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별일 아닙니다.
작년에도 12월 31일은 있었고
아마 내년에도 있을텐데..
다만, TV에서, 거리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본다며
이것 저것 지난 일들을 들추어보고 있을뿐인데..
어쨌거나 덩달아 지난일을 돌이켜보니
또 갑갑해집니다.
잘못한 일이 너무 많아서,
미련이 남는 일이 너무 많아서,
가볍게 털어버리기엔
이 모든 것들이 너무 무거운 것 같습니다.
사실 그다지 변한 것도 없는데..
딱히 나빠진것도, 나아진것도 없는데..
다만 좀 더 자주 멍해지고, 갑갑해지는 때가
많아졌을 뿐인데..
왜 이렇게 멀리 돌아와야 했는지..
아니, 어쩌면 멀리 돌아와야만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과 끝이 다르지 않더라도
그 사이의 일들이 아무 의미 없는것이라고 말해버리면
너무 허무하니까요.
2007년에는..
더 많이 아프고, 더 많이 상처받고, 더 많이 힘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감당해 낼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설마 이 모든 생각이 제 자만이라 하더라도..
그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지난 한 해와 같이 흐린 모습으로 기억속에
남겨질테니까요.
2006년의 흩어진 나날들을
이제는 정리할 때인가봅니다.
-제가 먼저 연락하지 말자고 했던 그 사람에게
2달여만에 연락을 했습니다.
'2006년도 몇시간 안남았네.. 잘지내??'
-'뭐, 늘 그렇듯이 지내지, 넌?'
'그냥 지낼만 해ㅡ 말일인데 파티 같은거 안해?'
-끝입니다. 무슨 정신으로 연락을 했는지..
이대로 2006년을 보내버리기엔 가슴속에 담아둔 짐이
너무 무거워서였나 봅니다.
조금 홀가분해지고 싶어서 연락을 했었나봅니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잘 안되네요...
맘처럼 잘 안되네요...
'Time may change my heart'
이 말에 점점 자신이 없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