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과 성모 마리아 (리마스터)

객사 작성일 18.12.15 18:3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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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올 것 같지 않은 상인은

냉혹한 성격의 소유자였습니다.

 

 

성 안의 사람들은 어떤 상황이라도

그와 마주치는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조심했고

혹시라도 그와 마주치게 된다면

돌아오는 길에 몸 뒤로 소금을 뿌리는 걸

잊지 않았습니다.

 

 

하루는

한 가난한 노인이 상인을 만나 뵙기를 청했습니다.

 

 

하지만

상인은 노인의 다리를 부러뜨리고는

모두가 보란 듯 길바닥으로 내동댕이 쳤습니다.

 

 

그날 밤

침대에서 잠을 청하던 상인의 눈앞에

다리가 부러진 노인이 나타났습니다.

 

 

노인은 무서운 눈으로 상인을 노려보더니

환한 빛과 함께 성모 마리아로 변했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불쌍한 노인을 도와주기는커녕

노인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길바닥으로 내동댕이 친 상인을 비난했습니다.

 

 

그리고

상인에게 큰 불행이 닥칠 거라 말하고는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상인의 아들이 마차에 치여 죽었습니다.

 

 

하지만

상인은 아들의 시체를 보고도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다시 상인을 찾은 성모 마리아는

아들의 죽음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상인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상인에게 또 다른 불행이 닥칠 거라 말하고는

연기처럼 사라졌습니다.

 

 

다음날

상인의 딸이 동네 청년들에게 강간당하고

차갑게 식은 모습으로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성모 마리아는 딸의 죽음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상인을 보았습니다.

 

 

다음날

상인의 하인이 상인의 모든 재산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하지만

상인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습니다.

 

 

상인은 잠도 안 자며 일하고

직원들을 닦달하며 괴롭히고

여기저기 사기를 치고 다니더니

전보다 더 큰 재산을 모았습니다.

 

 

그 모습을 본 성모 마리아는

아무리 혹독한 벌을 내려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상인을

내버려 두기로 했습니다.

 

 

상인에게 또 다른 벌을 내리 다간

많은 사람들이 상인에게 피해를 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상인에게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웠습니다.

 

 

병상에 누워 조용히 남은 시간을 보내던 상인의 눈앞에

성모 마리아가 나타났습니다.

 

 

성모 마리아는

상인이 죽어서 지옥에 갈 거라고 말하며

만약 지금이라도 죄를 뉘우친다면

용서해주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상인이 조그만 목소리로

뭔가를 중얼거렸습니다.

 

 

상인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자

성모 마리아는 상인에게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순간

상인이 병상에서 벌떡 일어나

무시무시한 힘으로 성모 마리아의 목을 조르며

소리쳤습니다.

 

 

넌 내 아들을 죽이고 내 딸도 죽였다.

그리고 내 재산까지 빼앗아 갔다.

너 따위가 성모라면 죽어서 천국에 가느니

지옥에서 영원히 불타며 너를 비웃어 주겠다.”

 

 

그리고

상인은 발작하듯 두 눈을 심하게 깜빡이더니

이내 숨을 거뒀습니다.

 

 

너무 놀란 성모 마리아는

하마터면 치마에 오줌을 지릴 뻔했습니다.

 

 

이 사건 이후

성모 마리아는 그 어떤 악당이라도

벌을 내리지 않기로 굳게 결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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