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군대 고참에게 들은 이야기를 투고했었는데,
이번에는 다른 고참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 고참이 사회에 있을 때 친한 여자아이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언제부터인가 악몽을 꾸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밤에 잠을 자고 있노라면 어떻게 봐도 귀신인 여자가
천장에서 눈앞까지 천천히 내려온다는 것이었습니다.
꿈이라기에는 너무 생생했답니다.
마치 가위에 눌린 것처럼 천천히 귀신이 내려와서,
귀신의 땀구멍이 보일 거리가 될 때까지 눈을 마주친다는 것입니다.
물론 몸도 움직이지 못하고,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꿈을 꾸기도 며칠,
그 여자아이는 가족에게 그 꿈에 관해 털어놓았다고 합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용한 무당을 불러서 굿을 하기로 했습니다.
집에 불려온 무당이 한참 동안 굿을 하다가 입을 열었습니다.
[그년이 자기 갈 곳을 몰라서 너한테 나타나는 게다.
또 나타나면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거라. 그리로 돌아갈 수 있게.]라고 말을 해주더랍니다.
그래서 그 친구는 잠에 들기 전에
[하늘을 가리킨다, 하늘을 가리킨다..]라고 되뇌며 잠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그날 밤 역시 귀신이 나타났다고 합니다.
너무나 무서웠지만 그녀는 무당의 말을 상기하며 손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늘을 가리킨다는 것은 그녀 바로 위에 있는 귀신을 가리킨다는 것이었죠.
너무 무서웠던 그녀는 그만 위가 아닌 옆으로 손을 향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처음으로 그 귀신의 시선이 자신이 아닌 옆을 향하더니,
그쪽 벽으로 슉하고 사라지더랍니다.
안심한 그녀가 마음을 놓고 푹 자고 일어났는데..
간밤에 옆방에서 주무시던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 이후 이야기는 듣지 못했지만,
밤중에 초소에서 근무를 서면서 들은 오싹했던 이야기였습니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