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글이나 질문은 아닙니다.
그냥 저의 이야기입니다.
쓰다보니, 초~장문이 되어버렸네요.
원거리연애 게시물들이 보이길래
며칠전에 다른 곳에 썼던 거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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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보니, 원거리연애를 계속 하게 되네요.
롱디스턴스 커플.. 롱디커플이라고도 하죠.
군대에서 잘 안됐었고,
어학연수 때 잘 안됐었고,
그때마다 다시는 롱디는 안한다 안한다 했는데,
지금은 전 미국에서 대학원 다니고 있고
여자친구는 한국에서 학교 다닙니다. -_-
방학 때나 잠깐잠깐 보며 꽤나 오랫동안 사귀고
있는 중인데, 이젠 같이 보낸 시간보다 떨어져서
보낸 시간이 더 많아졌습니다. 쩝.
완전히 롱디로 점철된 연애사네요. -_-
롱디의 가장 힘든 점은 아무래도 '접촉'이라는
연인 사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이
쏙! 빠져있다는 것입니다. 이게 가장 크죠.
둘째는, 첫번째와 일맥상통하는 부분인데,
의사소통 수단이 매우 한정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커뮤니케이션 기술의 발달을 온몸으로 실감하고는
있습니다. 전화, 이멜, 메신저, 그리고 요즘은
한국-미국 간 문자도 바로 되는 세상입니다.
참 좋은 세상이죠.
그래도 한정됐다라는 느낌은 지울 수 없습니다.
아무리 최첨단의 각종 통신수단이라고 해도 한 번
마주보고 이야기하는 것보다 못한 것은 당연합니다.
시간이 지나다보면, 실체가 사라져가고 그 다음부터는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과 비슷한 상태가 됩니다.-_-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의지가 필요합니다.
전 이제 슬슬 결혼을 생각해야 할 나이가 되었고,
그동안 연애도 해볼만큼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사람이 마지막이길 바랍니다. 그러다보니,
뭐랄까요.. 좀 비굴해지는 면이 없지 않아 있네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불만이 있어도 싫은 소리
한 번 못하겠고.. 게다가 나이차도 좀 되다보니
(6살 차이입니다) 접어줄 일이 많고. 때로는 참
답답하지만, 아무래도 통신수단으로는 오해가 생길
요인이 많고, 문제가 생겼을 때에 바로 달려갈 수
있는 입장이 못되기 때문에 그냥 넘어가게 됩니다.
경험상 언쟁은 반드시 피하게 되죠. 수습이 안됩니다.
롱디의 좋은 점을 꼽아보자면.. (몇개 안되지만-_-)
일단, 저희 커플같이 서로 바쁜 경우엔 오히려 편리한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때로는 침대에 누워 리모콘으로
조작하는 듯한 그런 기분입니다. 바쁜 시간 쪼개가며
데이트하고 그러느라 부담스러울 필요도 없고.. 해야 할
일 못할 일도 없고.. 날로 먹는 기분입니다.
그리고 평소에 그리움과 애틋함의 감정이 대단하기 때문에,
만났을 때의 기쁨이 매우 크다는 점입니다. 결국은 이 부분이
롱디관계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긴장감이
계속 유지되기 때문에 권태로움이 찾아오기 힘들고, 성취감
측면에서도 꽤나 만족을 줍니다.
하지만.
아무리 장점이 좀 있다고 해도,
역시 같이 지내는 것이 가장 좋겠죠? ^^;
읽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
모든 롱디커플들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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