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해서 짱공 형님들 한태 조언 구합니다 ^^
긴 글이지만 읽어보시고 도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우선 저로 말할것 같으면 올해 스물셋 되는 직업군인입니다.
생일도 빠른놈이 군대도 빨리 들어와서 어느덧 5년차네요;;
그녀 역시 스물 셋이고 올해로 모 교육대학교 4학년이 됩니다.
서로 처음 만난건 작년 1월 모 외국어학원에서 였습니다.
영어회화반이었는데 아무래도 회화수업이다 보니 서로간에 짝을 맞추어 대화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수업 첫날 그녀와 짝이 되진 못했지만 예쁜 외모와 밝은 분위기 때문에 금방 눈에 띄었고 다음엔 꼭 같이 이야기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다음 날, 강사가 자리를 섞는데 운 좋게도 짝이 되었네요 ^^
수업시간동안 자기소개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를 통해 서로의 이름과 직업 등.. 기본적인 정보를 알게 되었습니다.
수업은 매일 오전 11시 반에 끝났습니다. 딱 점심시간이네요^^
교실을 나오면서 그녀에게 배고프지 않냐고, 괜찮으면 점심 먹으러 가자고 말을 걸었는지만 그녀는 다른 약속이 있어서 ㅠ 식사는 안될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라.. 제가 가는 방향을 물어보더니 버스타는데 까진 같이 이야기나 나누며 가자고 하더군요!
이게 왠일 ㅋ
그렇게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버스정류장까지 도착했고, 집에가는 버스가 다가오자 전 그녀의 연락처를 물어보았습니다.
그녀는 흔쾌히 연락처를 알려주었고, 전 기분 좋은 마음으로 버스에 오르며 작별인사를 했죠.
서두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전 직업군인입니다.
다만 보직상 스캐쥴 근무를 돌기 때문에 낮에도 시간이 날때가 있고, 그 짬을 통해 학원을 다닌 것입니다.
근무 때매 학원에 결석할 때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꼬박꼬박 수업에 나와서 그녀를 만났습니다.
보이지 않는 힘이 도와주는지 서로 같은 짝이되는 날도 많았고 ^^
서로 특별한 약속이 없을 땐 수업이 끝난 후에 늘 같이 점심을 먹었죠.
전 원래 여자 앞에선 말을 잘 못하는 스타일입니다. 숫기가 없다고 해야 할까 ^^
그런 제가 처음 대화를 나눈 상대에게 식사 제안을 한것도 놀라웠지만 ~
그 후에 서로 만날 때에도 제가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으로 끊임 없이 대화를 이어나갔습니다.
그 정도로 그녀는 저의 말에 잘 귀 기울여주고, 대화가 잘 통하였으며, 무엇보다도 예전의 제 모습을 바꿔버릴 정도로 매력적인 여자였습니다.
매일 즐거운 표정에 기운 넘치는 제 모습에 고참들은 무슨 좋은일 생겼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
또한 제가 밥을 사면 그녀는 커피를 사는 식으로 개념도 충만했어요 ㅎㅎㅎ
만나고 2주가 지난 주말 저녁에 전 데이트를 신청했고, 그녀는 그걸 받아줬습니다.
함께 식사와 영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밤 늦은 시간이 되어 전 택시를 통해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그녀의 집앞에서 제 마음을 고백했지만 그녀는 아직 이른거 같다고 ㅠ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첫 고백은 그렇게 거절 당했습니다. 아쉬웠지만 수긍하고, 다시 평소와 같은 사이로 돌아가기로 했죠.
그런 주말이 지나고 다시 돌아온 월요일, 전 그녀에게 말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이전부터 그녀는 제게 말을 놓으라고 얘기했지만 전 왠지 쑥스러워서 ㅋㅋ 계속 높임말을 썼죠.
다만 고백이 거절 당하고 약간은 어색한 상황에서 계속 높임말을 쓰면 거리감을 줄이는데 악영향을 끼칠것 같다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 높임말을 ㅋㅋㅋ 아무래도 제가 생일이 빠르다는걸 의식한걸까요.
뭐 어쨌던 그 후로도 사이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같이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가고, 함께 서점에 가서 책을 고르기도 하고 하면서 말이죠.
일반적으로 회화수업은 마지막날 수업뒤에 모두 모여 쫑파티를 하곤 하는데
저희는 서로 약속이 있다고 사람들에게 둘러대고 ㅋㅋ 둘이서만 몰래 만나 놀러가기도 했어요.
데이트도 계속 이어졌습니다.
함께 연극도 보러가고, 옷을 살때는 같이 백화점에 가서 쇼핑도 했죠.
데이트 후에는 늘 택시로 데려다 줬습니다.
그녀의 집이 좀 으슥한 동네인것도 그렇고 --; 날도 추운데 어떻게 늦은 밤에 여자 혼자 집에 보내겠습니까 ^^ㅋ
아무튼 그녀와의 만남은 계속 이어져 갔지만 또 한번 마음을 확인하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주위에서는 그정도로 친하게 지내면 이미 사귀는거나 마찬가지 아니냐고, 빨리 고백하라고 조언을 했죠.
저 역시 언제까지 친구 이상의, 연인 이하의 애매한 사이로 지내기는 힘들었어요.
전 한번 더 고백하기로 마음을 먹고, 그녀집 근처의 커피숖으로 불러냈습니다.
함께 잡담을 나누고 헤어지는 순간 전 준비했던 편지를 건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답장이 오지 않았어요.
