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괴담] 숨비소리 수살귀이야기 - 2편

미랄라군1 작성일 20.11.14 20: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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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괴담] 숨비소리 수살귀이야기  - 2편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뒤늦게 뛰어들어간 삼촌이 한참동안 고씨를 찾았지만 고씨는 마치 증발이라도 한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였다고 합니다. 보트는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았고, 날은 어느새 어둑어둑 저물어갔는데 삼촌은 곧장 어촌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청했고 근처에 있던 어선 한 척이 연락을 받고 와서 고씨의 보트를 끌고갔습니다.

 

 

 

 

 

사라진 고씨를 찾기 위해 온 마을사람들과 경찰 구조대 등 수많은 사람들이 투입되었지만태풍이 북상하며 파도가 거세지는 바람에 수색이 중단되고 말았고 고씨의 생사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삼촌은 발만 동동굴렀습니다.

 

 

 

 

 

밤 10시 무렵에는 잠시 비가 걷히며 바람이 제법 잠잠해졌지만 수색작업은 여전히 중단된 상태였는데 썰물 때까지 고씨를 찾지못한 채 이대로 태풍이 지나가버린다면 그의 시신조차 영영 수습하지 못할것이었습니다. 사실 삼촌과 작은 어머니가 처음 제주도에 정착했을 때 도민들의 텃세에 쩔쩔매던 삼촌에게 선뜻 손을 내밀었던 사람이 고씨였습니다.

 

 

 

 

그는 삼촌이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자신의 일처럼 발벗고 나서 도와주었고 삼촌 역시 그런 고씨를 친동생마냥 여겼는데 통곡을 하다못해 실신해버린 고씨의 아내와아무것도 모르는 고씨의 어린 자녀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던 삼촌은 결국 직접 나서기로 했습니다.

 

 

 

 

 

당시 삼촌이 사용하던 머굴이라는 재래식 산업용 잠수장비는 조력자 없이 혼자선 사용이 불가능했기때문에 삼촌은 스노쿨과 랜턴, 오리발 등 최소한의 장비만 착용한채 가족들 몰래 밤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 여기는 해안선이 복잡하니 조류에 휩쓸렸다해도 아직 이 근방에 있을거야.태풍이 여기까지 오려면 반나절 넘게 남았으니 빨리 찾아서 복귀하자."

 

 

 

 

 

삼촌은 태왁이라는 기구에 연결 된 로프를 잡고 수면을 오르내리며 해안 곳곳을 수색하기 시작했는데 태왁이란 부력이 있는 커다란 스티로폼 덩어리로 구명조끼를 입지 않는 해녀나 다이버들에게는 생명줄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야가 흐린데다 비가 다시 쏟아지기 시작하며 바람이 다시 거세져버렸고, 지금 당장 철수하지않으면 위험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삼촌은 수색을 멈추지 않았고

 

 

 

 

 

" 딱 한군데만 더 둘러보자 "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수심 8미터 지점에 랜턴불빛이 비추는 곳에 희미한 사람 형체가 보였는데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삼촌은 급히 수면 위쪽으로 올라가 숨을 한번 가다듬은 후 다시 물 아래로 내려가 랜턴을 비추었습니다.

 

그 곳에는 아까 보았던 사람 형체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는데 삼촌은 그것이 고씨의 시신이라 확신하며 가까이 다가갔는데 하지만 강한 조류탓에 시야가 점점 탁해지며 몸이 밀려나 접근조차 쉽지가 않았습니다.

 

 

 

 

삼촌은 전력을 다해 다가갔고 5미터, 3미터 그리고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다가갔는데 몸을 곧게 세운채 바닥을 바라보며 물속 한가운데 둥둥 떠있던 그건 키가 보통 성인 남성의 두배는 되어보였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긴 머리카락은 사방으로 뻗쳐서 기분나쁘게 살랑거리고 있었는데 이를 악물고 힘껏 헤엄쳐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든 이 거친 조류 속에서 저 앞에 있는 사람 형체는 꼿꼿하게 지면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미동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삼촌은 뭔가에 홀린 듯 잠시 넋을 잃고 그 형체를 보았는데 그리고 찢어질듯한 높은 톤의 음성이 물속에서 나지막히 들려왔는데 그건 분명 사람이 인위적으로 내는 소리였습니다.

