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한글날은 우리의 은혜로운 문화유산 중의 하나인 한글이 반포된 지 566돌이 되는 날인데요.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를 기념하고 한글의 연구와 보급을 장려하기 위해 정해졌죠. 세계에서 유일하게 만든 이와 반포일, 창제 원리까지 전해지는 문자인 한글은 ‘큰 글’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국보 70호인 ‘훈민정음 해례본’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답니다. 한글의 우수성과 과학성의 가치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은 셈이죠.
이런 한글이 없었다면 어쩌면 외워도 외워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한자나 다른 나라의 언어를 빌려 와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을 지닌 ‘훈민정음’이라 불리는 한글. 이 아름다운 글자를 바르게 쓰는 것도 사랑하는 방법의 하나겠죠? 오는 한글날을 맞아 틀리기 쉬운 표현들을 같이 알아볼까요?
어이와 어의의 구분! 가장 많이 틀리는 맞춤법이라고 하는데요. ‘어처구니없다’는 의미로 ‘어의없다’라고 잘못 사용하고 있던 분이라면 이번 기회에 올바른 표현인 ‘어이없다’로 바르게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극을 즐겨보는 분이라면 어의가 조선 시대 왕의 의사라는 건 다 아실 텐데요. 어의가 없으면, 왕은 큰일이죠? 기가 막힐 때는 ‘이것 참 어이가 없네!’라고 써야 한답니다.
돼와 되는 간단한 구분법만 알고 있으면 틀리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답니다. 돼는 ‘되어’를 줄인 말인데요. 돼 대신에 ‘해’를, 되 대신에 ‘하’를 사용해서 어색하지 않으면 올바른 표현이죠. 예를 들어 ‘안돼나요’와 ‘안되나요’를 ‘안해나요’와 ‘안하나요’로 적용해 보면 어색하지 않은 ‘안되나요’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번 더 예를 들어볼까요? ‘됐습니다’와 ‘됬습니다’에 ‘해’와 ‘하’를 사용해보면 ‘했습니다’와 ‘핬습니다’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됐습니다’가 답이겠죠. 돼 대신에 ‘해’를 되 대신에 ‘하’를 사용해서 구분하는 법 잊지 마세요!
이번에는 음식점 메뉴판을 한 번 들여다볼까요?
<김치찌게 5,000원, 된장찌게 4,500원, 육계장 6,000원, 떡볶기 3,000원>
이 메뉴판을 보고도 아무렇지 않게 ‘김치찌게 하나와 떡볶기 하나요’라고 주문했다면 이번 기회에 올바른 음식명을 기억해두세요. 찌개를 찌게로 잘못 표기하는 경우는 사실 허다한데요. 헷갈리기도 하지만 알아두면 잊지 않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답니다.
김치찌게나 된장찌게가 아닌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로 써야 맞습니다. 육계장도 육개장으로, 떡볶기는 떡볶이로 써야 해요. 간혹 ‘떡뽂기’라고 사용하는 분들도 있는데, 이 경우 역시 떡볶이로 써야 맞겠죠? 음식을 주문하는 것에 집중하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틀린 표현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하답니다.
로서와 로써는 발음대로 쓰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표현 중의 하나죠. 로서와 로써의 구분은 확연한데요. 로서는 지위, 신분, 자격을 나타내는 부사격조사로 예를 들어 선생님으로서, 부모로서와 같을 때 사용한답니다. 로써는 무엇으로 쓰다와 같이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임을 나타내는 부사격조사죠. 예를 들어 말로써, ~확인함으로써나 날이 무디어져서, 도끼로써 기능을 상실했다는 표현 등에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로서는 지위, 신분, 자격을, 로써는 수단, 도구를 나타내는 부사격조사로 기억하면 쉽겠죠?
자주 쓰는 표현이긴 하지만 가끔 ‘오랫만에’가 맞는지 ‘오랜만에’가 맞는지 망설여질 때가 있습니다. ‘오래간만’의 준말인 오랜만에는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 라는 의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오랫(오랜과 같은 의미이기도 해요)이라는 표현을 아예 쓰지 않는 건 아니에요.
‘오랜만에 만난 당신을 오랫동안 보고 싶습니다’와 같이 구분해서 사용하면 된답니다.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만큼 그 구분에 품격에 느껴지지 않나요? 사랑해요 LG는 오랫동안 여러분의 사랑받는 블로그로 노력하겠습니다. 오랜만에 찾아 주시기 보다 자주 찾아 주세요!
