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동안 속썩었습니다

휴식중일까 작성일 07.06.27 03: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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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얘기가 길지도 모릅니다 보기 싫으신 분들은 보지 마시길

하도 답답하고 어디다 얘기 할 곳은 없고... 해서 말입니다

저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백수 입니다

해외에서 근 7년간 학교를 다닌 터라 그리고 한국을 왔다갔다 해도 여름 3개월 빼고는

나머지 겨울 , 봄 방학은 2주를 넘지 않으니 한국에 있는 학교 동창 몇 빼고는 여자하고 거리가 멀었죠

또 이상하게도 연애쪽은 아예 나중에 하지 라는 생각으로 대학 들어갈때까지 생각을 접었었습니다

 

3년 정도 된거 같은데요... 그때도 여름이었는데, 한국 오면 항상 다니는 과외에서 그 꼬맹이를 처음 봤습니다

뭐....그녀석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이런건 없었는데 관심이 많이 가긴 하더라고요. 제가 좀 마른 편인 이성을

좋아해서요. 안그래도 이것저것 배운다고 설치고 그러느라 바쁘고 스트레스 받고 또 외롭기도 하던 차에 처음으로

설레이게 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하네요.

 

저도 굉장히 자기방어적인 성격이고 그 꼬맹이도 기분 내색 안하는 편이라 친해지기 힘들었습니다. 또 제가 과외하는

선생님과도 보통 친한게 아니어서 눈치도 보였었고요. 처음 한달은 서로 말도 안하고 그냥 안면몰수 했습니다 ㅋ 저는

그때부터 좋아하게 된 거 같고요, 예전같으면 혼자 좋아하다 그냥 제풀에 꺾여서 말하버리는 편인데 그때는 뭔가 쓰였는지

제가 먼저 행동 비슷 하게 했죠.

 

우선은 전화번호를 따야 하는데 기회가 없어서 기다리고 있다가 하루는 꼬맹이가 감기가 걸려서 과외를 못왔네요 ㅋ

그래서 ' 이자식 공부하기 싫어서 핑계대는거 아니냐?' 라고 추궁하는 문자를 다 같이 보내자고 (그때 주위에 한 7명정도 있었을 거에요) 했지요 그리고 번호는 그때 땄고요 ㅋ 꼬맹이도 아마 그때 제 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나 싶네요.

 

고물차라고 하나 있고 도 집도 같은 방향이라 안면트고 나서는 집에 데려다 주는건 항상 제가 했었는데 그게 진짜 좋았습니다 ㅋㅋ. 한달 반만에 이녀석하고 잘 얘기하면서 그 담부터는 많이 친해졌습니다. 아 꼬맹이라고 하는건.... 저하고 그녀석하고 나이차가 좀 나서...아휴.... 하필이면... 쨋든 정확한 나이는 말 안하겠습니다.

 

그녀석하고 말 놓고 농담도 하고 웃고 그럴때까지 2개월이 걸리고 저는 한달 후에 다시 해외로 나가야 하니 속이 터졌지요 거기다가 언젠가부터 그 이상 친해지지 않는거에요. 일주일을 망설이다가 꼬맹이가 다니는 학원에 끝날시간 맞춰서 무작정 찾아가서 기다렸죠 문자로 '끝나면 무조건 연락해' 라는 말과함께. 끝나고도 몇분이 지났는데도 연락이 안옵니다......어쩌지 하다 전화했더니 마지못한 목소리로 전화를 받더니 '나 집에 그냥 갈래' 하고 하는거에요. '아씨 너 거기서 꼼짝말고 기다려' 하고 죽어라 차를 몰았습니다, 아마 신호등도 하나 무시한듯...... 학원에서 조금 떨어져있는 횡단보도 건너려고 기다리고 있더군요 그앞에 차 세우고 타라고 했죠. 머뭇거리더니 타더군요. 그냥 집까지 특별한 이야기 없이 데려다 주고는 저는 그날 줄담배를 폈습니다 ㅡㅡ..... 뭔진 몰라도 왜 그렇게 속이타던지 ㅋ

 

그렇게 억지로 태우고 집에 데려다주고 가끔 쥬스 사주고 밀크쉐이크 사주고 한지 이주 지났을때 상황이 엄청나게 좋아지더군요 나중에는 꼬맹이랑 사촌여동생이랑 일요일에 어디 놀러갔다가 저녁때 식당에서 밥먹는데 굳이 제 옆자리에 앉아서 밥먹고. 꼬맹이가 처음보는 사람한테는 낮을 엄청 가리는데 친한사람들한테는 완전히 또라이짓만 골라서 한다는거...ㅡㅡ...

사진찍는다고 가만히 잇으랫더니 얼굴에 무슨 오만상을 다 찌푸리고 찍고, 집에 데려다 준다고 모시러 갔더니 '이 똥차 누가 타!' 하면서 내 차를 발로 차질 않나, 속력좀 낸다 싶으면 '얼마나 잘나간다고 밟고 난리야!' 하고 잔소릴 하질 않나, 괜히 내 안전밸트 자꾸 풀질 않나..... 그래도 정말 좋았습니다 ㅋㅋㅋ 어찌나 귀엽던지.

