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이야기다.
당시 다니던 고등학교 뒤에는 무덤이 있었다.
어느 여름밤 12시, 그곳에 반 아이들이 전부 모였다.
졸업 전에 마지막으로 추억을 만들 겸,
다같이 담력시험을 할 생각이었다.
그곳은 여름인데도 밤공기가 무척 차가웠다.
마침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기에 전원을 켜봤다.
뭐가 찍힐까 싶은, 가벼운 마음에서였다.
무덤 앞을 카메라로 비춰봤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디지털 카메라의 얼굴 인식 기능이
하늘 쪽으로 반응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그냥 오작동인가 싶었다.
하지만 점점 얼굴을 인식하는 사각형 테두리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나, 둘, 셋..
게다가 수가 늘어날수록,
그 늘어나는 속도가 빨라져 갔다.
어쩐지 위험하다는 육감이 들어,
서둘러 디지털 카메라를 껐다.
그대로 찍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기분이 나빠서, 그 이후 그 디지털 카메라는 사용하고 있지 않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