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의사인 친구에게 들은 이야기다.
병원에 귀가 안 좋은 아저씨가 찾아왔더란다.
진찰을 해보니 한쪽 고막이 찢어져 있었다.
그것도 상처가 심해, 화농이 지고 고름이 고여 있었다.
반대편 귀는 원래 들리지 않는 듯,
남자는 꽤 부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바로 치료하려 했지만,
갑자기 같이 온 아줌마가 장애인이라고 인정하라고 따지기 시작했단다.
[아니, 우선 치료를 해야죠. 치료한 다음 여전히 청력에 문제가 있으면 인정하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설명해도 아줌마는 장애인이라고 인정하라고 떠들 뿐이었다.
아저씨의 상태가 어떤지,
나을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한마디 묻지도 않고..
끝내는 미친 의사라고 욕까지 먹고,
당신 같은 의사는 의사도 아니라고 소리소리 지르는 지경에 이르렀다.
어찌할 도리가 없어
결국 병원 사무장이 나와 같이 설득했다고 한다.
사무장을 부르러 갈 때, 아저씨는 모기만한 목소리로 [..미안합니다..] 라고 말했다.
괴로운 듯한 얼굴이었다.
결국 상처는 치료하게 되었지만,
아저씨도, 아줌마도 그 후로 병원에 다시는 찾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아저씨 귀를
아줌마가 상처낸 것은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한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