 

 

 

 

해녀들의 숨소리를 입으로 흉내내는 듯한 여자의 목소리는 듣기 거북할 정도로 몹시 불쾌는데 소리를 찾아 사방을 둘러본 던중 다시 고개를 돌린 순간 삼촌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습니다.

 

 

 

 

 

미동도 없던 사람의 형체가 몸을 서서히 움직이며, 삼촌 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빛바랜 색동저고리 치마를 입고있었는데 사방으로 뻗친 긴 머리카락들에 가려 얼굴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그것은 고개를 좌우로 까딱까딱 거리며 기이하게 움직이고 있엇는데,물살에 의해 자연스레 움직이는 것으로 보기엔 자세가 상당히 비정상적이었습니다. 온 몸에 소름이 돋으면서 등골이 오싹해진 삼촌은 서둘러 수면을 향해 올라갔고 그리고 그 때 귀 바로 옆에서 또다시 그 소리가 들렸고,깜짝 놀란 삼촌이 주변을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괴형체가 있엇던 아래쪽 역시 아무것도 없었는데 무심코 고개를 든 순간 그것이 삼촌의 코앞에 서있었습니다.

 

 

 

 

 

길고 검은 머리카락이 물살에 휘날리며 삼촌의 얼굴을 마구때렸고전방의 시야를 다 가릴정도로 커다란 얼굴이 갑자기 나타나자 삼촌은 자신도 모르게 냅다 비명을 지르고 말았는데 희미한 말소리가 들려왔습니다.

 

 

 

 

" 방해하지 마라 "

 

 

 

 

 

그 말을 듣는 동시에 몸속에 남아있던 공기가 모두 빠져나가버렸고 삼촌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키고 말았습니다. 다량의 바닷물이 순식간에 삼촌의 폐와 식도로 들이닥쳤고 ,가슴에 엄청난 통증을 느낀 삼촌은 급히 수면을 향해 헤엄쳐 올라갔습니다.

 

 

 

 

헤엄쳐 올라가던 도중 한쪽 다리가 갑자기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 불빛을 비춰 확인하려했지만 랜턴은 두번 깜빡거리더니 휙 나가버려서 삼촌이 칠흑같은 물 아래로 손을 뻗어 다리쪽을 더듬거렸고손끝에 날카로운 손톱과 크고 기다란 손가락들이 만져졌습니다.

 

 

 

 

 

누군가의 손이 삼촌의 왼쪽 오리발을 강하게 움켜쥐고 있었던 것입니다.

 

 

 

 

삼촌은 마구 발버둥치며 오리발을 벗어던진 후 사력을 다해 위쪽으로 올라갔는데 밖의 상황은 더더욱이 암담했습니다. 로프는 이미 놓친지 오래고 태왁을 찾기는 커녕 어느쪽이 육지인지 구분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달빛하나 없는 어둠 속에서 비바람과 함께 강한 파도가 끊임없이 삼촌을 덮쳐와 숨조차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구명장비 하나도 없이 한치앞도 보이지않는 밤바다 한가운데 둥둥 떠있는건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었기 때문에 고민하던 삼촌은 또다시 발목이 붙잡혀 물속으로 끌려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일단 무작정 앞으로 헤엄치기 시작했습니다.

 

 

 

 

 

패닉상태에 빠진 삼촌은 참을 수 없는 공포를 견디지못해 그저 본능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뿐이었는데 거친 숨을 쉴때마다 머리위로 끊임없이 덮쳐오는 파도때문에 공기를 마시는건지 바닷물을 마시는건지 조차 분간할 수 없었습니다.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힘이 다 빠진 삼촌의 정신이 흐려지던 찰나,무언가 단단한게 머리에 쿵하고 세게 부딪혔는데 순간 정신이 번쩍 든 삼촌은 손에 닿은 물체를 붙잡고 필사적으로 위로 기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머리에 부딪힌 그것은 커다란 암초였는데 온 몸이 암초에 찍히고 긁혀 피가 흘러내렸지만 고통을 느낄 겨를이 없었는데 구사일생으로 간신히 물 밖으로 올라온 삼촌은 잠시 숨을 고르며 저 멀리 보이는 마을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을바라보았습니다.

 

 

 

 

머리와 몸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흘러내렸고 , 그제야 정신이 들며 고통이 밀려왔고 상처가 꽤 심각해서 서둘러 지혈을 해야했지만 머리에 흐르는 피에 빗물이 섞인채 얼굴을 뒤덮어버려 눈을 제대로 뜰 수가 없었습니다.

