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h 기묘한 이야기] 실종되었던 아들

여섯줄의시. 작성일 21.07.11 09:5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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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02/02/13 02:51

 

여우라고 하면 어느 책에서였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지만, 오래전에 이런 것을 읽은 기억이 있다.


전후 한참 지났을 무렵 지방의 한 농촌에서의 이야기.
마을에서 제일 가는 고가의 대를 이을 아들이 실종되었다.
산을 뒤져봐도, 연못을 파헤쳐도 발견되지 않는다.
돈, 여자 문제인가 해서 사람을 고용해서 조사하게 했지만 전혀 단서가 없다.


한 달이 지났을 무렵, 밤중에 저택 마루 밑에서 소리가 난다.
집안사람이 마당에 나가 보니 실종된 아들이 마루 밑에서 굴러 나왔다.
착란한 상태로 "아내가, 아이가"라고 외치며 마루 밑을 가리킨다.
손전등을 비춰보니 여우 모자가
어미 여우는 엄니를 드러내며 이쪽을 위협하자 어린 여우들을 데리고 달아났다.

지방 도시의 정신병원에 갇힌 아들이 한 말이다.
그날 저녁 그는 마당에서 젊은 여자가 울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왜 우느냐고 물었더니 집에 뱀이 있어서 무서워서 못 들어온다고 했다.
그렇다면 자기가 살려 주려고 남자는 여자를 따라 산속으로 들어간다.
낯선 길을 따라 작은 오두막에 당도한다.
기둥에 휘감긴 뱀을 돌에 내동댕이쳐 죽이자 여자가 음식과 술을 대접하고 싶다고 한다.
취한 남자에 묵고 가라고 권한다.


당신의 뒤에 무명이씨가... :02/02/13 03:00
불을 끄고 나서 잠시 후 여자가 말을 걸었다.
"벌써 주무셨습니까?"
남자가 잠자코 있자 여자가 이불에서 빠져나올 기미가 보인다.
스르르 옷 벗는 소리가 난다.
남자의 옆으로 따뜻한 몸이 미끄러져 들어온다.

다음날 아침, 조금 더 여기에 있어 주지 않겠느냐고 여자가 부탁한다. 남자는 그렇게 한다.

열흘이 지나고 일주일이 지나다.
여자는 낮에 밖에 일하러 나가고, 밤에도 전구 밑에서 자질구레한 일을 하고 있다.
여자가 일하는 동안 남자는 반들반들 놀고 있다.
불을 끈 뒤에는 매일같이 교분을 맺었다.
집이 그립지 않나요?
여자가 묻다.
"그렇지 않아, 이대로 계속 여기 있고 싶을 정도야"
남자는 대답하며 여자의 몸을 끌어안는다.

반년이나 지났을 무렵,
불을 끈 후에 평소처럼 허벅지 사이에 끼우려던 남자의 손을 살며시 잡고 배 위로 끌어당기면
"낳았습니다"라고 여자는 고했다.
"이제 평생 떠나지 마세요"
"떠날까 보냐"
남자는 맹세한다.


당신의 뒤에 무명씨가... :02/02/13 03:02
10년이 지났다. 세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여자는 여전히 열심히 일하며, 남자를 부양하고 있다.

어느 날 밤 남자가 문득 집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계속 함께하겠다고 했잖아."
여자가 따지다.
"아니,어떻게 해서든 돌아가 보고 싶은 거야."
남자가 계속 부탁하자 여자가 갑자기 화를 냈다.
"그렇게 가고 싶으면 당장 나가라. 그 대신 다시는 돌아오지 마라."
남자는 땅바닥에 떼밀리다.
잠자던 아이들이 어느새 엄마 뒤에 나란히 서서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모두의 상태가 이상하다.
눈이 번득이고 있다. 이를 드러내고 있다. 짐승 냄새가 난다.

달아난 남자가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 침대 위였다.

여우에게 홀린 것이라고 마을 사람들은 소문을 냈다.
병원의 의사는 일소에 부쳤다. 병자의 망상일 뿐이라고.
아마 낮에는 마루 밑에 숨어 있다가 밤중에 어디선가 음식을 훔쳐 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삶을 한 달째 바짝 말라 있어야 할 남자의 몸은 오히려 전보다 뚱뚱했다.
발견할 때 입었던 셔츠는 실종되었을 때 입었던 것과 같은 것이었는데,
흙먼지가 조금 묻어 있었지만 갓 씻은 듯 풀이 묻어 있었다.
한 달 동안이나 계속 입으리라고는 도저히 생각되지 않았다.
등의 작은 갈고리 부분에 정중한 수선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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