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음침한 회사

금산스님 작성일 16.12.12 10: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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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PC 관련 된 일로 작은 여행회사에 파견을 갔다.

 


경리 담당과 사무 담당 여직원이 한명씩 있고,

영업 직원 남자 한 명에 여사장까지 전부 네 명인 작은 회사였다.

 


내 일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버를 세우는 등,

여행 업무와는 관계 없는 일이었다.

 


경리 담당 여직원은 일을 하는 듯 했지만,

사무 담당 직원은 성격도 나쁘고 몸집도 거대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과자나 먹고 있고,

사장이랑 수다나 떨 뿐 일을 하는 건 본 적이 없었다.

영업직 남자는 뭘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무엇보다 기분 나빴던 건,

여행 회사인데 여행객이 전혀 찾아오질 않는다는 것이었다.

 


한 달 동안 일을 했는데, 문의 전화만 일주일에 한두번 있을 뿐,

손님이 직접 찾아온 일은 한번도 없었다.

 


서버 관리를 하고 있었으니, 외국과 여행 관련 메일이 오고 가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사장도 뭘 하는 것인지 잘 알 수가 없었다.

 


메일 시스템은 있는데,

외국과 우편이나 FAX로 거래를 하고 있었다.

 


실제 손해는 없었지만,

음침한데다 회사라는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

 


기분 나쁜 한달이 지난 후,

나는 바로 다른 파견지로 옮겨갔다.

 


그리고 반 년 정도 지났을 무렵,

우연히 그 회사 홈페이지를 발견했다.

 


그때 그 회사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밝은 분위기였던데다, 활기 넘쳐보였다.

놀라 여기저기 클릭해보는 사이, 뭔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다.

 


사원들 사진이 있었지만,

그 때 내가 봤던 사람들은 하나도 없고 직원 수도 훨씬 많았으며 사장도 남자였다.

 


모든 게 내가 아는 그 회사와는 달랐다.

심지어 위치마저..

 


그 회사는 도쿄에 있었지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회사 주소는 칸사이였다.

하지만 회사의 이름, 로고부터 여행회사라는 것까지는 전부 같았다.

 


나는 손님을 가장해 [혹시 도쿄 쪽에 지사가 있으면 거기 문의를 좀 하고 싶은데요.] 라고 메일을 보냈다.

하지만 [저희는 20년 넘게 칸사이 본점만 운영 중입니다. 지사는 없습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올 뿐이었다.

 


기분이 나빠져,

나는 도쿄 그 회사 자리에 가보았다.

 


그 여행회사는 입점해 있던 빌딩마저 사라져, 그저 공터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내가 한 달 동안 다녔던 그 회사의 정체는 도대체 뭐였던걸까?

 


출처 :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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