 

 

 

 

삼촌은 랜턴을 겨우 집어드는데 성공했고

 

 

 

 

 

"제발.. 제발 좀 켜져라"

 

 

 

 

 

그렇게 랜턴 뒷부분을 몇번 치자 탁하고 불이 들어왔고, 불빛을 비춰 주변을 둘러본 삼촌은 정신이 아찔해졌습니다.

 

주변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철근들이 모두 붉은색이였기 때문인데 오래 전 신방이 그 누구도 얼씬조차 하지말라며 신신당부했던 그곳에 삼촌이 위태롭게 몸을 기대고 있었습니다.

 

 

 

 

조금 전 물속에서 겪었던 악몽같은 일을 떠올리며 좌절해버린 삼촌은 고민 끝에 갯바위를 벗어나 육지로 가기로했고 육지까지는 그리 멀지않은거리였지만 만조때 수심이 제법 깊은데다 비바람이 거세져 파도가 꽤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육지까지는 그리 멀지않은 거리였지만 만조 때 수심이 제법 깊은데다 비바람이 거세져파도가 꽤 높아진 상태였습니다.

 

 

 

 

이미 탈진한 상태로 망신창이가 된 몸이 이 성난 파도를 뚫고 무사히 육지에 닿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하지만 이대로 있다가는 파도에 휩쓸리거나 물속에서 봤던 그것이 또 다시 나타날지도 몰랐습니다.

 

 

 

 

삼촌은 자리에서 일어나 랜턴으로 주변을 비춰보았는데

 

 

 

 

그때

 

 

 

 

 

" 저게 뭐야? "

 

 

 

 

 

대략 5미터 남짓 떨어진 수면 위쪽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머리가 솟아있었고 족히 수십명은 되어보이는 남녀가 빼곡히 모여서 삼촌을 등지고 물 위쪽으로 머리만 빼꼼 내밀고 있었습니다.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이 기이한 광경에 삼촌은 두 눈을 비비며 그것들을 다시 한번 똑바로 쳐다봤습니다.

 

 

 

 

그것들은 출렁이는 파도속에서 꿈쩍하지 않고 있엇는데,그 중 바짝깎은 머리에 커다란 귓볼을 가진 남자의 뒤통수가 유난히 눈에 띄었는데

 

 

 

 

 

"임마야 니 거기서 뭐하노! 행님 왔다 . 당장 나온나! 임마 퍼뜩 집에 가자!"

 

 

 

 

 

그건 바로 삼촌이 애타게 찾고있던 고씨였는데 대답은 돌아오지 않고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기이한 소리가 파도를 뚫고 나지막하게 들려왔습니다.아까보다 훨씬 더 날카롭고 소름끼치는 그 소리에 삼촌은 반사적으로 소리가 나는 쪽으로고개를 돌려 랜턴을 비췄습니다.

 

 

 

 

그리고 그 곳은 누군가 갯바위 뒷쪽에서 고개만 내밀고 삼촌을 노려보고 있었는데 상반신 만으로도 일반 성인의 키를 훌쩍 넘기는 그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린채 퉁퉁 불어있었고 이마 곳곳에는 붉은 점들이 찍혀져 있었으며 비정상적으로 넓은 미간에 가로로 길게 찢어진 눈을 움푹 패여져 광대뼈 바로 위쪽에 붙어있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게 늘어진 덥수룩하고 퍼석한 머리칼은 흡사 들짐승의 갈기처럼 보여 더욱 더 공포스러웠는데그것은 살기가 가득한 시뻘건 두 눈을 부릅뜨고 삼촌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시선이 아래로 내려간 곳에는 온통 피로 얼룩진 오방색 저고리가 있었는데 그건 삼촌이 아까 물 속에서 보았던 바로 그것이었습니다.삼촌의 손 끝에 느껴졌던 기다란 손가락 끝에는 새까만 손톱들이 제멋대로 솟아나 있었고 공포에 질려 그대로 얼어붙은 삼촌은 그저 그것에 시선을 고정시킨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그것이 바로 삼촌을 덮칠 것만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그것은 조금의 미동도 없이 삼촌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그리고 요란한 파도소리와 빗소리가 잠깐 멈춘것같은 착각이 들었을정도로 심장은 터질듯 요동을 쳐댔고 피를 가득 머금은 슈트에서는 아련한 온기와 함께 비릿한 피비린내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 그래, 이렇게 된 거 이제 죽기살기다"

