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 때문에 초등학교에 갈 일이 있었는데,
문득 학창시절 이야기가 떠올랐다.
이제 20년 정도 된 일인데,
우리 옆반이었던 2반에서 엄청 심한 따돌림이 있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남녀 불문하고
거의 반 전원이 한 아이만을 따돌렸던 것이다.
쉬는 시간에 팬티까지 강제로 벗겨
복도를 뛰어다니게 하질 않나,
화장실에 가둬두고 위에서 물을 뿌려대질 않나..
돈을 뜯어냈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그건 직접 보지는 못했으니 모를 일이다.
어쨌든 반 전원이 그 따돌림에
암묵적이라도 동참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2반 녀석들은 묘하게 사이가 좋았다.
같은 반끼리만 뭉쳐 다닌다는 느낌이랄까..
동아리 활동하는 녀석들도
자기네 반 이야기는 결코 하려 들질 않았고,
담임 선생까지 그 따돌림을 못 본 척 방관했었다.
결국 따돌림당하던 아이는
여름방학이 끝나자마자,
집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다.
그리고 그 이후,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9월 사생대회 도중,
그 반 아이가 호수에 빠져 죽은 것이 서막이었다.
이윽고 교통사고로 죽은 아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아이가 나오기에 이르렀다.
그뿐만 아니라 투신자살한 아이도 있었고,
행방불명 되어 아직까지도 발견되지 않은 아이까지..
거의 2달 사이 그런 일들이 한 반에서 연이어 일어난 것이다.
끝내 12월 초입, 담임 선생마저 목을 매어 자살했다.
이쯤 되니 당연하게도
따돌림당하다 자살한 아이의 귀신이
원한을 품어 일어난 일이라는 소문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2반 옆 게시판에 붙어있던,
반 아이들의 캐리커처에 페인트로
가위표가 쳐져 있던 적도 있었다.
겁을 먹고 전학하는 아이들도 나오더니,
결국 그 반은 졸업도 못하고 폐쇄되어
다들 다른 반으로 배정되었다.
따돌림당하다 자살한 아이는,
어머니와 둘이 함께 살던 아이였다.
그리고 그 어머니마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외아들이 죽은 고통과,
주변의 시선을 이기지 못한 것이었겠지..
결국 학교에서는 그 문제의 반 주변을
회반죽과 페인트로 덧칠하고 불제를 드렸다고 한다.
아직도 주변 정신병원에는,
그때 미쳐버려서 아직까지 입원 중인 2반 녀석이 있다.
살면서 유일하게 가까이서 겪은,
알 수 없고 무서운 체험이었다.
출처: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