가 없지요.. ㅎㅎ


이날 정말 팔다리가 후들거려서 어떻게 운전을 해서 부대로 복귀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정말 귀신을 태운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졸았던건지.. 지금도 생각하면 오싹합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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