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와 사귄지 455일이네요...
저는 대학생이면서 직장인입니다. 직장은 일반 중소기업이구 대학도 그리 이름있는 곳은 아닙니다.
여자친구는 누구나 다아는 대기업 약제회사의 연구원이구요..
나이는 동갑입니다.
저는 넉넉지 않은 집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대학등록금을 버느라 빠듯하게 직장생활과 대학생활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일을 하다보니 하루 대여섯시간씩 자면서 생활할때가 많습니다.. 피곤하고 지치죠...
작년4월말에 전역해서 5월1일부터 일을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는 5월 5일 부터 사귀기 시작했구요...
처음엔 직장도 다니고 대학도다니고, 군대에서 만든 체력이 있었는지 직장-학교를 마치고 밤 10시에도 여자친구를 보러 가서 저녁인사를 하고... 그렇게 정말 사랑했습니다.
근데 어느 순간부턴지 너무 지치고 힘들더군요... 그렇다고 마음이 변한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여자친구만나면 따뜻한 밥 먹이고 싶고, 후줄근한 곳 데려가기 싫었습니다. 좋은곳에서 먹고싶은거라도 사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던중 다른 사람에겐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고, 남자가 쪼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카드값이 70,80,100,110, 매달 증가하더군요... 데이트 비용 대부분은 제가 부담했으니까요... 카드값을 감당하기 어려운 정도가 되자 머릿속이 핑하더군요...
과연, 내가 우리 가족에겐 이렇게 해줬던가... 나를 제일 믿고 나를 제일 응원해 주는 우리 어머니께 이런 선물한번 해준적이 있던가...
그순간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사랑도 내 욕심의 일부구나...내 욕심 때문에 왜 우리 가족이 피해를 봐야 하는가...
그런 생각이 들면서 여자친구 만나는게 부담아닌 부담이었습니다. 그런게 힘들다고 몇번 넌지시 눈치도 줬지만... '그래, 앞으론 반반씩 내거나 우선 있는 사람이 내는게 좋겠다..'라고 얘기해주더군요...
고마웠죠.. 참고마웠습니다.. 근데 남자란게 너무 단순한걸까요...? 여자친구가 계산할때 왜그렇게 자존심이 상하던지요...
어쨋든, 여자친구에게도 부담이었겠지요...
그래서 300일즈음... 헤어져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니, 홀로 저희 삼남매 키우시느라 고생하셨는데... 나혼자 이렇게 내 욕심 내사랑에 목메고 있으면 안되겠다 생각들더군요...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았지만 마음속에 사랑을 하나씩 죽여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가 붙잡더군요...
울고 있는 여자친구에게 차마 헤어지자는 말을 못하겠어서...그렇게 조금만 참아달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 가끔 일주일에 한두번정도 만나서 영화도 보고 스킨쉽도 하고, 조금씩 서로의 상황에 맞춰져 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내 생활 내 상황을 이해해주는 여자친구가 고맙기도 했구요...
어느날 여자친구가 연락이 뜸해지더군요... 말투도 바뀌고... 몸에 손이 닿는것 조차 싫어하네요... 어제 진지하게 얘기했습니다. 자기는 집에서 본인한테 거는 기대를 무조건 무시할 수 없다고... 적은 나이가 아니기에 신중하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봐야 할것 같다고...스킨쉽하는것도 부담스럽고 어느정도의 스트레스라고... 그리고 서로에게 시간이 필요한것 같다고 합니다.. 자기때문에 내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무슨뜻일까요..
물론 글로 다 옮겨쓰기에는 사이사이에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글만으로 모든상황을 이해하기 힘든지 알지만...답답한 마음에 조언을 구해봅니다.
제가 그녀를 놓아 주는게 옳은 일일까요...?
그녀를 붙잡아야 하는걸까요...?
여자친구가 시간을 달라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