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자살하려고 마음을 먹었었다.

금산스님 작성일 15.03.12 20: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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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도 아니고, 그리 길지도 않지만..

처음 도쿄에 와서 혼자 생활하게 되었을 무렵이었다.

 


낯선 타향살이와 직장에서 이리저리 치이다 보니,

어느새 머릿 속에는 부정적인 생각만이 가득 차 있었다.

일 문제와 생활 문제 때문에 하루하루 고민만 늘어났고, 자살까지 생각하게 될 정도였다.

 


그리고 어느밤, 나는 목숨을 끊기로 마음 먹었다.

유서까지 쓰고, 손목을 긋기 위해 칼을 막 손목에 댄 순간이었다.

 


갑자기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다.

평상시에는 매너 모드로 해 놓는데..

 


전화를 건 사람은 할머니였다.

눈도 나빠서 혼자서는 다이얼도 못 누르는 주제에..

 


처음에는 종종 연락을 하라느니,

일은 괜찮냐느니 별다를 것 없는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기운이 없는 것 같구나. 감기라도 걸렸니?

 할미는 이제 살 날도 얼마 안 남았으니, 대신 아프게 해 달라고 부처님께 빌어주마.

 그러니 아무 것도 걱정하지 마. 힘든 건 할머니가 다 받아줄테니까. 그러니까 일 열심히 하려무나. 잘 지내고.]

그리고 전화는 끊겼다.

 


나는 칼을 던져버리고, 밖에 나가 식당에서 잔뜩 밥을 먹고 돌아와 잤다.

핸드폰은 여전히 매너 모드인 채였다.

 


출처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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