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다이버

금산스님 작성일 13.10.11 08: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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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느 남쪽의 바다에서 동료들과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하늘은 활짝 개고 바다의 상태도 대단히 안정되어 있어

다이빙을 즐기기에는 정말 어울리는 날이었습니다.

 


나는 동료 다이버와 둘이서 어느 다이빙 스폿을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깊게 잠수해가고 있었는데, 어느 지점에서 해저의 이변을 알아차렸습니다.

무엇인가 이상하다..

 

 
자세히 바라보니 해저의 한 부분에 인간이 자라나고 있던 것입니다.

옆에 있는 동료를 바라보니 그 역시 어안이 벙벙한채 굳어 있었습니다.

자라고 있는 인간의 얼굴은 모두 아름다운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저것이 무엇인지 몰라서 잠시 동안 바라보고 있자니

어느샌가 동료 다이버가 옆에 다가와 내 어깨를 치고 오른쪽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그 쪽을 바라보니 다이빙의 장비를 전혀 갖추지 않은 노인이

낫을 가지고 소녀들을 잘라내 수확하고 있는 것입니다.

무표정이었던 소녀는 수확되는 순간 엄청난 고통의 표정을 띄우며 잘려나가고 있었습니다.


 

바다 속이지만 그 고통의 외침이 내게도 들려올 것만 같은 소름 끼치는 얼굴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얼굴마저도 잘려나간 발에서 퍼져 나온 소녀의 피로 인해 보이지 않게 되어 버렸습니다..

정신을 놓고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노인은 어느새 조금씩 우리들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바로 옆까지 다가온 노인은 완전히 굳어 있는

우리들에게 얼굴을 돌리고 히죽히죽 웃으며 손에 있는 낫을 내밀었습니다.

마치 [자네들도 해 보겠는가?] 라는 것 같은 느낌으로..

 


정신을 차렸을때는 나와 동료 모두 병원의 침대 위였습니다.

산소가 떨어질 때가 가까워지도록 올라오지 않는 우리를 걱정한 동료 다이버가 우리를 구해준 것입니다.

그 다이버는 우리가 본 것과 비슷한 것조차 보지 않았다고 단언했습니다.


 

[바다에서는 여러 환각을 볼 수도 있지. 그것이 바다의 무서움이고 아름다움이야.] 라며

그 연상의 다이버는 우리에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분명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겪은 것은 결코 환각 따위가 아니라고.

 


번역 : VKR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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