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을 만난 여자가 있었습니다. 대학생활 시작하자마자 CC가 되어서 지금까지 7년이라는 시간을... 그녀도 나도 어릴때, 처음으로 한 사랑이었고, 그래서 서로 많은 것을 함께 나누었습니다. 전 집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그녀는 아래지방에서 올라와서 기숙사, 하숙 등을 하면서 지냈는데, 그녀가 많이 외로워 했었습니다.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 했지요... 1년정도 만났을 때, 주변 친구들이 '너희들은 다른커플 한 5년 사귄정도만큼은 같이 있었을 거야'라고 말할정도로... 물론 그런것을 걱정하던 친구,선배, 후배...들이 있었지요.. 저도 그들이 어떤 점을 걱정하는지는 알았지요. 하지만 '우린 다르다'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녀는 제가 군대간 시간도 기다려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남자분들이 그러시겠지만, 군대에 다녀온 후로 그녀와의 미래에 대해 조금씩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럴수록 힘이 들더군요. 제가 여러가지 사정이 매우 안좋거든요.. 등록금을 벌어서 내야할 정도로 가난하고, 어머니가 두 분이시고, 외아들이고... 경제적인 것이야 제가 스스로 자립하면 된다고,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가정환경이 아무래도 마음을 무겁게 했었습니다. 그녀는 매우 화목하고 단란한 가정에서 그것이 당연한 줄 알고 큰 여자였거든요... 그녀는 사귄 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 자기의 부모님은 남자를 볼 때 가정환경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신다고.. 저한테 말했었습니다. 사실 그때까지 그녀에게 자세한 가정환경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 않고 있던 저는 솔직하게 말해야 겠다고 생각을 했고, 그녀에게 말했었습니다. 그녀는 그런 건 아무 상관없다고... 자기의 부모님도 나를 보면 좋아하실 거라고... 그 후 지 7년이라는 시간을 만났었지요.. 전 그녀를 집에 자주 데려가는 편이었습니다. 그녀는 요즘 여자같지 않게 저희 집에가서 부모님 뵙고 하는걸 싫어하거나 불편해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좋아하는 편이었어요. 저는 그런 그녀의 성격이 매우 좋다고 생각했고, 또 객지생활을 하니까 집밥을 한끼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에 집에 자주 데리고 오는 편이었죠.저희 어머니(새어머니)께서도 그녀를 이뻐하셨고, 그녀도 어머니를 잘 따르는 편이었고.. 전 그런 그녀의 모습이 매우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러웠었습니다. 그런데 7년이라는 시간을 만나는 동안 전 한번도 그녀의 부모님을 뵌 적이 없습니다. 물론 아직 둘다 학생의 신분이고, 그녀의 집은 지방이니까 자연스레 만나지 못한 것이기도 하지만, 그녀는 부모님에게 저의 집안 사정을 얘기하지 않았었습니다.. 그녀가 꼭 그렇게 저한테 이야기한 건 아니지만, 그녀와의 대화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그녀가 저희 집안환경에 대한 이야기는 꺼리고 있고 실제로 하지도 않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서운한 감정도 있었지만, 서운한 감정보다는 그녀에게 미안했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이 둘의 사이를 반대할 거란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하지만 꼭 당당한 모습으로 그녀의 부모님을 설득하리라 마음먹고 있었죠..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었고, 올해 1월쯤 그녀가 이상했습니다.. 말로 설명할 순 없지만, 느낌... 사소한 일로 다툰 후 그녀의 태도는 7년동안 제가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저에게 다툰일을 이유로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전에도 심하게 다툰 후 홧김에 헤어지자는 말을 서로 몇번 쯤 한 적은 있었지만, 그건 진심이 아닌 그저 화나서 하는 말... 그런데 이번에 그녀의 태도는 너무나 이상하더군요.. 정말 헤어지려고 마음먹은 듯한 느낌.. 그녀와 나 사이에 커다란 막이 가로막고 있는 것 같은 느낌... 도무지 대화가 이루어 지지 않고 그녀는 헤어지자는 말만 되풀이하고... 제가 무너질대로 무너져서 '다 내 잘못이라고, 그러니까 화내지 말고 이야기하자고' 말하니까 그녀가 그제서야 이야기 하더군요... 다른 사람이 좋아졌다... 미안하다... 날 욕하고 때려달라...
선택권이 없다는 거...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거... 참 힘들더군요...
2개월이 지난 지금도 전 그리 나아지질 않네요... 물론 처음 이별했을 때보다 훨씬 괜찮아진 척 일상을 쫓아가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