 

 

 

 

 

삼촌은 마음 속으로 셋을 센 뒤에 곧장 물로 뛰어들어 전력을 다해 육지까지 헤엄쳐가기로 했고 여기서 100미터 정도만 헤엄치면 발이 땅에 닿는 수심까지는 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자칫 조류를 잘못 만나면 순식간에 먼 바다로 밀려나 그대로 죽을지도 모르지만 그 상황에서 모든건 운에 맡기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 하나..둘..."

 

 

 

 

 

방금 전까지 삼촌의 눈 앞에 있던 그것이 순간 자취를 감춰버렸는데 삼촌이 육지까지의 거리를 재느라 순간적으로 그것에게서 시선을 떼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때 불쾌한 숨소리와 함께 얼음같이 차가운 냉기가 삼촌의 볼을 스치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엄청난 악취가 풍겨져왔습니다.

 

 

 

 

온 몸에 털이 쭈뼛선채 그대로 굳어버린 삼촌은 눈만 겨우 움직여 곁눈질로 그걸 살짝 쳐다보았는데 차마 랜턴으로 그걸 비출 엄두는 나지 않았습니다.

 

 

 

 

 

"으악!!"

 

 

 

 

 

외마디 비명과 함께 삼촌은 물 속으로 몸을 날렸는데 짠 바닷물이 상처에 닿아 칼에 찔리는것같은 통증이 느껴졌지만 아픔을 느낄 여유따윈 없었고 삼촌은 죽을 힘을 다해 육지로 헤엄쳐갔습니다.

 

 

 

 

몸이 조금 앞으로 나아간다싶다가도 금새 힘이 빠지며 숨이 턱까지 차올랐고 눈에는 핏물이 들어차서 이내 시야가 흐려졌고 삼촌은 오랜 경험과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처음 출발했던 방향을 애써 기억해내며 앞으로 계속 나아갔습니다.

 

 

 

 

 

그 사이 팔다리의 감각은 이미 사라져버렸고 엉뚱한 곳으로 밀려나고 있는건 아닌가 그런 불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는 없었습니다. 바로 그때 두려움과 죄책감으로 정신이 혼미해지던 그때 ,삼촌의 손가락에 무언가 감기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억세고 기분 나쁜 그 촉감은 그것의 머리카락 같았는데 놈이 여기까지 날 쫓아왔구나하고 생각한 삼촌은 결국 모든걸 체념해버렸고 아무 감각이 없는 몸으로 바닷물만 꾸역꾸역 삼키며 의식을 잃어갔습니다.아득한 시간이지나고 삼촌은 자신의 몸이 어딘가로 끌려가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대로 놈에게 잡혀가는건가 싶어 마구 저항을 하자 누군가 삼촌의 얼굴을 내리쳤고 삼촌은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헉..헉.. 여기가 어딥니까?"

 

 

 

 

곧이어 삼촌은 자신의 두 발이 땅에 닿아있다는 걸 알았는데 몇번이고 눈을 비벼 주변을 둘러보니 마을 주민 세명이서 삼촌을 부축하며 해변가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야이 XX놈의 자슥아!

 

 

니 뒤질라고 환장했나!!!

 

 

퍼뜩 다리에 힘 줘라!!

 

 

여서 정신 단디 안차리면 다 죽는다고!!"

 

 

 

 

귀에 익은 걸쭉한 부산 사투리 목소리 주인공은 작업반장이였던 윤씨 아저씨였는데 늦은 시간까지 해변을 수색하던 몇몇의 주민들은 저 멀리서 허우적거리고 있던 삼촌을 기적처럼 발견했고 모두 그가 사라진 고씨인줄알고 바다에 뛰어든 것입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난 삼촌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었고 급히 수혈과 봉합수술을 받았다고 하는데 ​그리고 병원에 왔을때 삼촌의 열 손가락은 거의 대부분 골절이 되어있었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작은 어머니께선 당장 이혼하자며 펄펄 뛰셨지만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삼촌은 퇴원한 그 날부터 끔찍한 악몽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꿈을 꾸면 쾌청한 하늘아래 잔잔하고 푸른 바다가 펼쳐져있고, 바다의 한 가운데에는 고씨가 둥둥 떠있었습니다.

