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글을 여기저기 적고 싶어지네요.
예전에 저도 여기서 질문을 하곤 했는데요. 하하하;;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 사랑은 뭐, 실패였습니다.
그녀를 처음 본건 학교 수업시간이었습니다.
흰 피부에 큰 눈에 오똑한 코에 앙증맞게 작은 입술.
거기에 제가 좋아하는 마른체형.
딱 딱 딱 제 이상형이었습니다.
하지만, 워낙에 소심한 저는 어떻게 하지도 못 했습니다.
거기에 전 몸이 훌륭하거나 얼굴이 훈훈하거나 절대 이렇지가 못 했습니다.
어떻게 할까,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하다가 기회가 오더군요.
조별 수업을 하겠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있었죠.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같이 수업듣는 친구 두명한테서 우리 4명이서 조짜자고 했죠.
물론, '여자'를 포함해서.
하지만 저희들은 셋 다 완전 캐소심한 성격이라 이리저리 헤매었습니다.
그러다 정말 마지막으로 메일을 보내야 하는 그 날.
그녀가 저희 셋 뒤에 앉더라구요.
'아싸' 하고 속으로 쾌재를 부른 다음 친구에게 뒤에있는 여성분 어떠냐고 했습니다.
친구들은 급하니까 '얼릉해'라고만 대답을 했죠.
저는 그녀에게 "조원없으시면 저희랑 하시죠." 라고 권유했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 때 너무 신난 저는 메일을 보낼려고 하는데 로그인이 안 되었죠. ㅋ
알고보니 제가 너무 흥분해서 싸이주소 적듯이 @한메일까지 붙이면서 로그인을 한거였죠.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피식거리는 일이고 뒤에 그녀가 봤다고 생각하면 정말 창피한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저희 넷은 조원이 되었고 과제가 주어졌을 때,
전 그녀에게 핸드폰 번호를 너무 자연스럽게 물어봤고 그녀도 갈켜주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때 문자로 그녀의 나이를 물어봤습니다.
제가 21살이라고 하니 누나라고 하더군요. 그것도 24살.
하지만 제 눈엔 20살, 아니 18살의 영계(-_-)보다도 더 예뻐보였습니다.
저는 문자로 말을 놓아도 되냐고 물어봤고 그렇게 계속 말을 놓았습니다.
첫 과제 때 주제가 두 개였고 저는 머리를 써서 한 과제당 두 사람씩하게 조를 짰죠.
소심한 친구녀석들은 지들끼리 과제를 한다고 했고,
속으로는 신나지만 녀석들에게는 짜증난다는 표정으로 "그래 알았다." 라고 말을 했죠.
그렇게 과제를 핑계삼아 그녀와 과제도 하고 저녁도 먹고 그랬습니다.
그 때 제가 멋진 모습 보여주고 싶어서,
굉장히 과제를 열심히 했습니다. 발표도 제가 했고.
그 후 전 과제가 끝난 뒤에도 연락을 계속했고 월요일 수요일은 항상 저녁도 같이 먹었죠.
그런식으로 지내다가 어느날 저녁을 먹는데 그녀가 전철정액권을 잊어버렸습니다.
그 때가 제가 밥 먹자고 꼬드겨서 먹었는데 그런일이 발생하니까, 왠지 저 때문에 그런것 같드라구요.
그래서 그 이후로 밥 먹자는 소리를 못 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보니 연락도 뜸해지더군요.
왠지 제가 계속하면 너무 좋아하는게 티가 나서 부담스러울거 같기도 해서 연락도 일부러 적게 한 것도 있었죠.
항상 제가 누나에게 연락하는 식이었거든요.
그러다가 두번째 과제를 하게 되었고 다시 자연스레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과제는 제가 그냥 혼자서 끝내버렸죠.
확실히 이걸로 누나가 절 좋게 보는거 같드라구요.
그 후에 7월부터는 제가 적극적으로 대쉬를 했습니다.
군입대가 확실해지기 전에 제 마음을 결정짓고 그녀의 마음 또한 알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매일아침에 문자 한통은 기본이고 그녀가 방학 때 하는 알바 끝나는 시간 맞춰서 항상 연락도 했죠.
그러다 7월 초에 용산역서 만났습니다.
이 때 그녀가 좋아하는 자넷잭슨 씨디와 핸드폰 고리를 줬죠.
이 날 마침, 그녀의 핸드폰 고리가 끊어지는 경사가 있었죠.
하지만 다음에 만날 때 그녀의 핸드폰에는 제가 선물로 준 고리가 없었죠.
그래도 '여기서 다운되지 말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그녀가 감기기운이 있다 라는 말을 했고 저는 감기에 좋다는 페퍼민트를 준비했습니다.
그래서 주말에 그녀에게 줄려고 직접 그 먼 평촌역까지 갔죠.
그러나 그녀는 그 날 잠수.
정말 충격먹었습니다. 잠수. 아이에 연락을 끊을줄이야.
하지만 일요일날 그녀는 제게 핸드폰을 집에 두고 친구집에서 잤다고 했죠.
다행이다, 라는 생각과 동시에 진짜 그럴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생각 집어치우고 그 다음에 그녀가 일하는 곳에 일찍 가서
그녀에게 페퍼민트를 선물로 줬죠. 덤으로 비타500도.
그 날은 누나 일도 도와주고 밥도 같이 먹었습니다.
그 날 저녁에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확실히 내 마음을 누나가 알 것이고 되든 안되는 결정을 봐야 나의 이 후를 준비할 수 있겠구나.'
그래서 일요일날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녀와 보기로 약속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그 날 진짜 잠수를 탔죠.
정말 어이가 없었고,,, 그 날은 암울했습니다. 정말이지...
제 카운셀러인 친구와 상담을 해보니 아마 짐작했던거 같고, 그래서 피한거 같다라는 결론을 냈죠.
그래서 저는 마음을 접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녀가 연락을 못 할 갑작스러운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도 들었지만,
그런것보다는 아무래도 내게 마음이 없다는 표시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다음날 그녀는 먼저 제게 문자를 보냈고 저는 그냥 씹었습니다.
씹은 후에 또 온 문자는 '삐졌니?' 라는 문자였습니다.
아,,, 그녀는 삐지게 만들 행동을 했다라는걸 아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거 때문에 제 카운셀러와 이야기를 했고,
결국 제 마음을 훌훌 털어버리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엄청나게 충동적으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고백을 했습니다.
그녀는 아이에 몰랐었다. 동생으로 밖에 안 보인다라는 제가 예상한 대답을 했습니다.
그 후 그녀와 연락을 하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뭐, 안 하겠죠? ㅋ
하지만 그녀는 제 첫사랑이고 영원히 제 기억에 남을거 같습니다.
지금도 간간히 생각나고, 아쉬움도 남죠.
하지만, 지금 행복합니다.
다른사람처럼 성공한, 그러니까 서로 사랑한 그런 사랑은 아니었지만,
제게는 그녀와 알게된 그 순간부터 행복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 그녀를 우연찮게 본다면 고맙다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사랑을 끝낸 그 순간보다 사랑을 시작한 그 순간이 여전히 기억에 남으니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