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도안오고.. 혼자 우울해서.. 어디다 하소연은 하고싶은데..
여기밖에 생각이안나서 글을 적고 갑니다.
저보다 두살 어린 여자애였습니다.
서로 안지는 한 6년쯤 되었네요.
처음에는 둘다 중학생이여서 그냥 오빠 동생 하면서 잘 놀았죠.
연락 자주할때는 자주하고 안할때는 2~3개월씩 뜸~하다가
다시 또 연락 자주하고를 반복했었죠.
그렇게 시간이 몇년 지났고..
어느날 고백을 받았습니다.
"오빠, 나 오빠 좋아하는데... 오빠 나랑 사겨줄 수 있어?"
평소에도 장난식으로 저런 멘트를 날리곤 했는데
저에게 오빠라는 칭호를 쓴적이 없었기때문에...
지금 얘가 하는말이 농담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연애경험이 거의 없습니다..
많이 고민했습니다. 무섭기도하고 두렵기도 했습니다.
...거절했습니다.. 그뒤로도 두번 더 거절했습니다.
심지어는 제 앞에서 "왜 안되는데? 왜.... 왜안되는데?"
울면서 이런 말도 했구요...
거절했던 이유요??... 너무 멉니다...
사귀었다면 장거리연애를 했어야 했는데
학생의 신분에 그럴만한 금전적 여유도 없었고
또 둘다 학생이다보니 시간도 없어서 멀리 가기도 힘들고...
글쎄요.. 단지 장거리연애라는게 핑계였을 지도 모르죠
첫번째 고백을 거절한 뒤에도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예전처럼지냈습니다.
저에게 정말 잘해줬습니다..
그렇게 편지쓰는걸 귀찮아 하던애가 편지도 써주기 시작했고
없는돈 있는돈 긁어모아서 이것저것 챙겨주기도했고
심지어는 편지봉투에 차표를 넣어서 보내고
"이걸로 나보러 꼭 와줘야되~" 라고까지...
제가 정말 미안해하고 부담스러워하면
"괜찮아 난 그냥 오빠 얼굴 보는것만으로도 좋아" 라면서...
정말 절 좋아하고 아껴준다는거... 알았습니다..
네 그것도 눈치못채면 사람이 아니겠죠. 물론 저도 그거에 감동을 받아서
정말 좋아하게 되어버렸답니다..
하지만 내색할 수가 없었어요. 그애 성격에 장거리연애에
지쳐서 서로 힘들걸 뻔히 알았거등요.
그렇게 마지막 고백까지 받은걸 거절하고 난 후...
연락이 뜸해졌습니다. 이제 열심히 공부할꺼랍니다.
나름대로는 "잘된건가.."라고 생각하며 저도 제 나름대로의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게 반년정도 지나고 나름 이제 마음 정리도 된거같고,
방학이다보니 연락해서 만났습니다.
역시 성격 참 활달합니다. 처음에는 조금 어색한 듯 했으나
좀 지나니 다시 예전처럼 잘 대해줍니다.
근데 계속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 거리더라구요.
그냥 반 농담삼아 "누구랑 그렇게 문자를해? 남자친구야~?"
잠시 당황하는듯 하더니 "응, 남자친구야 사귄지 이주일째~"
라는 겁니다. "와~ 어떻게 사겼어~ " 라고 다들 뭐 물어보잖아요.
대충 친구 남자친구의 친구인데 남자가 먼저 접근해와서
연락 조금 주고받다가 한 일주일쯤 지나서 고백받았다더군요..
뭐 타이밍이 좋았다나 뭐라나.. 인생은 타이밍싸움이라고..
그말을 듣고나서 좀 찡~ 하더라구요.
그뒤로 겉으로는 재미있게 노는거 같아도 여엉 마음은 찝찝했습니다.
잘 된거라고 무지잘된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너무 못해주고 너무 상처만 준것도 압니다.
그래서 정말 그 남자랑 잘되서 달콤한 연애 했으면 좋겠다는것도 압니다.
학원/독서실 끝나고 남자친구가 손꼭 잡고 집까지 바래다 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공부하다가 힘들고 피곤해서 전화하면 같이 공원이라도 한바퀴 돌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손잡고 공포영화보고 멜로영화보면서 같이 울어보고도 싶다고했는데
슬픈일이 생기면 혼자 우는게 아니라 누군가에 품에 안겨서 울어보고 싶다고 했는데
이젠 그런 남자가 생겼다는 거 정말 축해해줘야 할 일입니다.
정말 겁 많은 애인데 이젠 밤에 집에가는 길에 전화해줄 남자가 제가 아니라
다른사람이란거에 정말 씁쓸합니다.
제 앞에서 울면서까지 왜 안되냐고 그랬던 애인데 이젠 다른남자랑 있다는게
뭔가 믿겨지지도 않네요.
반년동안 마음정리 다 하고 이젠 아무것도 아닌거 같았는데
실제로 얼굴을 보고 이야기를 해보니 그건 아닌가봅니다..
예전에 제가 받았던 편지들을 쭈욱 읽어보니 마음이 쓰리네요...
지금와서 "나 너 좋아한다고" 이런 이기적인 소리는 할 수 없습니다.
잊어야 되는데 그게 쉽게 안되네요.. 정말 술도 마시고 너무 힘들어서
평소에 피지 않던 담배까지 펴봤습니다.
글세요.. 학창시절에도 호기심에 몇번 빨아보긴 했지만
그때는 아무것도 몰랐는데 지금은 뭔가 알거같습니다.
물론 피다가
"정말 오빠는 담배 피지마 담배피면 얼마나 보기 안좋은데"
라는 말이 생각나서 다시 버렸지만요.
후... 잊고싶습니다.
이런경험 있으신분 어떻게 극복들을 하셨나요...
우울해서 가만히 있다보니 해가떴네요...
오늘도 좋은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