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꾼 악몽 두 가지에 관해 이야기려 합니다.
첫 번째 악몽은 어두운 밤에 제가 집으로 돌아가는 꿈이었습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인데,
아파트 입구부터 집까지 쭉 직진해서 가야 합니다.
그리고 가는 길에는 가로등이 없고 주차장과 경비실만 있죠.
저는 아파트 입구에서 쭉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경비실에 불이 켜져 있고,
맞은편 주차장 쪽에 웬 사람의 그림자가 슬쩍 보였습니다.
[이 시간에 누가 저기 서있지?]라는 생각에 경비실 쪽을 흘낏 살폈지만,
경비 아저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차장을 지나가면서 직접 사람이 서 있는 쪽을 바라봤습니다.
그곳에는 허리가 굽은 할아버지 한 분이 지팡이를 짚고 저를 쳐다보고 계셨습니다.
그러다 문득 할아버지의 눈이 마주쳤습니다.
할아버지는 저를 알아보신 건지 씩 웃으시더군요.
그래서 저는 저도 모르게 눈인사를 하며 살짝 웃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할아버지가 저를 향해 달려오시는 겁니다.
저는 깜짝 놀라 그대로 뛰어서
아파트 안으로 들어가 계단으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꿈속이었지만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가는
죽겠다는 느낌이 생생해서 그대로 뛰어 올라간 것이었죠.
하지만 할아버지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빨랐고,
곧 잡힐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뒤에서 할아버지의 손이 제 목덜미를 붙잡는 순간
저는 잠에서 깼습니다.
하지만 꿈에서 깨어나서도 한동안 목덜미에는
할아버지의 우악스러운 손이 잡아챈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두 번째 악몽 역시 아파트에 관한 꿈이었습니다.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가 퍼져서
사람들이 바이러스의 원인을 찾아내겠다며 뛰어다니고 있었죠.
저희 집은 아파트 최상층이기 때문에
저는 옥상으로 올라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흰 방호복을 입은 사람이 저에게 다가오더니,
바이러스 예방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겁니다.
저는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에 나중에 맞겠다고 대답했죠.
꿈이라고는 해도 병원이나 보건소가 아니라 아파트 옥상까지 찾아와
굳이 주사를 놓으려는 것이 이상했거든요.
그런데 그 사람은 갑자기 제 목덜미를 붙잡더니,
그대로 목덜미에 주삿바늘을 꽂았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잠에서 깨어났죠.
꿈에서 깨어났지만 여전히 목덜미과 척추에는 찌릿거리는 느낌이 생생했습니다.
진짜 누군가가 목덜미에 무언가를 찌른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죠.
그런데 가장 이상한 건,
제가 일어났을 때 저의 모습이었습니다.
꿈속에서 그 사람이 저를 붙잡고 주삿바늘을 꽂으려고 하는 모습을
제가 그대로 따라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