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그러니까 그 일이 있던건 지금으로부터 약 20년전 쯤일거에요
당시 국민학교 저학년이었던 저는 부모님들과 함께 경북 어느 외진곳에 있는 시골에 내려갔었지요
시골에서 또래 친구들과 마늘도 심고 도랑에서 개구리도 잡고 놀다가 밤이 왔는데
어느 시골에나 그렇듯 아주 이른 시간부터 어른들이 잠을 청하기 위해 준비를 하시더라구요
그래도 잠들기전 약주 한잔은 꼭 빼놓지 않고 마시더군요
한창 마시던 도중 술이 떨어졌는지 외할아버지께서 저를 부르시고는
술이 떨어졌으니 작은방에 자고있는 사촌형을 깨워서 술을 받아오라고 시켰지요
그래서 형을 깨우고는 "옷 갈아입고 올테니 마당에서 기다려" 라고 하고선 옷을 갈아입고 마당에서 사촌형과 함께 집을 나섰습니다.
술을 파는 가게가 시골집에서 걸어서 약 10~15분 정도인데
그때까지만 해도 비포장도로에 가로등도 없던 아예 깡촌이라 후레쉬 두개를 하나씩 나눠들고 조심조심 걸어가고 있었어요
장난끼가 많던 개구진 사촌형은 자기가 어릴때 도깨비불을 봤다, 여기 길가에 있는 무덤에서 귀신들이 나와서 돌아다닌다더라 등등의 말들로 저를 놀리면서 걸었고
저는 겁에 질려서 빨리 술 사가지고 집에 들어가자며 발걸음을 재촉했었어요
드디어 슈퍼에 도착해서 술을 사고 또 다시 집에 걸어가고 있는데 또 사촌형이 무서운 얘기를 시작했고
저는 어린맘에 너무 무서워서 그만좀 하라고 소리를 빽 질렀는데, 사촌형이 갑자기 "재미없다 그만놀자" 라고 하더니
슈퍼쪽으로 막 달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 형이 또 집에 다와가니까 장난치는구나 하는 생각에 "그만해 나 먼저 들어갈거야" 라고 말하고 집으로 뛰어 들어갔는데
사촌형이 거기서 신발을 신고 있는겁니다..
그래서 제가 "형 어디로 들어왔어?" 라고 물으니 사촌형이랑 어른들이 "너는 옷갈아입는다고 해놓고 어디 갔다가 이제 오냐" 라고 하면서 막 혼내는 거에요.. 갑자기 없어져서 놀랬다고 어디 들짐승한테 잡혀간줄 알았다고..
저는 슈퍼에 누구랑 같이 갔다온걸까요..? 술 봉다리가 제 손에 있었던걸 보니 꿈은 아니었는데 말이에요..
가금 생각하다보면 소름도 돋고 신기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마무리는 어떻게 해야하죠? 하... ㅎㅎ 어쩃든 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