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삼십대 중반으로 넘어가는 나이입니다.(올해가 33이네요)
직업상 여자만날 기회는 많았다고 할수도 있겠지만(학원계입니다)
여태까지 별 무신경하게 그냥 살아왔고
전형적인 B형에 남 상처주기 좋아하고 은근히 날카롭게 상대방 파고드는 성격의 전갈자리인지
여자없어도 그만 있음 좋지만 목매달진 않는다 이런식으로 30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우연하게도 한달전 대학동기 결혼식에 갔다가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여자후배와 만났습니다.
그냥 의례적인 이런저런 얘기 주고받다가 그 후배가 선배는 애인없냐고 하길래
없다고하니 그럼 자기가 소개팅 시켜준다고 하길래
뭐 나야 그래주면 고맙지 하고 예식끝나고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제 머릿속에서 소개팅은 사라진 저번주
뜬금없는 그 후배 문자가 오더군요
자기 여자친구 결혼식에서 만난 고등학교 동창 핸폰번호와 이름 문자로 알려주더니
잘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문자온다음날이 어제 토요일이었는데 그때 만나라고...
벗갯불에 콩구워먹는것도 아니고 저도 제 스케쥴이..T_T(수업)
정말 미안한데 이번주는 시간이 안된다고 했죠
그랬더니 후배가 그럼 일요일 만나라고...--;
드디어 인생에서 볕드는가 해서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일이 꼬일려는지....
학생분들은 아실거에요 요즘이 각급학교 기말고사 시즌이라는거...
소개팅녀는 얼굴도 모르고
학생들은 가장 중요한 기간이고...
소위 사회에서 말하는 역할갈등에 빠진거죠
소개팅하자니 주말인데 그날은 이미 3시부터 밤11시까지
학생들 시험보강 다잡아놓은타임이라 이걸 깨는건 선생으로서의 알량한 책임감이
용납하지 않더군요.
다행이 다음주 일요일은 저녁5시정도에 어케저케 끝낼수 있길래
용기내서 다음주 일요일저녁 만나자고 문자보냈더니
이날은 그쪽이 힘들다고 하네요.
토요일밖에 안된다고...
어제 너무 늦은밤이어서 최대한 토요일로 해보겠다고 문자는 끝냈지만
오늘 일어나서 곰곰히 생각해도 수업깨고 소개팅할수는 없었기에...
어쪄죠 토요일은 학생시험대비라서 시간을 낼수가 없네요. 다음기회에..
라고 글씨하나 안바꾸고 문자보냈더니
저녁쯤에 답장오더군요
뭐 그럼 할수없죠 안녕히 계세요 라고..
뭐 저도 깨지는건 각오한 거기에 별다는 뒷감정은 없습니다만
이 문자답장으로 볼때 상대방도 만남에 대한 미련은 없는건가요?
괜히 주선해준 대학후배에게 죄진것 같아 찝찝해서 고수분들에게 넋두리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