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도 일어난 무서운 이야기 제394화 - 링반데룽 Part.1에서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날 밤.
저는 일본군 유령을 보고 혼비백산하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다면 저와 헤어진 친구는 어찌 되었을까요?
그 녀석과 다시 만난 것은 며칠 후였습니다.
그날 밤 친구는 분명히 제 뒤를 따라 왔는데,
나중에 보니 내가 온데 간데 사라지고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그날 지른 고함 때문에 목젖이 늘어났더라도 자기는 절대로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오히려 친구가 절 찾는다고 고함질렀다고 우겼습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이제부터 친구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그날, 너 찾는다고 계속 앞만 보고 걸었어.
그렇게 산을 헤매다가 나중에는 길도 잃고 이상한 기분이 들어서 빨리 독수리산을 내려가려고 하는데…….
정신없이 내려가는데, 멀리 가로등하고 민가가 한 채 있는거야.
가까이 가니 큰 기와집에 잔치라도 하는 건지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있었지.
혹시 네가 여기에 있는 건가 해서 들어가 봤는데,
기와집에 수염이 길고 허연 할아버지들이 마루에 상을 돌아가며 앉아 있는 거야.
그런데 가운데에 앉으신 분이 많은 사람들 중에서 날 지목했어.
쉬어가라고.
돌아다니다보니 배도 고파서 뭐, 주는 대로 먹었지.
밥도 챙겨주고 상 위에는 음식들과 과일도 많고 해서.
그런데 그러다 잠이 들었나봐.
아침에 일어나 보니, 으아 미치겠더라.
아무도 없는 초라한 작은 빈집에 나 혼자 있는거야.
밤에는 큰 기와집이었는데, 꿈이었나 싶어서 후딱 밖으로 나갔어.
그러다 문득 뒤돌아보는데…….
으아,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움직일 수가 없더라.
거긴 빈집이 아니고 자그만 산신각이었나봐.
그런데 어젯밤에 마루 상석에 앉았던 수염 허연 할아버지가 탱화 속에서 미소 짓고 있더라고.
앞에는 전날 누가 제를 지내고 간 뒤였는지 사과랑 배가 있었는데,
누가 한 번씩 베어 먹은 자국이 있더라."
그날의 일을 자신이 피로하고 배가고파서 헛것을 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만,
그 날 이후 독수리산에 가자는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투고] 법왕님
-잠밤기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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