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이야기다.
그녀가 초등학생일 무렵, 하천 부지에서 강아지를 주웠단다.
아쉽게도 집에서 기를 수는 없었기에,
다리 아래 골판지 상자를 가져와 담요를 깔고 거기서 몰래 돌보기로 했다.
방과 후면 먹고 남은 급식이나 이것저것 먹을 것을 챙겨다 줬고,
강아지도 그녀를 몹시 따랐다고 한다.
어느 날, 여느 때처럼 강변에서 강아지랑 놀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말을 걸어왔다.
[어머, 정말 귀여운 강아지구나.]
깜짝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처음 보는 아줌마가 싱글벙글 웃으며 보고 있더란다.
[저기, 이 강아지, 네 강아지니?]
계속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그랬으면 좋겠지만 아니에요. 엄마가 기르면 안 된다고 해서..]
그렇게 대답하자, 아줌마는 이상한 말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그러면 혼자 있을 강아지가 걱정되겠네. 좋아, 아줌마가 그 걱정거리를 없애줄게!]
무슨 말을 하는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자니, 아줌마는 강아지를 가리켰다.
머리를 앞뒤로 흔들면서 날카로운 소리로 웃기 시작했다.
깔깔깔깔깔..
즐거워서 어쩔 수 없는 것 같은 표정인데, 눈만은 결코 웃고 있질 않았다.
아줌마는 그렇게 무서운 얼굴로 절대 멈추지 않고 계속 웃었다.
그녀는 섬뜩해져 도망갈 생각으로 몸을 돌렸다.
그 순간, 갑자기 발밑에 있던 강아지가 쓰러졌다.
몹시 몸을 떨더니 그대로 멈춰서 움직이질 않았다.
당황해서 손을 뻗었지만, 강아지는 이미 죽어 있었다.
[잘됐네! 이걸로 쓸데없는 걱정 따위 안 해도 되겠어!]
아줌마는 그렇게 말한 뒤 콧노래를 부르며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그녀는 한동안 거기서 멍하니 서 있었다고 한다.
그 아줌마는 지역에서 상당히 유명한 사람으로,
"사신 아줌마", "깔깔 마녀" 등으로 불리며 두려움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가리키고 깔깔 웃으면 작은 동물들이 그대로 죽는다는 것이다.
아줌마는 그 후 큰 애완동물 가게에서 소란을 피웠다가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한다.
먼 친척이 거두었다는 말도 있었고, 병원에 입원했다는 말도 있었지만, 진상은 모른다.
그녀는 그때 그 광경이 트라우마가 되어 개를 기르지 못하고 있다.
[기르고 싶지만.. 어느 개를 봐도 그때 그 강아지가 죽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니까..]
정말 쓸쓸하게, 그녀는 말했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