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괴담] 생령

금산스님 작성일 19.08.05 09:4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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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학교 선생님이 겪은 이야기라고 합니다.

저와 친구는 서로 다른 학교를 다니는데

저는 공립 고등학교를 친구는 사립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죠.

 


이 이야기를 들려주신 선생님은

인근의 다른 사립 고등학교를 졸업하신 분이고요.

 


그 선생님이 졸업한 학교는 뒤에 산을 끼고 있는데,

그 산에 초대 이사장 일가의 무덤이 있다고 합니다.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는 터라

학교를 다닌 학생들 중에도 모르는 사람이 부지기수라고 합니다.

 


그 선생님도 이 일을 겪고 나서야

그 무덤의 존재를 알아차리셨다고 하니까요.

 


사건은 선생님이 고등학교 1학년이던 때 일어났습니다.

당시 분신사바에 관한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퍼져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귀신이 볼펜으로 글을 써준다는 등 소문에 혹한 선생님도

야간 자율 학습이 끝난 교실에서 친구 두 명과 함께 분신사바를 하기로 했죠.

 


자율 학습이 끝나고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선생님과 친구들은 분신사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분신사바, 분신사바..]

주문을 다 외우고 나서 살짝 쥐는 정도의 힘만 주고 펜을 놓았습니다.

 


[오셨나요..?]

펜은 서서히 움직이더니 동그라미를 그렸습니다.

 


[당신은 죽었나요?]

이 질문에도 펜은 원을 그렸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선생님은 이것이 진짜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실 정말로 될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않았었기 때문이었죠.

 


분신사바를 직접 하고 있는 두 사람과

옆에서 보고 있던 다른 친구마저 겁에 질려 있었지만 동시에 묘한 호기심이 생기더랍니다.

그래서 그 귀신의 이름을 물어보기로 했죠.

 


[당신의 이름은 무엇인가요?]

ㅇ..ㅣ..ㅁ..ㅇ..ㅕ..ㅇ..ㅎ..ㅡ..ㅣ..

임영희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나이는 몇 살인가요?]

1..8..

 


선생님과 친구들은 살짝 오싹함을 느꼈지만

호기심에 이것저것을 물어보고 질린다 싶을 즈음 분신사바를 끝냈다고 합니다.

 


다만 종이를 태우거나 이런 것은 하지 않고

그냥 펜을 놓은 채 집으로 돌아갔다고 하네요.

 


그리고 며칠이 지났을 무렵이었다고 합니다.

분신사바를 옆에서 보고 있던 친구가 주번이었던 날이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쓰레기통을 비우러 갔던 터라 선생님은 친구를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달도 밝고 학교에서 불도 켜 놓아서

그리 어둡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야, 빨리 와!]

선생님과 친구는 창가에 기대어

다른 친구에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잠깐 아래쪽으로 시선을 돌렸는데,

어떤 여자가 얼굴은 앞을 향했는데

눈만 위로 치켜뜬 채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는 겁니다.

 


그 여자가 너무 무섭게 노려봐서

선생님과 친구는 엉겁결에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섰습니다.

 


[봤냐?]

친구가 묻는 것으로 봐서 헛것은 아니었습니다.

선생님과 친구는 문득 분신사바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분명 분신사바 때문이라는 생각과 함께 후회가 느껴졌죠.

그날은 그렇게 별말 없이 싸늘한 분위기 속에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 주가 지나갈 무렵,

아직 공포가 가시지 않았을 때 선생님은 어떤 소문을 듣게 되었습니다.

2학년 선배가 자살했다는 이야기였죠.

 


[야, 누가 죽었어? 우리 학교 2학년?]

[이사장 무덤인가에서 죽었다던데? 목매달아서..]

[이름이 뭔데?]

[임영희인가 그럴걸? 성적을 비관해서 자살한 거래.]

 


그날 선생님은 점심시간에 밥도 안 먹고 산으로 뛰어 올라갔답니다.

무덤가의 울타리에는 구멍이 나 있었습니다.

 


아마 그 안의 큰 나무에 목을 매달아 죽은 모양이었습니다.

거기서 선생님은 무릎을 꿇고 빌었습니다.

 


[죄송해요, 선배. 죄송해요, 용서해주세요..]

그 덕분이었을까요?

그 이후로 선생님은 이상한 현상은 목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분신사바는 절대 하고 있지 않고요.

아직까지도 선생님은 아래에서 자신을 노려보던 그 눈을 잊을 수가 없다고 하십니다..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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