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괴담] 유체이탈

금산스님 작성일 19.08.20 09:3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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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8월, 무더운 여름이 계속되고 있을 무렵,

우리 집은 자그마한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큰 집은 아니었지만,

처음으로 우리 가족 이름으로 된 집이었기에 너무나 기뻤죠.

 


하지만 당시만 해도 경제적으로 그리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기에,

가구점에서 중고로 소파를 하나 사게 되었습니다.

저는 처음으로 집에 소파가 들어와 대단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그 소파에 앉거나 누울 때면,

어째서인지 저도 모르게 잠에 빠지고 가위에 눌리곤 했습니다.

 


이번에는 절대 잠들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어느새인가 또 가위에 눌려 발버둥 치는 제 모습에 정말 미칠 것만 같았습니다.

 


마치 소파에 무슨 자석 같은 것이 달려 있어

제가 앉기만 하면 움직일 수 없게 만드는 것 같았죠.

 


저는 슬슬 지쳐가면서 오기가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소파가 도대체 뭘 원하는 것인지, 왜 이러는 건지 궁금해진 거죠.

 


그래서 어느 날 평소와는 달리

아예 소파에 누워서 먼저 잠을 청했습니다.

 


역시나 또 가위에 눌렸습니다.

온몸에 전율이 느껴져서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몸이 가벼워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꿈인지 아닌지도 모르겠는데

어느새 일어나서 소파에 누워있는 제 모습을 보고 있었죠.

 


몸이 마치 깃털이 된 것처럼 가벼운 느낌이었습니다.

저는 멍하니 잠들어 있는 제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습니다.

 


베란다로 나가 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화장실에서 누군가가 저를 부르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화장실로 가서 문을 열었죠.

 


그런데 화장실이 온통 검은 긴 터널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아주 멀리에서 희미하게 빛이 보일 뿐이었죠.

이상하게도 그 빛이 저를 인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빛을 향해 가야 할지 한참을 망설이고 있는데,

누가 뒤에서 저를 부르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고 화장실 문이 갑자기 닫히는 것과 동시에

저는 땀에 젖은 채 가쁜 숨을 내쉬면서 소파에서 일어났습니다.

 


14년이 지난 지금 그 일을 생각하자면

소파에 무슨 사연이 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소파는 버린 지 오래되어 알 수가 없네요.

저에게는 정말 기이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 체험입니다.

 


출처: VK's Epita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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