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의 진단 및 조언이 듣고 싶습니다.

푸른길잡이 작성일 08.02.10 01:44:56
댓글 5조회 640추천 1

한 달 쯤 전엔가 글 올렸던 것 같은데 ...

그 땐 막연히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만 했는데

그 자세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가이 횽 같은 내공 쌓이신 분들 특히 ! 진지하게 읽어주셨으면 좋겠네요

 

제가 좋아하게 된 그 사람은 2년 정도 남자친구를 사귀었던 애였어요

사귀던 중간에도 힘들면 가끔 제게 고민을 털기도 하고

전 뭐 묵묵히 들어주고 ... 이런 사이였는데

1년전 쯤엔가 둘이 헤어졌지요

걔가 차였어요...

헤어지던 그 날 전화가 와서는 펑펑울면서 얘기하더라고요...

전 묵묵히 들어주기만 했고요.

그 후로 그 애가 제게 전 남자친구를 흉보기도 하고

하튼 전의 남자친구 관련된 얘기를 제게 많이 하길래

저는 냉정하게 딱 잘라서

"그만해라, 이제는 더 이상 네 말 듣지 않는다. 미련 가지지 말아"라고 해버리기도 했어요.

 

그 후로는 그냥 어쩌저쩌 그렇게 지내다가

세 달 전 쯤엔가 자기 소개팅을 받았는데 남자랑 한 달 정도 사귀다 헤어지기도 했다는 말을

걔한테서 직접 들었어요. 걔가 찼고요

남자가 잘해주긴 하는데 마음이 안 간다나...

 

문제는 제 마음이 그 때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는 거죠 ... 휴

사실 걔 3년 전에 남자친구 생기기 전부터 은근히 ... 호감(좋아한다고 할 것 정도는 아니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마음이 서서히 좋아하는 감정으로 바뀌어 가는 거에요.

같은 반 친한 여자애에서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되어 버린겁니다.

그 때 부터 예전 보다 더 가까워 질 수 있도록

정말 나름 천천히 ... 천천히 ... 다가갔어요

잘해주긴 하는데 티를 안 내볼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엄청 티낸 듯)

 

용기내서 데이트하자고 해서 하루 데이트 했습니다.

비 오는 날이었는데 전 비 맞아도 걔 우산 꼭꼭 씌워줬습니다.

영화도 보고, 술도 간단히 한 잔 하면서 얘기 많이 했습니다. 한 세 시간 정도?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걔가 나보다 돈을 더 많이 썼습니다 -_-

(애가 개념 충만 ... 영화표 내가 사니까 자기가 팝콘 음료수 삽니다.

술집가서는 영화 얻어봤으니까 자기가 술 값 낸답니다.)

그렇게 지내고 택시를 태우고 보냈는데 집에 잘 들어갔다고 문자가 먼저 왔길래

전화 해서 7분 정도 짧게 통화했습니다.

 

또... 저희 학교가 학교 사.정상 1월 말에 학기가 끝났는데요

과제 폭풍이었죠(하루에 두 세 개 정도)...

그래서 저는그 애 과제 좀 편하게 하라고

제 과제는 제출기한 보다 미리 과제 끝내놓고

그 애 도와주기도 많이 했습니다. 같이 한 과제도 많습니다.

 

또 과제 관련해서 서점에 갈 일이 있었는데 제가 같이 가자고 해서 서점도 같이 갔습니다.

서점 갔다가 점심이라도 같이 먹자고 하니까 알았답니다.

제가 "저번에 만날 때 네가 돈 더 많이 쓴 것 같다. 이번엔 내가 사야한다"고 했더니 그러래요 ㅎ

밥 사줬습니다.

 

여차저차 해서 학기를 끝내고 겨울방학동안 저희들은 학교 특성상 임용고시 공부를 해야합니다.

저는 도서관에서 하기로 맘 먹었는데요.

처음에 걔는 도서관 불편하다면서 독서실서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 설득했죠 열심히 ~ 도서관 와야 자극 받고 공부도 잘 된다 ~

(저런 이유도 있지만 제가 맨날 보고 싶은 욕심에 한 말이었죠)

그랬더니 고민하더만 결국엔 꼬박꼬박 도서관 나옵니다.

 

그리고 공부의 특성상 맨날 인터넷강의를 듣게 되는데

혼자 듣겠다고 한 것을 제가 같이 듣자고 또 꼬드겼습니다.

걔는 또 고민하다 결국 같이 듣잡니다. 맨날 강의 같이 듣습니다.

아침 9시부터 밤 11시 반까지 거의 같이 지냅니다.

물론 서로 열심히 공부해요. 걔는 공부도 킹왕짱 잘함 -_-

 

저와 그 애와의 관계가 대충 이럽니다.

저만의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그 애의 행동을 보면

어느 정도 저에게 호감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제가 그 애에게 한 행동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티를 많이 냈잖아요?

그런데 제 행동을 어느 정도 다 수용한다는 겁니다.

 

한 경우의 예를 들면

같이 과제를 하다가 걔가

"나 전산실서 프린트 할 거 있으니까 먼저 수업 들어가" 이러면

저는

"기다려줄께 얼른 뽑아와"

그러고 기다립니다.

그러면 걔는 자꾸 먼저 가라고 하다가 못 이기고 결국 저랑 같이 수업을 들어갑니다.

 

이런 면을 보면서 저는 자꾸 '혹시?'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 애는 또 눈치가 워낙 빠르거든요.

눈치 빠른 사람이라면 제 마음을 모를리가 없잖아요?

또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 알만한 행동들을 제가 많이 했잖아요?

그런데도 저를 밀어낸다든지 하는 행동을 별로 하지 않는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너무 기쁘면서도 혹시 너무 편하게 생각해서 그러는 것은 아닌가 불안하기도 하고요.

 

어떤가요? 제가 승산이 있을까요? 그 애도 저에게 어느 정도 마음이 있는 게 맞을까요?

 

길게 썼지만 천천히 읽어주시고 진지한 답변들 부탁드릴께요.

혹은 제가 앞으로 해야할 행동이나 말 같은 것에 대해 조언해 주셔도 고맙겠습니다.

 

정말 다른 무엇보다 마음이 착한 아이입니다 ... 놓치고 싶지 않아요.

푸른길잡이의 최근 게시물

연애·결혼·육아 인기 게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