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데
아는데
그런 밤 있잖아
갑자기 생각나는
그래서 손에 일도 안 잡히고 지나간 추억과 후회가 아련히 머리에 맴도는
미련, 애증, 원망 따위의 무거운 것 들이 이제 사라지고
담담하고 가볍게 인사를 보낼 수 있게 됐다. 너에게
어때? 사는건.
모쪼록 즐겁고 행복했으면 좋겠어
진심으로 바라는 이유는
내 나태함이 우리의 인연을 갉아 먹었기 때문에,
서서히 마모되어가는 감정 속에서 이미 돌이킬 수 없음을 알았지만
미련과 집착으로 깨끗하게 끝내지 못했기 때문에.
.
.
.
6개월이 지나면 별 일 아니었다고 생각할거란
너의 예견은 빗나갔어
지나간 연애사는
여전히 별일로 남아서 날 채찍질 하고 있지.
네게 수 없이 말했었지
사람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그래서
사랑이란
결국 이해느냐 이해하지 못 하느냐의 문제라고
많은게 변한 지금에 와서야
내가 네게 얼마나 무책임한 변명을
철없게 자랑스럽게 내뱉었는지
부끄럽다.
운 좋게 찾아온 기회로 인해
괜찮은 몸과 안정된 멘탈, 제법 견실한 직장을 가지게 된
요즘
정신없이 돌아가는 일상이지만
이런 밤이면
부질없는 가정을 해보고 미안함을 느끼고, 새삼 고마움을 느껴.
각자의 길을 가게된 지금
너에게 이런 마음을 담아 편지를 보내
오늘 밤엔
잠시 네 생각을 했지만
내일 아침이면 잊혀질테니까-
지금은
자기애, 자존감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잘 살자. 너. 나