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직전 이야기다.
할머니는 간병인이 필요할 정도의 상태였다.
그렇기에 어머니가 곁에서 늘 병구완하고 있었다.
하지만 병구완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어머니는 점점 지쳐서 노이로제 증상을 보일 정도가 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가 보기 드물게 싱글벙글 웃으며 나타났다.
그리고는 선물이라며, 할머니에게 인형을 내밀었다.
어머니 말로는 신이 깃든 인형이라고 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쁜 인형으로 느껴졌다.
어머니의 기분이 좋아 보였기에, 아무 말 않고 넘어갔지만.
그날 이후, 할머니는 깊은 밤이 되면 [히익.. 히익..] 하고 괴로운 듯 신음하게 되었다.
그때마다 어머니는 일어나 할머니를 병구완했다.
어느 날, 한밤중 또 [히익.. 히익..] 하고 할머니의 괴로운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잠에서 깨어 할머니 방을 들여다보았다.
할머니 곁에서,
어머니가 그때 그 인형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그로부터 한 달 가량 지나,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어머니는 지금 정신병원에 입원해계신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