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사람이 겪었다는 신기하고도 오싹한 이야기다.
그 사람은 밤 시간에 운동을 하는 습관이 있었다.
달리는 루트는 언제나 똑같은데,
도중에 어느 철도 건널목을 지나가야만 한다.
그 건널목은 사람이 죽었다느니,
심령현상이 일어난다느니 하는 건 전혀 없는 건널목이다.
낮에는 지나다니는 차도 꽤 많다.
어느 날 밤, 지인은 평소처럼 달리던 도중
그 건널목 앞에 도착했다.
마침 경보기가 울리며,
차단기가 내려오기 시작했다.
[운이 나쁘네.. 이 건널목, 역이랑 가까워서 꽤 오래 기다려야 하는데..]
지인은 기다리는 동안 동영상이라도 보려고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리고 10분 정도 지났을까..
[아무리 그래도 너무 오래 걸리는 거 아니야?]
지인은 짜증 반, 의아함 반으로
스마트폰에서 시선을 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고 한다.
그러자 방금 전까지 귓가에서 땡땡 울리고 있던
경보기 소리가 뚝 멈춘 것을 깨달았다.
차단기도 올라간 채였다.
전철이 그 사이 지나간 건가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눈앞에서 전철이 지나가면
덜컹거리는 진동 때문에라도 알아차렸을 터다.
경보기 알림음은 환청을 들었을지 모르지만,
붉게 깜빡이며 눈앞으로 내려오던 차단기를 눈으로 확실히 본 건
어떻게 설명할 도리도 없다.
지인은 공포보다도, "어째서?"라는
난감한 의문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문득,
움직이는 것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시커먼 건널목을 바라보자,
묘하게 무서워진 나머지 온 힘을 다해 달려서 그 자리를 벗어났다고 한다.
그 후로도 그 건널목은 몇 번이고 지나다녔지만,
그런 현상은 그날 하루뿐이었다고 한다.
딱히 마무리라고 할만한 건 없는 이야기지만,
어쩐지 그 광경을 상상하면 나도 모르게 소름이 끼친다.
출처 : VK's Epitap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