 

나머지 2주는 아직도 아쉬울 정도록 행복했죠 뭐.... 그때는 학원 끝날때 되면 알아서 전화와서 오라 하지, 다음날 학교 가야되는데 새벽까지 연락하고 자고 또 학교에서도 몰래 문자하고. 전화통화는 잘 못했습니다 그쪽 부모님이 보디가드들이더군요 ㅡㅡ....... 저랑 연락하는거 알면 ......휘유... 여튼간 저보다는 많이 어려서 아무짓도 안했습니다 겁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냥 자주 얼굴 보고 (맨날 투닥거리면서 장난치고 싸우기만 했지만) 재미있게 웃는게 좋았습니다. 스킨쉽이라고 해야.... 머리칼 만져준거 정도......

 

잘 지내다가 출국하기 하루전날 밤에 짐싸고 있는데 문자가 오더군요 ' 나 학원 끝났는데...' 짐 싸다말고 바로 튀어갔습니다 ,

여느때처럼 집에가는데 주위 한바퀴 더 돌자고 하더군요. 거의 5바퀴 돌았습니다. 제가 꽤 내성적이라서 그 5바퀴 도는 동안 헛소리만 했습니다 정장 하고싶었던 말은 나 대학 끝날때까지 기다리라는 거였는데 말이죠. 뭐.. '공부 열심히 하고' '밤늦게 싸돌아다니면 알아서 해라' 등등.... 평소처럼 시비 안걸고 잘 듣더군요. 너무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그때 철판 깔고 무슨 말이라도 할걸...... 괜히 신경쓰이게 하는것 같아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도 거의 새벽 3시까지 하다가 꼬맹이가 먼저 잠들었나봅니다.

 

꼬맹이 학교가 저희집 맞은편이라 제가 조금 나와서 손 흔들면 교실에서 조그맣게 보인답니다. 쉬는시간 맞춰서 손 흔들어주고 공항에 갔죠. 수업시간에도 계속 문자 주고 받다가 점심시간에 맞춰서 전화통화하고 비행기를 탔습니다, 그때도 헛소리만 지껄이다 갔죠 제길......"선물 뭐사올까? ㅋㅋ" <===등신

 

예상은 했습니다, 제성격하고 비슷하기에 제가 느끼는 것과 그녀석이 느끼는게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아마 제가 다음에 한국 들어올때는 지금처럼 그렇게 농담 주고 받지 못하고 지금보다 더 어색해 질꺼라고요. 지금도 그렇지만 저는 누구를 좋아한다는게 부끄럽고 제 자신이 초라해 진다고 생각해서 더 어색해지게 만드는 놈이거든요 고칠라고 햇지만 잘 안되네요.

한국에 있는 사람들이야 주위에 친구들이라도 있으니 힘든일 있으면 위로라도 받겠지만. 처음 가는 대학교에서 위로 받을 수 있는 친구 찾기가 거의 불가능했죠, 혼자 진짜 엄청나게 힘들었습니다. 하긴 지금 이렇게 얘기해도 친구들은 욕하겠지만

아! 오해는 마십쇼 그 꼬맹이하고 저하고 띠동갑 뭐 이정도는 아닙니다 ㅡㅡ........babo 님께 죄송 ㅋ 어쨋든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 바에 대학교 부터 끝내자 그리고 방학때는 항상 과외하는곳에 들러서 그꼬맹이 계속 얼굴이라도 보고.

 

볼때마다 가슴아프더군요 ㅋ 너무 서로 어색해져서 또 그걸 어떻게 해결하지 못하는 내 자신이 너무 싫어서. ㅋ 덕분에 외국에서도 여자하나 못사겨 봤슴다 <===등신

 

저번달부로 대학 마지막 시험 치르고 들어와서 다시 제데로 뭔가 해보려고 합니다. 아직도 스스로가 모자라 보이네요 ㅡㅡ

화요일날 과외가는거 맞춰서 가서 아이스크림 사다주고 끝날때 집으로 데려다 줬습니다. 지금 시험기간이라 신경이 곤두서서 제 문자도 자꾸 씹네요. 자꾸 맘이 약해지는데 버틸라고요 ㅋ.

안될꺼 같다는 생각이 엄청나게 드는데 무슨 말이라도 안하면 제가 미쳐버릴꺼 같습니다 그리고 우선 잘 됐던 안됐던 끝을 봐야 뭐라도 될꺼 같아 꼬맹이한테 무슨얘기든지 그냥 해보려고요. 주위에선 좀만 기다리라고 하는데요 어쩌면 차라리 꼬맹이가 거절하고 제가 포기해서 다른사람 알아보는게 속편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도 하네요 나랑 다닌다고 그녀석 공부방해되는게 싫어서 말이죠.

 

과외 선생님들이 제가 꼬맹이 맘에 두고 있었다는거 처음부터 알고계셨네요 ㅡㅡ........최대한 숨겼었는데 제길...... 그리고 꼬맹이가 대학생될때까지는 기다리는게 더 좋다고 그러시네요 지금 말하면 꼬맹이가 부담스러워서 도망가버린다고.

 

ㅋㅋㅋㅋ 이렇게 글로라도 누군가 보라고 써놓으니까 마음은 편하네요 역시 고민은 나눠야 덜어지는가 봅니다 죄송합니다만 악플은 자제해 주시길. 조언도 좋고요 님들에게 응원을 받고 싶네요

 

3년동안 속썩었으니 다음주나 다다음주 꼬맹이 시험 끝나면 말해보고 안되면 탁 털어놓고 시원하게 담배한대 물을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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