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중요한건
얼마나 서로에게 적절한 시기에 등장하는가이다.
미 친듯이 끌리고 죽도록 사랑해도
서로에게 적절한 시기가 아니고
기가막힌 타이밍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다.
서로에게 기가막힌 타이밍에
서로의 인생에 자연스레 등장해주는 것
그래서 서로의 누군가가 되어주는 것
그게 "운명"이자 "인연" 이다.
30살 쏠로남입니다.
4년동안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까지 생각했었는데 1년 반정도 전에 헤어졌었습니다.
헤어진 이유는 뭐 서로 권태기를 극복하지 못한 case였고 그 당시 서로를 너무 힘들게만 하는 것 같아
제가 헤어지자고 먼저 말했습니다.
그 후로 우리는 서로를 잊지못했고 1년 정도까지 연락은 유지하고(한달에 한 두번) 가끔씩 만나기도(석달에 한번정도) 했습니다.
물론 만날때는 영화를 보거나 서로 안부를 묻는 식으로 연인 사이가 아닌 오빠 동생 사이로 만난거지요..
그렇게 1년 됐을 때쯤 이건 아니다 싶었죠.
저를 잊지 못해 저 때문에 다른 남자를 못 만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너도 이제 다른 좋은 사람 만나야지'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고. 전 여친은 오빠가 그런 걱정 안해도 자기가 다 알아서 할꺼라고 하더군요. 지금 생각하면 내가 왜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그렇게 아껴뒀었는지 뭐가 그렇게 어려웠는지.. 이해가 안되고 후회가 됩니다. 아무튼, 헤이지고 1년 반동안은 저에게 다시는 없을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뒤늦게 저는 이 여자를 놓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헤어진지 너무 오래됐고.. 다시 만나자는 애기를 꺼내는 게 그렇게 쉬운게 어니더군요...
여친 생각에 바보같이 사내자식이 대낮에 눈물이나 펑펑 흘리고 밤이면 어김없이 전화하는 절 알기에 그리고 그 전화를 다 받아줄 전여친인걸 알기에 술을 먹으면 전화기를 꺼놨습니다.
3일 전에 정말 오랜만에 전 여친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안받더군요. 문자를 보냈습니다. 답문이 없더군요. 헤어지고 1년 반이 지났지만 서로 연락해서 전화를 받지 않거나 답문이 없었던 적은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그저께 전 여친이 너무너무 걱정되고 보고싶어서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밤 11시 정도에 50km 거리를 달려서 여자친구 집으로 향했습니다. 이렇게 전여친집을 찾아간것도 헤어지고 처음이었죠. 그만 힘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녀와 다시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집앞에서 전화해서 너 너무 보고 싶고 연락안되고 걱정돼서 지금 너네집 앞이다 했죠.. 하지만 그녀는 여러 이유를 대고 나오지 않더군요... 한참 집앞에서 망설이다가 문자로 다시 만나자고, 1년 반동안 머리속에만 천번을 생각했던 말이니까 신중하게 생각하고 연락 달라고 하니.. 어젯밤에 연락이 왔습니다.
얼마전부터 만나는 남자 생겼다고... 저랑 사귈 때 온마음으로 사랑했고 다시는 저처럼 좋은사람 못만날것도 알지만 우리가 다시 만나기에는 너무 오랜시간이 지난 것 같다고 하더군요.. 어제는(제가 찾아갔을 때) 다시 돌아갈 제 모습에 마음 아팠지만 절 볼 용기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정말 진심으로 제가 그녀보다 더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문자가 왔습니다.
문자받고 두 시간정도는 아무 생각없이 눈물만 흐르더군요.. 정신을 차리고 전화하고 문자해서 그녀 마음을 돌려볼까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남아있는 소중한 추억까지도 망가질까봐.. 그리고 남자친구도 생긴 아이에게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식으로 문자까지 받았는데..... 더 매달리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쩌면 이러한 우유부단한 저의 생각들이 결국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정말 그녀의 행복을 비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짱공에 계신 분들은 저같은 실수 없이 마음이 있거나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지금 바로 고백하세요.
사랑은 타이밍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