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2년 후배가 있습니다.
솔직히 진짜 예쁜 얼굴도 아니고요. 키도 작고.
뭐 제가 키가 작기 때문에 그리 문제되는것도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참고로 말씀드리면 쪽팔리지만-_-
나이 스물다섯개 먹도록 연애한번 못해본 넘입니다.
2년전에 어느날 모임이 있어서 간만에 만났습니다.
술을 진탕 마시고 둘이 붙어 앉아서 낄낄대며 놀다가
"뽀뽀해줘-_-" 했습니다.
이친구가 또 그닥 싫지는 않은 표정으로 "싫어" 그러더군요-_-
뭐 끝까지 싫다고 그러더군요. 저도 그다지 꼭 하고싶다 이런 생각은 아니었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습니다.
계속 농담삼아 그랬습니다.
지금 사귀는 남친 싫어지면 나한테 와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참 개념따위는 저기 어디 명왕성너머쯤에 던져버린 말이었습니다.
아무튼 그냥 그렇게 다들 헤어졌습니다.
며칠 지나 생각해 봤는데 그때까진 별 감정 없었습니다.
갑자기 울컥-_-하더군요.
당장 문자를 보냈습니다.
내가 며칠날 월급 받으니까(알바할 무렵) 그날 술 사줄게 나와라고.
당일이 됐습니다. 좀 늦더군요.
여튼 오긴 왔습니다.
근데 혼자온게 아니더라구요.
친구를 델고(역시 후배)왔더군요.
아무렇지 않게 술을 샀습니다.
이것들이-_-지들끼리만 얘기를 하더군요. 술맛이 싹 달아났습니다.
근데 술맛은 달아나도 술은 이상하게 잘 먹히니-_-계속 혼자 마셨습니다.
버스시간이 될 무렵. 이친구가 저에게 말합니다.
"선배...나한테 관심가지지 마...나 나쁜여자야."
누가 뭐라디-_-?
얼마 지나 다시 생각해 본 결과 혼자 안온것도 이친구가 대충 눈치를 채고 그런거 같고.
내가 싫다 이말이겠죠.
그 이후로도 가끔 술자리 있으면 나가고 합니다.
그런 일따위는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생각나는거 보면-_-
한이 맺힌건지 아니면 제 속 어딘가에서 누구든 빨리 사귀어보자고 생각하는건지.
좀 답답합니다.
전 바보인겁니까? 아님 그냥 잊어야 되는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