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이야기다.
옛날 일 때문에 동남아시아 산에 들어가게 됐던 적이 있단다.
현지 안내인과 함께 걷고 있는데, 길 옆 안쪽 나무에 뭔가가 매달려 있었다.
멈춰서서 확인해 보니 흰 해먹이었다.
[왜 사람 하나 없는 산속에 저런게 있지?]
흥미를 느낀 친구는 다가가보려 했다.
하지만 안내인은 기겁하며 말렸다.
[가까워지면 안 됩니다. 저건 마귀일지도 몰라요.]
[마귀?]
[이 부근에는 옛날부터 해먹 흉내를 내는 마귀가 있습니다.]
친구는 황당했지만 안내인의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무심코 해먹 안에 들어가면 그대로 휘감겨 산 속으로 끌려간다는 것 같았다.
다른 산에는 텐트로 변하는 마귀 이야기도 있다나.
[저게 마귀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우선 사람 하나 안 올 이런 곳에 저런 게 있는 것부터가 이상합니다.
애시당초에 저건 너무 깨끗해요. 완전 새 것 같지 않습니까?]
그 말을 듣고보니 그랬다.
[이 산은 깊어서 뭐가 있을지 몰라요. 이상한 물건에는 가까이 가질 않는게 몸을 지키는 기본입니다.]
결국 친구는 안내인의 말에 설득당해 그대로 지나갔다고 한다.
정말 그게 마귀였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