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304동 105호

자연사 작성일 15.09.08 22: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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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어렸을때 저희 집은 여유있는 편이 아니였고, 부모님께서 열심히 맞벌이를 하셔서 새 아파트에 입주하게 되었습니다. 전에 살던 주택단지의 친구들과 헤어지고 전학을 와야했는데도 전 방이 넓어진 새 집으로 이사라는 것만으로 신이 났었습니다.


그리고 이사하고 나서 1년이 지났을 쯤. 제 주위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1]
제 방의 침대머리 맡에는 창문이 하나 있습니다. 평소에는 항상 창문 아래로 머리를 두고 자는데, 그 날따라 너무 피곤했던 터라, 반대로 머리를 두고 잠을 자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초저녁부터 정신없이 잠을 자고 있는데 새벽쯤이었을까요? 

[또각. 또각. 또각]

평소 듣지 못한 구두소리에 잠에서 깨어나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이 1층이었기에 전 다른 층에 사는 사람이 지나가는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만, 가만 들어보니 그 발자욱소리는 꼭 저에게 다가오는 것처럼 가까워 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문득 몸이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말로만 들었던 가위를 실제로 눌리게 되니 무서워졌고 하이힐 소리는 점점 제게 다가왔습니다. 나중엔 엉엉 얼어도 봤지만 소용이 없었고, 그러다가 잠이 들었는데 너무 울었던 모양인지 아침에 눈가가 뻣뻣했습니다.

그 후로 방에서 안자고 일주일 정도는 거실에서 잤습니다. 그리고 그 일이 잊혀질때쯤 다시 방에서 자기 시작했습니다만... 

어느날 밤. 자고 있는 데,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져서 눈을 떠보니 얼굴이 하얗고 머리가 단발인 여자가, 침대 아래에 앉아서 침대에 손을 올려 자기 턱을 받치고는 절 가만히 쳐다보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전 순간적으로 헉- 소리도 못내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뒤집어 써버렸습니다. 잠도 못자고 그렇게 아침까지 이불속에서 벌벌 떨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날 이후. 저는 제 방에서 잠을 자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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