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ch] 짚 인형

금산스님 작성일 21.08.13 09:37:00
댓글 0조회 5,717추천 5

나는 건설 회사에서 현장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연말에 도로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하루 작업을 마치고, 컨테이너로 된 현장 사무실에 돌아왔는데,

 

미팅용 테이블 위에 신문지가 덮여 있었습니다.

 

 

 

 

가운데가 묘하게 불룩한 게,

 

뭔가 올려두고 위에 신문지를 덮은 것 같은 느낌..

 

뭐야, 이거? 하며 무심코 신문지를 들췄습니다.

 

 

 

 

짚 인형이었습니다.

 

심지어 머리카락까지 붙어있는..

 

 

 

 

[으악!]

 

소리를 지르는 나를 보고, 주변 사람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뭔데, 뭔데?]

 

[우와, 이거 짚 인형이잖여.]

 

[이런 건 첨 봤구먼.]

 

 

 

 

[위험한 거 아닌가?]

 

어느새 사람들이 꽤 몰려 왁자지껄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가까운 사방댐 현장에서 일하는 아저씨가 들어왔습니다.

 

그 현장 사무소는 도로 공사랑 사방댐 공사 공용이었거든요.

 

 

 

 

[아, 이거? 마츠모토네 아저씨가 나무 자르다가 찾았다더라고.]

 

마츠모토라는 건 하청으로 일하는 토건 공사 쪽 사람이었습니다.

 

 

 

 

거기서 일하는 작업원이 발견했는데,

 

그냥 버리기도 기분 나빠서 사무소까지 가지고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산에 가면 이런 짚 인형이 종종 있나 보더라고. 나도 몇 번 본 적이 있으야.]

 

[인형은 내일이라도 근처 신사에 가져가는 게 옳지 않겠는가?]

 

 

 

 

다음날 아침, 조회에 참석하러 현장 사무소로 향했습니다.

 

입구 근처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었습니다.

 

 

 

 

[뭔 일 있당가?]

 

[밤중에 누가 사무실에 침입했나 봐.]

 

입구 새시가 열려 있었습니다.

 

 

 

 

안을 들여다보니,

 

사무실 안이 난장판이었습니다.

 

 

 

 

외진 곳에 있다 보니 경비 시스템 같은 것도 없어서,

 

아침 일찍 온 아저씨들이 발견한 게 고작이었답니다.

 

 

 

 

입구 문에는 자물쇠를 달아놨었는데,

 

억지로 비틀어 연 듯했습니다.

 

 

 

 

사무실 안에는 컴퓨터나 측량 도구 등

 

내다 팔면 돈이 될만한 게 나름대로 있었는데,

 

정작 그런 것들은 멀쩡히 놓여 있었습니다.

 

 

 

 

다만 그 짚 인형만큼은,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이봐, 저것 좀 봐.]

 

내 앞에 있던 아저씨가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을 보니,

 

바닥부터 벽에 이르기까지 진흙투성이 발자국과 손자국이 잔뜩 찍혀 있었습니다.

 

 

 

 

[저 발자국 말이여, 저거.. 맨발이구먼..]

 

그 말을 듣자, 등골이 오싹해질 수밖에 없더군요.

 

 

 

 

출처 : VK's Epitaph

 

 

금산스님의 최근 게시물

무서운글터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