 

 

 

 

삼촌이 그에게 점점 다가갈수록 고씨의 표정은 일그러지고 그와 동시에 주변은 짙은 어둠이 깔렸는데 고씨는 몹시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삼촌을 응시하다 입을 떼는데

 

 

 

 

 

"아...아...."

 

 

 

 

 

 

그리고 어느새 눈앞에 나타난 그것은 살기가득한 시뻘건 눈을 뜨고는 커다란 입을 쫙 벌리며 삼촌의 코앞까지 다가와 활짝 웃었습니다. 그리고 그 입속에는 푸석한 머리카락들과 검붉은 피가 가득했습니다.

 

 

 

 

삼촌은 물속 깊은 곳으로 빨려들어가고 어두운 심해로 끝없이 끌려들어가며 잠에서 깨어났는데그 일로 삼촌은 한평생을 같이했던 바다를 등지고 잠수사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잠수사 일을 그만둔 후에 잠시 집에서 쉬고있던 와중에 삼촌은 작업반장 윤씨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는데 실종되었던 고씨가 해변에 표류한채 발견되었는데 기적적으로 목숨을 간신히 건진채 병원 중환자실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상태가 대화를 나눌 정도로 좋지는 않았기 떄문에 바로 병원으로 가지는 않았습니다.

 

 

 

 

 

" 고씨의 상태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삼촌이 직접 방문해서 얘기를 나누었지만 결과적으로 고씨는 실종된 동안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당연히 삼촌이 목격한 그 괴상한 것에 대해서는 전혀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나누고 잠시 해변쪽을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온 삼촌은 고씨가 돌아온 이후 한동안 꿈에 나오지 않던 그 존재와 다시 대면하게 되었는데 이전처럼 입속에 피와 머리카락이 가득한 채로 뜨문뜨문 말하는데

 

 

 

 

" 넌...... 견뎌냈으니깐....... 원하는 걸... 돌려주겠다..... 하지만... 다시는.... 내가 있는 곳으로 오지.... 마라..... 그때는 너 ..... 하나로.... 끝나지는.... 않을거다.... "

 

 

 

 

" 그리고..... 하나를 ..... 돌려 주었으니...... 하나를 .... 받아가겠다.........."

 

 

 

이 말과 함께 사라졌는데 삼촌이 눈을 떠보니 해뜬 아침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날의 끔찍한 악몽과 잔상은 시간이 오래 지나도 사그라들지 않았는데 결국 삼촌은 가족들과 함께 제주를 떠나 고향인 대구로 이주했고,작은 어머니와 함께 종교생활을 하시며 비로소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환갑이 훌쩍 넘으신 삼촌은 두 아들이 결혼하여 독립하자 작은 어머니와 함께 제주의 그 마을로 돌아갔는데 어릴 때 삼촌 댁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고 했던 저는 무척이나 잔잔하고 아름다웠던 그 마을의 해안 절경을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몇년 전 제주도 여행을 갔다가 삼촌을 뵙기 위해 그 마을을 찾아갔는데 그 곳은 관광 개발로 인해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게 변해있었고 주위를 둘러보다 보니 갯바위 쪽은 예전의 그 모습 그대로였는데 마을 선착장이 부두로 확장이 되면서 방파제에 완전히 가로막혀버렸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삼촌이 다시 제주도를 방문했을때 새로 알게 된 사실은 전에 이 마을에 방문해서 액막이를 했던 신방이 실종되었다는 것입니다. "

 

 

 

" 실종 시기를 알아보니 바로 삼촌이 그 괴상한 존재를 마지막으로 꿈에서 봤던 그날 본인의 신당에서 실종되었는데 이상한 건 신당이 온통 엉망이었고 물바다인 상태였다고 합니다. "

 

 

 

 

 

 

마을은 여전히 평화로웠고 그 일 역시 까마득한 옛 일이 되어버렸지만 가끔은 궁금할 때가 있다고 삼촌은 그러셨습니다.

 

 

 

 

 

" 30년 전 삼촌이 마주했던 그 존재는 아직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또 다른 희생양을 가리고 있을지가 말입니다. "

 

 

 

 

 

 

 

 

 

출처 : https://blog.naver.com/ghshffnfffn1/222144259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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