아마도 이 표현은 틀려도 잘 모르고 지나쳤을 때가 많았을 것 같은데요. 금새가 아니라 금세가 맞는답니다. 금세는 지금 바로라는 부사로 ‘금시에’의 줄임말이죠. 금새는 물건의 값이나 물건값의 비싸고 싼 정도라는 뜻입니다. ‘금도 모르면서 싸다 한다’는 북한 속담을 ‘금새도 모르고 싸다 한다’고 쓸 수도 있죠. 그렇다면 금세는 ‘소문이 금세 퍼졌다’는 문장에 사용해야겠죠?
!
앞에서 언급했던 찌개나 떡볶이처럼 무조건 외워야 하는 표현도 있어요. 바로 며칠이라는 단어랍니다. 간혹 몇일이라고 잘못 사용하고 있는 분들도 많은데요. 몇일은 표준어에도 없는 단어죠.
둘도 없는 친구의 생일을 물을 때 ‘생일이 몇일이야?’가 아닌 ‘생일이 며칠이야?’라고 물어봐야 한다는 거 잊지 마세요. 며칠이라는 단어에는 ‘몇 날’이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어 ‘이번 추석 연휴가 며칠간이니?’나 ‘며칠 동안 운동을 좀 해야겠어’라고 쓰기도 한답니다.
흔히들 발음할 때 ‘…께요’라고 많이 해서 휴대 전화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할께요’라고 쓰는 걸 자주 봤는데요. 게요가 아닌 께요가 올바른 표현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았답니다. 예전에는 께요라고 표현하기도 했지만 1988년 맞춤법이 바뀌면서 게요라고 통일되었습니다.
의문문을 나타내는 ~까, ~니까 등을 제외하면 발음과 달리 모두 ~게, 게요, 거야 등 된소리가 아닌 예사소리로 써야 합니다. 습관처럼 께요라고 쓰던 분이라면 오늘부터라도 부드럽게 게요라는 올바른 표현으로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예를 들어 ‘집에 다녀올께요’가 아니라 ‘집에 다녀올게요’가 되는 것이죠.
방송에서 출연자가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 되면 ‘당신과 나는 생각이 틀리다’고 말했다면 올바른 표현이 아니랍니다. ‘틀리다’는 그릇되거나 잘못되는 뜻으로 수학 문제를 풀었을 때 ‘계산이 틀렸어’라고 해야 할 때쓰는 표현이죠. ‘당신과 나는 생각이 틀리다’가 아닌 ‘당신과 나는 생각이 다르다’라고 써야 맞습니다. 다르다는 서로 같지 않다는 뜻으로 단순한 차이를 의미하는 것이니까요.
어떡해와 어떻게 솔직히 틀리기 쉬운 표현 중의 하나인데요. 어떡해는 ‘어떻게(어떠하다) 해’로 완결 어구랍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늦게 오면어떡해!’처럼 주로 문장 맨 뒤에 오는 것이죠. 어떻게는 동사나 형용사를 꾸며주는 부사로 사용되는데요. 영어의 ‘how’를 떠올리면 더 쉽겠죠? 예를 들어 ‘어떻게 그럴 수 있니?’나 ‘어떻게 하면 좋아!’처럼 사용할 수 있답니다. 수단이나 방법에 대해서 말할 때 쓰죠.
이 밖에도 왠일인지와 웬일인지에서 왠일을 ‘왜인지’의 줄임말이고 웬일은 ‘의외의 일’을 뜻하는 것으로 ‘이게 웬일이야?’라고 써야 맞습니다. 이렇다 할 흠이나 단점이 없을 때 문안이 아닌 무난하다이며 내 예기가 아닌 얘기라고 써야 하죠. 얘기는 ‘이야기’ 줄임말이니까요. ‘병이 낳았다’가 아닌 ‘병이 나았다’가 올바른 표현인데요. ‘낫다’는 병이 치료되었거나 나보다 다른 것이 더 나을 때 사용됩니다. 무조건 외워야 하는 표현에는 ‘드러나다’가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거나 보이지 않았던 일들이 밝혀지다는 뜻으로 들어나다가 아닌 드러나다로 써야 올바른 표현이죠.
무심코 사용하는 한글의 틀린 표현! 이것 말고도 우리가 실수하는 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지켜지지 않는다기보다 잘못 알고 쓸 때가 더 많은 것 같은데요. 올바른 한글 사용 이제는 제대로 실천해보는 건 어떨까요?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가장 과학적인 문자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
한글을 기념하는 한글날, 소중함을 다시 한번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