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8월쯤에 겪은 일입니다.
보충학습이 끝난 어느 날이었습니다.
여름이어서 날씨가 굉장히 더웠기 때문에,
선풍기를 틀어 놓고 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꿈도 안 꾸고 한참 동안 푹 자고 있었죠.
그런데 갑자기 누나가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저는 잠에서 깨어나 눈을 떴죠.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분명히 눈을 떴고 눈꺼풀이 깜빡거리는 것도 느껴지는데,
정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는 한 번도 가위에 눌려본 적이 없었던 터라 당황해서 발버둥을 쳤죠.
그런데 가위가 풀리기는커녕 오히려 느낌이 더 이상했습니다.
팔다리가 움직이는 것도 느껴졌고,
선풍기의 바람도 느껴졌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습니다.
여전히 시야는 어두웠죠.
어떻게든 일어나야겠다는 생각으로 발버둥 치는데 귓가에 바람에 느껴졌습니다.
아니, 바람이 아니라 여자가 속삭이는 소리였죠.
[무서워?]라고 말입니다..
그 후 짧게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고,
그 순간 마치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앞이 보였습니다.
일어난 직후 공포에 떨며 누나를 찾았지만,
집에는 저를 빼면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저 가위에 눌렸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이후 몇 번 더 가위에 눌렸지만
그때와 비슷한 현상은 일어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여자의 목소리도 그때 이후로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아직도 그때 귓가에 울려 퍼지던 여자의 목소리가 생생합니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