너무 난감했습니다.
긴밤이 지나고.. 다음날이 되서도 휴대폰은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절망스러웠어요. 그렇게 관계가 끝나는건 바라지 않았거든요.
혼자 방에서 웅크리고 있는데, 그녀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그녀는
편지를 보고 너무 놀랐고.. 자기를 그토록 생각해주고 아껴주는거 너무 고맙다고 했습니다.
너무 편안하고 좋은 사람이지만.. 미래를 준비해야할 자기 입장에서, 연애는 부담이 될것 같아 미안하다고 하더군요.
.....
그렇게 봄이 되었습니다.
전 야간수학을 결심하여 대학교에 진학하였고, 일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며 정신없는 나날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녀 역시 예전부터 해오던 과외알바는 물론, 개강과 함께 점점 다가오는 임용고시의 압박으로 여유를 잃게 되었죠.
서로 간간히 연락은 했지만 실제로 만나긴 힘들었습니다.
또한 연락하는 행위 자체가 부담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스스로 횟수를 줄이곤 했구요.
시간은 흘러 여름방학, 간만에 여유를 찾은 저는 어느 하루 시간을 내어 그녀에게 안부를 물었고 ^^ 그녀는 반가워하며 오랜만에 차라도 마시며 얘기를 나누자고 하더군요.
마침 볼일때매 밖에 나와있던 전 거절할 이유가 없었고 ㅋㅋ 그날 바로 그녀를 만나 오랜만에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한동안 얼굴을 마주하지 않았는데, 그녀는 예전과 같이 밝은 얼굴로 절 대하여 주더군요.
너무 고마웠어요.
애초에 차한잔만 할려고 만났는데, 그대로 저녁도 먹고 영화까지 봐버렸네요.
돌아가는길에 그녀는 오늘이 자기 동생 생일인데 케이크 고르는걸 도와달라고 부탁했고 ^^
함께 P제과점에 가서 이런저런 케이크를 보다가 제가 고른 놈으로 사갔습니다.
(당연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케이크는 그녀가 샀죠. 왠지 제가 내는건 오버 같아서 --ㅋ)
여름이 지나가고 시작된 2학기, 저흰 다시 바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자연스레 연락도 뜸해졌죠. 가끔가다 안부인사 수준으로 ^^
그치만 마음속엔 늘 그녀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학교생활 중 많은 여자애들을 알게 되었지만 그녀만 못하다는 생각 뿐이었죠.
친구가 소개팅같은걸 제안해도 전 거절했고..
나중에 그녀의 존재를 알게된 뒤부터는 친구 스스로가 그런 제안을 안하더군요 --ㅋㅋ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다가 문득 당장 그녀가 내 맘을 받아주지 않아도 좋다, 임용준비 때매 여유가 없다면 합격된 뒤까지 기다리겠다, 꼭 연인이 아니라도 계속 가까운 사이로 지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용기를 내어 근무 후 휴식을 취하는 동안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오래간만의 전화에 그녀는 처음엔 당황해 했지만 이내 웃는 목소리로 이야기를 이어나가 주더군요.
최근의 안부를 물었고, 그녀는 공부하느라 밖에 잘 안나간다고 하더군요.
과외알바도 학생이 수능을 본 뒤로는 끝났다고 했습니다.
전 오랜만에 만나서 얘기도 하고, 기분전환도 할겸 만나자고 했습니다.
그녀는 데이트 신청을 받아줬구요.
이전의 데이트와 다른점이 있다면 제가 차가 생긴 점이랄까요 ^^
그땐 힘들게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며 데이트 장소를 오가곤 했지만 지금은 얘기가 달랐죠.
약속 날짜가 되어 전 차를 가지고 그녀의 집앞까지 마중나갔고, 그녀를 옆좌석에 태우고 계획한 장소를 향해 달렸습니다.
오랜만에 만나다 보니 이야기 거리가 엄청 밀려있더라구요.
운전하면서, 연극이 시작되기 전까지 시간을 보낸 커피숖에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예전과 같이 밝은 웃음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녀의 모습이 어찌나 사랑스럽던지 ^^
오랜만에 연극도 보고, 야경이 멋진 근처 패밀리레스토랑에서 근사한 저녁식사도 했습니다.
식사 후에는 주변 야경을 즐기며 야간 드라이브를 했고, 그녀의 집 앞까지 데려다 주었습니다.
데이트를 끝내고 많은 생각이 오갔습니다.
정말 함께 있으면 웃음이 떠나질 않고 즐거운데
그렇다고 연인은 아닌 이 애매한 관계.. 그냥 쭉 기다리는게 좋을까요?
아님 한번 더 정면돌파를 시도해 보는게 좋을가요?
같은 소속의 병사중에 마침 그녀와 같은 교대출신이 있는데
제 얘기를 듣더니 교대 4학년 이면 한참 임용준비에 지칠때인데 그 때 잘 챙겨주면 마음이 움직일거라고 이야기 해주더군요.
사진을 보니 미모도 되는데 여차하다간 다른놈들한태 빼앗길 수도 있다고 ㅡㅡ; 빨리 잡으래요.
그치만 괜히 서두르다간 작년과 같은 레퍼토리를 밟을 것 같고.. 빈번한 데이트 신청을 하다가는 오히려 공부에 방해가 되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 같기도 하고 ㅡㅡㅋ
친구녀석들은 그렇게 사이좋게 지내면서 연인사이는 거절하다니 뭐냐는 반응도 보이고.. 휴..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